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11.29 03:10
최근 양자대결 11.7%p 격차
친박 "솔직히 충격" - 최근 2040 향한 행보에도 "효과 미미하다" 답답함 토로, 다자대결도 朴·安 격차 좁혀져… 쇄신파 정두언은 트위터에 "朴, 아직도 부자 몸조심 모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양자 대결을 가정해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뒤지고 그 격차도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친박 진영은 "안 원장이 실제 정치에 나서면 거품이 빠질 것"이라면서도 내부적으로 비상이 걸린 상태다. 정치권에선 이러다가 '박근혜 대세론' 대신 '안철수 대세론'이 자리잡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강해지는 '안철수 바람'
지난 9월부터 최근까지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박 전 대표는 9월에는 근소한 차이로 안 원장에게 앞서다가 10월부터는 오차 범위 안팎에서 안 원장에게 뒤졌으며, 11월로 접어들면서 그 격차는 오차 범위를 벗어나 더 벌어지고 있다.
박 전 대표는 9월 13일 본지 여론조사에서 4%포인트, 9월 29일 동아시아연구원 조사에서 0.9%포인트 안 원장에 앞섰다. 10월 3일 TNS코리아, 10월 29일 동아시아연구원 조사에서는 안 원장이 각각 4.3%포인트, 5.1%포인트로 역전했다. 안 원장이 1500억원대 주식의 사회 환원 의사를 밝힌 지 1주일 뒤인 지난 21일 한길리서치 조사에서는 안 원장이 7.2%포인트 앞섰다. 박 전 대표가 지난 22일 한나라당의 한·미 FTA 비준안 단독 표결에 참석한 뒤에 실시된 지난 26일 동아시아연구원 조사에서는 그 격차가 11.7%까지 벌어졌다.
다른 여야 대권 주자들까지 포함시킨 다자 대결에선 대체로 박 전 대표가 우위를 보였으나 격차는 점점 좁혀지는 추세였다. 동아시아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9월엔 박 전 대표(32.0%)가 안 원장(20.1%)을 11.9%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이어 10월엔 박 전 대표 31.1%, 안 원장 25.9%로 5.2%포인트 차이를, 11월엔 박 전 대표 29.8%, 안 원장 27.3%로 2.5%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일부 조사에선 안 원장이 박 전 대표를 근소하게 앞서기도 했다.
한 친박 의원은 28일 "(박 전 대표와 안 원장의) 양자 대결 격차가 10%를 넘긴 것은 솔직히 충격적"이라며 "안 원장이 링에 오르지 않은 채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했다. 다른 친박 인사는 "안 원장은 한·미 FTA에 대해 한마디도 안 했다. 좌파 진영이 궁금해할 대북관·안보관도 드러낸 적이 없지 않으냐"고 했다.
그러나 친박 일각에선 "박 전 대표가 10·26 재·보선 때부터 대외 행보를 시작했는데 그 효과가 미미하다. 틀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쇄신파 정두언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박 전 대표가) 이제 안철수에 추월당해 온갖 도전과 모색을 할 때인데 부자 몸조심 모드'라는 글을 올렸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지금과 같은 추세가 내년 1월까지 이어지면 '안철수 대세론'이 자리잡을 수 있다"면서 "안 원장에게 심각한 결함이 발견되지 않은 한 20~40대는 안 원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초창기 안 원장의 지지율은 정치 신인에 대한 관심도 수준이었지만 서울시장 보선을 거쳐 제3신당론까지 부상하면서 정치적 지지로 전환됐다"며 "반면 박 전 대표는 오래 노출된 후보인 데다가 현 정부에 대한 반감을 떠안아야 하는 부담까지 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박 전 대표로선 이명박 대통령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설정할 시점이 임박한 것 같다"고 했다.
- "과학기술 전담할 부처 적극 검토를" 김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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