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절반이 지났다. 4년간의 절치부심 끝에 마침내 전국 최대 지방자치단체의 수장에 오른 염태영과 함께 한 민선5기 수원시정도 반환점을 넘었다. 예전과 다름없이 많은 소회들이 주변에 넘쳐난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조금 더 익숙한 일상의 단어들이 평가의 주류를 이룬다는 것. 하긴 어릴 적 멱감던 기억을 간직하던 수원천에서 발담고 시민들을 만나는 시장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권위의 계단에서 스스로 성큼 내려온 지방자치와 정치를 만나는 것이리라. 사람냄새 가득한 수원에서 ‘자치’와 ‘분권’의 신념으로 ‘참여’와 ‘소통’의 새 장을 만들어 가는 재미로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는 염태영 수원시장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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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말 전국민적인 관심을 모은 ‘수원권 통합’과 ‘프로야구 10구단 창단’과 관련해 평소와 달리 격한 감정을 쏟아냈던 염태영 시장은 취임 2년이 지난 지금 오히려 더 바빠 보였다. 수많은 현안과 ‘20년만의 대격변기’를 지나는 지자체장으로 바쁜 게 당연한 일이겠지만, 염 시장의 입에서 터져나온 첫 마디는 신선했다. 박근혜도 손학규도 김두관도 안철수도 아닌 ‘사람이 반갑습니다. 휴먼시티 수원’.
2년전 시장 취임 당시 약속했던 ‘즐거운 일터 활기찬 도시, 깨끗한 환경 건강한 도시, 따뜻한 나눔 소통의 도시’라는 3대 목표로 사람사는 세상 수원시를 만들어 114만 시민들 스스로가 수원시민임을 자랑스럽게 생각되어 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시장 염태영의 할일과 역할에 충실한 것’이란 말은 그만큼 강렬했다.
시민들과 격의없이 대화하고 소통하고, 또 시민들의 생각을 고스란히 행정에 담아내기 위해 고민한다던 염 시장의 진심은 지금 얼마나 이뤄졌을까.
지난 6일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들과 함께 한 ‘500인 원탁회의’가 관심을 모았는가 하면, 전국적인 관심속에 시민 스스로 현안을 고민하고 논의해 현명한 권고를 내리는 ‘시민배심원제도’의 도입도 자리를 잡았다. 전국 최초로 출범한 시민참여형 도시계획 수립기구인 ‘수원 도시계획 시민계획단’이 123일의 활동 끝에 ‘수원의 미래, 꿈의 지도’를 완성해 시에 헌정하는가 하면 ‘서울 인사동’을 뛰어 넘는 명소로 부상한 ‘화성 행궁길’을 탄생시킨 마을르네상스 사업까지 분권과 주민 자치가 곳곳에서 구체화되고 있다.
아직도 시민들을 위해 차려야 할 맛있는 밥상이 많이 남아서일까.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있었던 반면, 긍정적인 변화도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지난 2년간의 시정 성과에 대해 평가의 잣대를 댄 염 시장은 “도로 개설이나 대형 건축물 건립 등과 같이 눈에 보이는 변화는 일부분이었지만 행정의 가치가 ‘사람중심’으로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염 시장은 “늘 시민의 입장에서 시정의 운영원칙을 바로 세우고, 조직개편과 시민참여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지방자치시대에 맞는 자치와 분권의 씨를 키우려고 노력했다”며 “시민들이 직접 이름 지어준 ‘휴먼 콜센터’와 ‘yes생활민원처리반’을 신설, 시민고충 처리 적극화로 시민들과 함께 행정의 신뢰를 쌓았다”고 말했다.
2년의 1/4인 올해 상반기 그 어느 때보다 일이 많았던 수원에서 그 현안들을 하나하나 몸으로 부딪치면서 ‘자치’와 ‘분권’, ‘참여’와 ‘소통’에 대한 염 시장의 신념은 더욱 강해진 것 같았다.
전국 최대 기초 지자체로 자존감 높은 수원시민들은 ‘오원춘 사건’에 대한 염 시장의 단호한 대응에 어느 때보다 공감했다. 뜨거운 ‘4월 총선 뺏지 전쟁’ 중 터진 ‘오원춘 사건’의 책임공방으로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대립하고 경찰이 책임축소에만 급급하던 때에 시민 모두가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촘촘하게 이어진 CCTV 통합관제센터를 광교에 개관했다. 세계가 인정한 안전도시 수원의 이미지가 한 범죄자에 의해 훼손될 위기에서 적극적인 대처를 마다하지 않았고, 시민들의 불안해소에 전력을 쏟았다.
또 여성과 저소득층, 다문화 가정들이 소외받지 않고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수원시 여성근로자 복지센터, 수원 휴먼서비스센터 등을 개설, 여성과 어린이, 노인, 장애인 등 상대적 약자 보호도 빼놓지 않았다는 평가다.
보수와 진보가 각자의 입장으로 격렬하게 대립했던 ‘노무현 대통령 추모비 건립’도 염태영의 확실한 입장에 114만 수원시민들의 동의가 이어졌고, 대통령 최초로 화장을 택한 노무현의 정신은 추모비와 함께 다시 한번 수원에 자리했다.
‘친환경 시장’이라는 닉네임에 걸맞게 다양한 환경관련 사업을 벌여온 것도 큰 의미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염 시장은 “우리시는 ‘환경수도’를 표명하면서 광교산과 칠보산 등 산림자연자원 환경 총조사 실시와 함께 자치단체 최초의 ‘카셰어링제’를 도입했다”면서 “죽어있던 수원천을 생태하천으로 되살렸고, 남수문과 연계된 역사문화재 복원도 함께 이뤄냈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황폐화된 몽골 현지에서 공무원과 시민들이 함께 땀흘리며 ‘수원시민의 숲’을 조성해 많은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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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상반기를 관통하며 114만 수원시민뿐 아니라 200만 수원권 전체의 희망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로 깊은 탄식이 흘렀던 두건의 현안에 대해 ‘자치’와 ‘분권’에 ‘상식’을 앞세우는 염 시장의 반발은 114만 수원시민의 회한이 고스란히 베어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총선을 앞두고 국회가 사상 유례없는 게리맨더링으로 권선구청이 있는 서둔동이 갑작스레 팔달구 선거구에 포함되는 웃을 수 없는 촌극이 현실이 되는 ‘그들만의 꼼수’에 헌법소원마저 제출하며 강력 반발했던 염 시장이 ‘수원권 통합 보류’와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승인 유보’에 한발도 물러설 수 없는 것은 그래서 자연스럽다.
염 시장은 “수원·화성·오산 3개시의 행정구역 복원이 비록 지방행정체제개편위원회에서 부결됐지만, 도시경쟁력을 강화하고 폭넓은 행정을 위해 통합에 대한 노력을 늦추지 않을 것”이라며 “또 프로야구 일부 재벌구단의 이기주의적 횡포로 인해 10구단 창단이 늦어지고 있지만, 언젠가는 창단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야구 인프라 확충 등 10구단 유치를 위한 내실있는 준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년은 수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고 제도적 기반을 다지며 새로운 변화와 희망의 밑그림에 색을 입히는 단계였다”면서 “시정의 역량을 집중해 시정 전 분야에 걸쳐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하는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후반기 시정 운영계획을 밝혔다.
염 시장은 “시민 모두가 즐거운 일터에서 일하고, 활기찬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경기남부 광역 경제권 상생협력체계 구축’과 ‘IT디지털 체험관 건립’을 진행하겠다”며 “깨끗하고 쾌적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시민 직접 참여 도시재생사업 추진, 아토피 자연 치유센터 건립, 친환경 교통수단 도입, KTX 수원역사 유치 등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사랑과 따뜻함을 나누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나눔복지 실현과 노인복지 인프라 확대, 장애인 자립·재활을 통한 사회참여 확대, 학교사회복지 실현으로 희망 만들기를 지속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염 시장은 “시장의 24시간은 오직 시민의 것으로 일분 일초도 허투루 쓸 수 없다”면서 “수원의 희망찬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서 114만 수원시민의 더 큰 관심과 참여, 사랑을 베풀어 줄 것을 당부한다”면서 다시금 ‘자치’와 ‘분권’을 들고 뚜벅뚜벅 시민속으로 들어갔다. <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