▲지난 9월7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박근혜 전 대표가 대선후보 경선 이후 첫 회동을 갖고 있는 모습.ⓒ 프리존미디어 DB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총리직 제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박 전 대표를 국정파트너로 인정함으로써 '화합'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유력한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선자 측의 한 핵심 관계자는 27일 <프리존뉴스>와 만나 "이 같은 안이 내부적으로 검토 단계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박 전 대표의 최측근들까지 내각에 참여시키는 안도 고려중이다.
하지만 이 같은 안은 한편으로 내년 총선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케 한다. 박 전 대표와 측근들을 입각시킴으로서 당 장악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 당선자 측 일각에서는 총선에서 박 전 대표를 무력화 시킬 수 있는 한 방안으로 이 같은 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경제'와 '성공' 등 이 당선자가 내세웠던 전략을 명분으로 총선 이슈를 선점함과 동시에 당의 전면에서 박 전 대표 측을 배제시키려는 의도를 갖고 이 같은 전략을 연구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대통령직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서라도 당 장악은 불가피하지만, 그러기에는 아직까지 박 전 대표의 영향력이 만만치 않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미 경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한 박 전 대표가 당을 깨고 나갈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이 당선자 측은 박 전 대표가 이회창 신당에 합류하는 것까지 염두에 두고 여론조사를 벌였고, 그 결과에서도 박 전 대표의 건재함은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최근 실시한 내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7%가 한나라당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 중 53%는 박 전 대표를 포함한 현재의 당 구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22~23일 전국 18세 이상 1천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7%) 단편적으로 박 전 대표의 영향력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내년 총선 지지율 조사에서 한나라당은 53%의 지지를 얻어 이회창 신당(5.7%)에 크게 앞섰지만, 박 전 대표가 이회창 신당에 합류할 경우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36%로 크게 하락한 반면 이회창 신당은 26%까지 치솟는 것으로 나타나 한나라당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당선자 측은 총선과 관련해 대대적인 당 개혁에도 나설 예정이어서 박근혜 전 대표 측과의 마찰이 불가피해졌다.
이 당선자는 전날 "(한나라당이) 국민을 향해 나아가는 것에는 어쩌면 개개인의 희생이 좀 따른다"고 말해 '공천 물갈이 예고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이미 당 개혁을 주도할 인물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당 개혁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인물을 물색 중에 있으며 '개혁' 이미지가 강한 홍준표 의원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했다.
홍 의원은 지난 2005년 당시 당 혁신위원장을 맡아 당헌.당규를 대폭 손질한 바 있어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다만 홍 의원은 "그런 제안을 직접 받은 바 없다"면서 "현재로서는 BBK 특검과 관련한 일에만 몰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이 당선자 측의 움직임에 대해 박 전 대표의 한 핵심측근은 "당권과 대권의 분리 원칙에 따라 이명박 당선자가 내년 총선 공천에 관여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조금이라도 오해의 소지가 생긴다면 당내 폭풍이 몰아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