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안철수 ‘제3의 정치공간’선학태 | 전남대 교수·정치학
안철수 원장의 일거수일투족이 국민과 언론의 비상한 주목을 받고 있다. “대통령 자리는 선택이 아니라 주어지는 것”이라는 그의 말대로 “나무는 가만히 있으려 하는데 바람이 그냥 놔두지를 않는”(樹慾靜而風不止) 형국이다. 지지도 부동의 1위인 박근혜는 고개를 젓고, 야권 대선 주자들도 숨죽이고 지켜볼 것이다. 안철수는 정치를 하더라도 진영논리에 매몰되지 않겠다고 말했다. 진보좌파 대 보수우파, 어느 블록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일 터다.
1970년대 덴마크·네덜란드의 노조-좌파 정권은 자본-우파와 이념적·정치적으로 날선 대립각을 세우고 복지국가 과잉팽창을 시도했다. 그 결과 재정악화-저성장-고실업-정치위기의 악순환 수렁에 빠졌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이들 국가는 이념블록을 뛰어넘는 정당 간 연정을 구축, 정치적으로 인기 없는 임금억제-노동시장개혁-복지재편의 정치를 안정적으로 작동시켰다. 이런 서유럽 정치의 매력은 진보좌파와 보수우파 사이의 갈등을 완충하고 균형추 역할을 하는 건강한 중도정당의 ‘회전축’ 정치력에 있다.
새는 오른쪽 날개, 왼쪽 날개로만 날 수 없다. 양 날개 없이 몸통으로만 날 수도 없고 몸통 없이 양 날개만으로도 날 수 없다. 무릇 우리가 살아가는 데는 진보좌파의 가치와 보수우파의 가치가 모두 소중하다. 따라서 한국 민주주의는 ‘진보좌파 대 보수우파’의 양극단적인 충돌에 쿠션 역할을 해줄 건강한 중도세력의 ‘몸통정치’를 요구한다. 양 이념블록의 가치를 녹여내는 변증법적 지양의 정치가 절실하다.
안철수는 사민주의자도 시장만능주의자도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인지 보수우파도 진보좌파도 거부감이 많지 않은 듯하다. 서유럽에선 좌우를 뛰어넘는 이념블록의 실용주의 정치가 진보좌파의 극단화, 보수우파의 극단화를 견제하고 가교한다. 반면 한국의 양극단적인 정치블록화는 민주주의의 불길한 적신호이다. 이 악성 바이러스를 치유하는 ‘백신 하이브리드 정치’를 안철수에게서 기대하는 것 같다. 친DJ-친노 인사, 일부 보수성향 인사들과 교감하는 유연한 행보들을 조합해보면 그의 대선 전략의 그림이 보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국민적 검증이 없었다는 이유로 그의 리더십을 의심한다. 그러나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검증이 제대로 안돼서 2007년 대선 때 한나라당의 ‘잃어버린 10년’ 프레임이 먹힌 것이 아니다. 문제는 한국 정치지형이다. 안철수는 정치결사체 성격의 유목형 ‘대국민포럼’을 구축하여 좌우를 아우르는 ‘제3의 정치 공간’을 구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사민주의자도 자유주의자도 포용하여 노동-자본 모두에게 친화적인 정책레짐을 통해 노사정 대타협을 이끌어 낸 네덜란드 중도 ‘기민당’처럼 말이다. 그렇게 되면 복지국가-재벌개혁-경제성장-한반도평화의 선순환을 유도할 수 있는 우호적인 정치적 조건이 된다.
많은 이들이 베일에 싸인 안철수의 대권 레이스에 만시지탄을 느낄지 모른다. 하지만 마라톤 경기에서 먼저 뛰어 나간 선수가 나중에 들것에 실려 오는 경우를 많이 목격하지 않았는가.
진보 학자들은 한국정치에서 필요한 것은 중도세력이 아니라 사민주의와 같은 진보좌파세력이라고 역설한다. 경청할 만한 통찰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리 섬세한 관점 같지는 않다. 그간 민주통합당은 적어도 무늬상으론 줄기차게 ‘좌클릭’의 길을 걸었고 대선에서도 통합진보당과 야권연대를 벼르고 있다. 이 시나리오는 진보좌파 야권연대-보수우파 새누리당의 대결, 이른바 ‘노무현 대 박정희 프레임’이다. 이는 한국 정치가 ‘대공황’으로 가는 양극적 사이클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이런 정치지형에선 시대정신인 경제민주화-보편적 복지국가는 한낱 한여름 밤의 꿈으로 명멸할지 모른다.
1970년대 덴마크·네덜란드의 노조-좌파 정권은 자본-우파와 이념적·정치적으로 날선 대립각을 세우고 복지국가 과잉팽창을 시도했다. 그 결과 재정악화-저성장-고실업-정치위기의 악순환 수렁에 빠졌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이들 국가는 이념블록을 뛰어넘는 정당 간 연정을 구축, 정치적으로 인기 없는 임금억제-노동시장개혁-복지재편의 정치를 안정적으로 작동시켰다. 이런 서유럽 정치의 매력은 진보좌파와 보수우파 사이의 갈등을 완충하고 균형추 역할을 하는 건강한 중도정당의 ‘회전축’ 정치력에 있다.
새는 오른쪽 날개, 왼쪽 날개로만 날 수 없다. 양 날개 없이 몸통으로만 날 수도 없고 몸통 없이 양 날개만으로도 날 수 없다. 무릇 우리가 살아가는 데는 진보좌파의 가치와 보수우파의 가치가 모두 소중하다. 따라서 한국 민주주의는 ‘진보좌파 대 보수우파’의 양극단적인 충돌에 쿠션 역할을 해줄 건강한 중도세력의 ‘몸통정치’를 요구한다. 양 이념블록의 가치를 녹여내는 변증법적 지양의 정치가 절실하다.
안철수는 사민주의자도 시장만능주의자도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인지 보수우파도 진보좌파도 거부감이 많지 않은 듯하다. 서유럽에선 좌우를 뛰어넘는 이념블록의 실용주의 정치가 진보좌파의 극단화, 보수우파의 극단화를 견제하고 가교한다. 반면 한국의 양극단적인 정치블록화는 민주주의의 불길한 적신호이다. 이 악성 바이러스를 치유하는 ‘백신 하이브리드 정치’를 안철수에게서 기대하는 것 같다. 친DJ-친노 인사, 일부 보수성향 인사들과 교감하는 유연한 행보들을 조합해보면 그의 대선 전략의 그림이 보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국민적 검증이 없었다는 이유로 그의 리더십을 의심한다. 그러나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검증이 제대로 안돼서 2007년 대선 때 한나라당의 ‘잃어버린 10년’ 프레임이 먹힌 것이 아니다. 문제는 한국 정치지형이다. 안철수는 정치결사체 성격의 유목형 ‘대국민포럼’을 구축하여 좌우를 아우르는 ‘제3의 정치 공간’을 구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사민주의자도 자유주의자도 포용하여 노동-자본 모두에게 친화적인 정책레짐을 통해 노사정 대타협을 이끌어 낸 네덜란드 중도 ‘기민당’처럼 말이다. 그렇게 되면 복지국가-재벌개혁-경제성장-한반도평화의 선순환을 유도할 수 있는 우호적인 정치적 조건이 된다.
많은 이들이 베일에 싸인 안철수의 대권 레이스에 만시지탄을 느낄지 모른다. 하지만 마라톤 경기에서 먼저 뛰어 나간 선수가 나중에 들것에 실려 오는 경우를 많이 목격하지 않았는가.
'▣ ↑파란blog이전(+)됨:약7십만접속 > 기존_ 자료1(기타)종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기도 운영 홈피 56%, 하루 100명도 안 찾아 (0) | 2012.07.12 |
---|---|
이대영 녹지교통위원장“공원조성·교통편의 최선” (0) | 2012.07.12 |
김문수ㆍ김태호 출마선택..與 경선 흥행은 (0) | 2012.07.12 |
수도권 집값 바닥 치나 (0) | 2012.07.12 |
`대선 출마` 다음날…충청으로 간 박근혜 (0) | 2012.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