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안철수 가상 양자대결 … 안, 오차범위 넘어 12%P 앞서
[중앙일보] 입력 2011.11.28 02:22 / 수정 2011.11.28 02:37중앙일보·YTN·EAI 여론조사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의 국회 통과 이후 차기 대선 후보 양자 대결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일보와 YTN-동아시아연구원(EAI)이 26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의 성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기 여론조사 결과 안 원장은 50.1%의 지지율로 박 전 대표(38.4%)를 11.7%포인트 앞섰다.
안 원장의 지지율은 42.8%(9월), 47.7%(10월)에 이어 석 달째 상승하고 있는 데 비해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43.7%(9월), 42.6%(10월)로 정체 혹은 하락세를 보이면서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가 커졌다.
그러나 차기 대선 주자들을 한꺼번에 조사했을 때는 박 전 대표(29.8%)가 안 원장(27.3%)을 누르고 오차범위 내에서 1위를 지켰다.
안 원장과 박 전 대표의 지지율 격차가 커진 이유는 40대 연령층과 자신 을 ‘중도’라고 밝힌 이들이 안 원장 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40대의 경우 10월 조사에선 박 전 대표(45.7%)와 안 원장(46.3%)의 지지율이 비슷했으나 이번에는 33.4%(박 전 대표) 대 54.3%(안 원장)로 격차가 확대됐다. 중도층에서도 10월엔 박 전 대표 대 안 원장의 지지율이 44.5% 대 44.2%로 비슷했으나 이번엔 34.1%(박 전 대표) 대 51.8%(안 원장)로 벌어졌다.
정한울 EAI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안 원장은 1500억원대 주식을 기부하기로 한 것 등이 긍정적으로 반영된 반면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이 FTA 비준안을 기습 처리하는 과정에서 표결에 참여한 것이 실점 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며 “거의 정치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안 원장의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미스터리한 형국”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정 부소장은 “앞으로 박 전 대표의 중도노선 강화책 및 이명박 대통령과의 차별화 여부를 변수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FTA 비준안 통과와 관련해선 이번 조사에서 ‘국익에 도움이 될 것’(41.9%)이란 여론이 ‘손해일 것’(37.8%)이란 여론보다 다소 높았다. ‘모름·무응답’은 20.3%였다. 그러나 박희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통한 한나라당의 기습 처리에 대해선 ‘잘못한 일’(51.3%)이란 평가가 ‘잘한 일’(25.8%)이란 응답보다 두 배 정도 많았다(모름·무응답 22.9%).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도봉구 쌍문동 창경초등학교에서 팬카페 회원들과 ‘사랑의 김장 담그기’ 행사에서 김치를 담그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비준안 처리 이후 정부와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을 묻는 질문에는 절반 이상이 ‘피해 부문에 대한 대책 마련’(54.9%)을 꼽았고, 다음은 ‘투자자·국가 소송제도(ISD) 재협상’(20.5%), ‘전면 무효화’(10.1%) 순이었다.
야권에 대해선 ‘국회 등원’을 촉구하는 여론이 우세했다. ‘전면적 장외투쟁 찬성’은 7.4%에 불과했고, ‘장외투쟁과 예산 심의 병행’이 54.5%로 가장 높았다. ‘장외투쟁 철회 및 국회 일정 참여’는 28.4%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지난달(36.3%)과 비슷한 37.1%였다. 한나라당 지지율 역시 35.8%(10월)에서 34.4%로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야권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27.9%에서 25.1%로 다소 하락한 대신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진보신당 탈당파로 구성된 진보 소통합 정당이 10.5%의 지지율을 얻었다.
한나라당·민주당 등 기존 정당 외에 ‘제3의 정당이 필요하느냐’란 질문에 ‘필요하다’는 응답은 44.2%(9월), 47.8%(10월)에 이어 이번 조사에서 51.3%로 높아졌다.
조사의 표본은 성·연령·지역별 인구 비례에 따른 할당추출법으로 정했고, 집전화 RDD(임의번호 걸기)와 컴퓨터를 이용한 면접 방식으로 진행했다. 최대 허용 오차범위는 95% 신뢰 수준에서 ±3.5%포인트, 응답률은 11.4%다.
신창운 여론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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