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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스테이션] 수도권 혈관, 경기도 철도와 역사(驛舍)

[G스테이션] 수도권 혈관, 경기도 철도와 역사(驛舍)

홍완식 기자 hws@kyeonggi.com

입력 2022. 01. 08 오전 09 : 10

국가경제 발전 주도… 모든 길, 경기도로 通한다

철도는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경기도를 비롯한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고양시 행신역에서 KTX 열차가 출발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일제강점기 식민지 지배와 수탈의 도구로 이용됐다. 해방 후에는 국가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대한민국 철도 이야기다.

국내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경기도에는 수많은 철도가 지나고 있다. 철도를 따라 조성된 역사(驛舍)는 인구는 물론 교통과 상권 등 지역 전반을 변화시켰다. 경기도를 지나는 철도와 주요 역사를 따라 과거부터 현재, 미래까지 변천사를 집중 조명하고, 그 속의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 기차여행을 떠나본다. 편집자주

경기도의 철도와 역들은 도가 대한민국 전 지역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연결망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지역경제 발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며 지금까지도 지역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7일 경기도교통정보센터 등에 따르면 고속철도와 일반철도, 도시철도, 민간철도, 광역철도가 지나는 경기도에는 161개의 지하철역과 43개의 철도역(2019년 기준)이 위치해 있다. 또한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경기도 동서와 남북을 가르는 광역급행철도(GTX) A, B, C, D 등 4개 노선 건설이 추진 중이다.

■ 경기도의 혈관, 지하철

먼저 지하철은 경기도의 핵심 교통수단이다. 철도 중 이용량이 가장 많고, 수도권 전역에 걸쳐 수많은 정차역이 존재한다.

경기도에서 가장 관심이 뜨거운 역 중 한 곳은 신분당선 판교역이다. 판교역은 현재 경기동부 지역에서 가장 이용객이 많은 역(2020년 기준 1일 4만6천71명)으로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사업이 진행될 경우 입지가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수인분당선 어천역은 현재 이용객이 가장 적은 역 중 한 곳으로 꼽히지만, 역사 신설로 지역 변천사를 지켜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5년 인천발 KTX 정차역으로 확정돼 더블역세권으로 주목받으며 어천역 주변으로 급격한 개발 사업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 KTX로 전국 3시간 생활권

2004년 4월 개통된 KTX 덕분에 경기도는 전국과 3시간대 생활권으로 연결됐다. 경기도에는 광명역, 수원역, 행신역(고양), 양평역 등 4개의 KTX 정차역이 있다.

광명역은 국내 최대 규모의 KTX 전용역으로, 6개 노선 중 경부선과 호남선, 경전선, 전라선 등 4개 노선이 지난다. 행신역은 KTX 차량을 정비ㆍ운용하는 수도권차량융합기술단이 위치해 있어 일부 노선의 출발지ㆍ도착지 역할을 맡고 있다. 또 강릉선과 중앙선이 지나는 양평역은 2017년 개통 이후 경기도와 강원도ㆍ경상북도를 있는 가교 역할을 해오고 있다.

■ SRT가 끌어올린 경기 남부의 가치

SRT는 주식회사 SR이 운영하는 민간투자사업 고속 열차로 경기남부 교통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고속철도다. 시속 300㎞로 운행되는 SRT의 개통으로 경기남부권에서 서울까지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좋아졌다. 경기도에서는 화성 동탄역과 평택지제역 두 곳을 정차하며 서울 수서역까지 각각 불과 16분, 20분이 소요된다. 동탄역에서 부산까지는 약 2시간이면 이동할 수 있다.

■ 수도권 전역 1시간 연결, GTX

GTX는 최근 경기도에서 가장 관심이 뜨거운 광역급행철도다. 정차역 개발계획이 발표되면 집값이 하루가 멀다하고 치솟는다. 이미 착공해 공사가 진행 중인 GTX-A 노선(파주 운정역~화성 동탄역)과 올해 말 착공 예정인 GTX-B(남양주~송도), GTX-C(양주~수원) 노선이 예정돼 있다. 이와 함께 김포 장기에서 부천종합운동장까지 이어지는 GTX-D 노선도 계획 중이다.

홍완식ㆍ한수진기자

 

사통팔달 ‘KTX 광명역’ 수도권 교통 허브 넘어… ‘남북평화철도’ 랜드마크 시동 건다

농촌지역이었던 광명시 일직동은 2000년 초 KTX 광명역이 들어서며 경기 서부권 교통의 중심지로 거듭났다. 사진은 2000년 초반 광명역이 들어선 직후와, 고층 오피스텔 및 각종 상업시설이 들어선 현재의 일직동 모습. 윤원규기자ㆍ경기일보DB

“KTX 광명역이 들어서기 전에는 논과 밭만 있던 말 그대로 허허벌판이었죠.” 4일 만난 광명지역 토박이 허석열씨(63)는 20여년 전을 떠올렸다. 광명역이 생기기 전인 1990년대 일직동(행정동 소화2동)은 어떤 곳이었는지 묻자 “자경마을과 양지마을 등 오래전부터 형성된 몇몇 자연마을이 있었을 뿐 교과서에 나오는 농촌과 다름없었죠. 왕복 2차선 도로에 주유소 한 곳이 전부였죠. 아마도”라고 오래전 기억을 되살렸다.

허씨는 이곳이 광명과 안양의 접경지역이라 통행 차량은 꽤 있었지만, 일직저수지를 찾는 낚시꾼들을 제외하곤 오가는 사람조차 뜸했다고 회상했다. 특히 시내와 5㎞ 이상 떨어져 있는데다 대중교통 편도 좋지 않아 당시 주민들은 옆 동네인 안양시를 생활권으로 삼았다.

제대로 된 편의시설 하나 없던 일직동은 KTX 광명역과 함께 변화하기 시작했다.

■ 허허벌판…수도권 ‘사통팔달’ 교통 중심지로

광명역 6번 출구 앞에 서자 고층 건물들이 시선을 끌었다. 30층이 훌쩍 넘는 아파트부터 오피스텔, 상업시설 기능을 갖춘 타워 등이 역을 둘러쌌지만, 곳곳에 조성된 공원들 때문인지 복잡한 도심과는 다르게 여유가 느껴졌다.

이곳에서 만난 조원덕씨(64)는 광명역 일대가 도심으로 거듭난 것은 불과 10년이 채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광명역은 1999년 4천여억원을 투입해 26만4천131㎡ 규모로 첫 삽을 떴다. 이후 2003년 준공, 2004년 4월1일 운행을 시작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기대와 달리 광명역 인근은 한동안 예전 모습과 다를 바 없었다. 휘황찬란한 광명 역사(驛舍)가 눈에 띄었지만 기반시설이 전무했다. 주택도, 상가도 없는 이곳에 투자는 이뤄지지 않았다. 구획 정리만 된 빈땅은 황무지로 방치됐다.

광명역 조성 당시 소하2동주민센터에서 공무원으로 일했던 조원덕씨는 “광명역이 KTX 시발역으로 계획됐지만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 초창기 제 기능을 하지 못했죠. 당시 여론의 뭇매도 많이 맞았어요”라고 말했다. 그의 머릿속에 있는 광명역 초창기 모습은 황량했다.

그렇게 8년이란 세월이 흘렀고, 2012년 12월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바로 대형유통업체인 코스트코가 입점하면서부터다. 2014년엔 글로벌기업인 이케아와 롯데프리미엄아웃렛이 개장했다. 약속이라도 한 듯 인근에는 초고층 아파트와 오피스텔, 상업시설 등의 개발이 이어졌다. 최근에는 AK플라자 광명점이 입점해 기존 상업시설과 시너지를 이루며 연간 2천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쇼핑ㆍ물류 중심지로 거듭났다. 여기에 첨단 의료시스템을 갖춘 1차병원이자 종합병원인 중앙대학교 광명병원이 개원을 앞두고 있다. 지역 현안이었던 의료 공백도 해소됐다.

상권이 형성되자 자연스럽게 교통이 편리해졌다. 강남순환고속도로, 제2ㆍ제3경인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 수원광명고속도로 등 주요 고속도로가 지나며 사통팔달 교통의 요지로 변모했다. 대중교통도 크게 개선됐다. 간선, 광역버스 등 20여개 버스 노선이 광명역으로 승객을 실어날랐다. 수년 후에는 신안산선과 경강선(월곶~판교 구간) 등이 광명역과 연결된다. 명실상부한 경기 서부권 교통의 요충지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이 같은 변화에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땅값이었다. 광명역이 개발되기 전 3.3㎡ 당 30만원 수준이었던 땅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현재 역세권 내 대지 비용은 상업부지 기준 3.3㎡ 당 5천만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20년 새 200배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인구 또한 역세권을 중심으로 유입됐다. 2001년 2만3천685명이었던 소하2동 인구는 올해 기준 5만827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광명역을 중심으로 소화2동에는 1만1천60가구의 아파트 등이 들어선 탓이다. ‘깡촌’이었던 마을이 어느새 경기지역 아파트 시세를 선도하는 ‘리딩 단지’로 탈바꿈했다.

■ 남북평화철도 ‘랜드마크’ 꿈꾼다

수도권 교통의 랜드마크가 된 광명역은 이제 남북평화철도 시발점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광명시가 한반도를 관통하는 남북평화철도 광명~개성 고속철도노선을 추진하면서다. 지난 2018년 실시한 노선 검토 연구용역도 긍정적이다. 광명에서 개성까지 고속철도가 연결될 경우 20분 만에 도착 가능하다. 건설비용도 3조6천977억원으로 국내 어느 역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경제성과 접근성, 편의성을 갖춘 것으로 예측됐다. 아울러 경제적 파급 효과는 3조6천여억원에 달했다. 직간접적 일자리 창출 효과도 1만9천여명으로 추산됐다.

KTX광명역 남북평화철도 출발역 육성 범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는 “광명역이 조성됨에 따라 지역 경제와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 등 모든 영역에서 큰 변화와 발전을 이뤘다”라며 “앞으로는 광명역이 남북평화철도 출발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시민들과 힘을 모아 KTX 광명역이 광명을 넘어 대한민국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용주ㆍ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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