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칼럼] 연무시장 그 짬뽕집, 수원중사모 조광석 회장의 집이었네 - 김우영 논설실장 / 시인
기자명김우영 논설실장 입력 2024.11.05 06:00
지난 해 4월 한 매체 칼럼에 연무시장 산책 중 한 중국음식점에 들렀던 이야기를 썼다.
‘요즘 동네 짜장면집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종각 뒤에 있던 정겨운 내 단골집도 몇 해 전 문을 닫았다. 오래된 시골 읍내의 중국집 같은 그 특유의 분위기가 그립다. 그런데 최근 내 향수를 자극하는 그런 집을 발견했다’면서 연무시장길 끝부분에 ‘중사모 짬뽕’이라는 중국집을 소개했다.
조광석 회장이 받은 각종 표창장과 감사패. (사진=김우영)
한 열댓 명 들어오면 가득 찰 만한 작은 가게의 한쪽 벽면에 행정안전부장관, 경기도지사, 충청북도지사, 수원시장, 해병대사령관, 51사단장, 전주구치소장, 새마을운동중앙회장 등 여러 곳에서 준상패와 감사패, 표창장이 많이 걸려 있는 것을 보고 이곳 주인이 연무동에 짜장봉사를 하는 사람이며 중사모(중화요리를 사랑하는 모임) 회장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고 보니 십몇년 전 인터넷신문 만드는 일을 할 때 수원중사모 봉사활동 기사를 게재했던 기억이 났다.
아, 이 사람이 바로 그 수원중사모 조광석 회장이구나.
'중화요리를 사랑하는 모임' 중사모 조광석 회장. (사진=김우영)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조광석 회장의 봉사는 2006년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효사랑봉사회라는 단체에서 짜장소스를 만들어줄 사람을 구해달라는 연락을 받고 첫 봉사를 나갔다. 그후 코로나 팬데믹 기간을 제외한 지금까지 짜장면 봉사를 해왔다고 한다.
조 회장을 비롯한 수원 중사모 회원들은 2014년부터 매달 4~5회씩 본격적으로 취약계층을 위한 짜장면 무료급식 봉사를 하고 있다.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 보육원, 군부대, 교도소, 그리고 포항지진 피해 현장 등 전국의 재난 현장에서도 조 회장과 회원들은 짜장면을 만들었다.
고관절 수술로 거동이 불편했을 때도 목발을 짚고 나갔을 정도로 이 일에 헌신해왔다.
한때 중국집을 정리하고 인력사무소를 운영한 적도 있지만 천직인 중국집을 다시 열었다. 그 가게 이름이 ‘중사모’다.
현재 수원중사모 회원은 90명 정도. 이들은 평균 한 달에 세 번 정도 급식봉사를 한다. 수원중사모를 비롯, 봉사단체 회원들이 기부한 회비와 자원봉사로 운영된다.
수원로타리클럽, 수원피죤로타리클럽, 연무동 단체협의회·주민자치회·통장협의회·새마을협의회 등이 중사모를 후원하고 있다.
아들의 짜장면 봉사가 지난 1일 500회를 맞았다. 이날 연무동행정복지센터에서 기념행사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조광석 회장은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봉사자들과 중사모 회원”들에게 공을 돌리며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어린 시절 드셨던 짜장면의 추억이 있는 어르신들에게 우리가 직접 만든 짜장면을 대접할 수 있어 뿌듯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오랜 세월 나눔을 실천해 온 조 회장과 수원 중사모 회원들이 고맙다. ‘이타적 삶’을 말로 하는 것이 쉽다. 그러나 이들처럼 오랜 세월 꾸준히 헌신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는 것은 어렵다.
500회 봉사! 내세가 있다면 이들의 선행은 크나 큰 복덕(福德)을 얻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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