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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보수 개혁” 부르짖는 金수저… 경기도 → 국정 ‘연정’ 승부수

남경필 “보수 개혁” 부르짖는 金수저… 경기도 → 국정 ‘연정’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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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 = 전승훈 기자jeon@

- ‘6大 키워드’로 본 南 

대한민국 최초 ‘지자체 연정’ 
野와 예산편성·인사권 나눠 

판교 ‘4차산업혁명’의 상징 
‘손학규 작품의 果實’ 지적도 

자주국방·핵무장 등 안보관 
‘모병제’ 주장 당내서도 논란 

아버지 지역구 물려받아 5選 
“서민층 떠주는 금수저 될 것” 

결혼 25년만에 2014년 이혼 
“아내 잃은 대신 친구 얻은 것” 

‘소년’ 극복 ‘정치 어른’ 모토 
‘경제민주화’ 대표 브랜드로
 

남경필 경기지사는 현재 뛰고 있는 대선 주자들 가운데 나이가 가장 젊고 동안이다. 5선 국회의원에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 당 최고위원, 1200만 명 인구의 경기지사 등 이력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가벼워 보인다는 지적은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33세에 아버지 지역구에 출마해 금배지를 단 뒤 내리 5선을 했고 선대의 부(富)를 대물림해 세상 어려움 모르고 살았다는 말도 들었다. 오랫동안 경제민주화와 보수 개혁을 부르짖었지만 여전히 금수저 출신 보수주의자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다. 25년 반려해온 아내와의 이혼, 아들의 군부대 폭력 같은 일을 겪으면서 그는 “가화만사성도 못하면서 치국평천하를 하겠다는 모양새”라고 자탄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남 지사만큼 도전과 응전의 삶을 살아온 이도 많지 않다.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헌정 사상 첫 지자체 연정 실험을 하고 있고, 군 모병제를 주장하며, 국정농단 사태 후 집권여당 탈당 1호를 기록했다. 남 지사는 “정치를 해오면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진심으로 듣고 아픔에 공감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남 지사는 ‘왕좌의 게임’이란 미드에 등장하는 대사 중 “Kill the boy, be the man(소년을 극복하고 어른이 되라)”는 말을 좋아한다. 협치와 연정을 하자는 것도, 미국 의존 안보에서 자주국방으로 나아가자는 것도 대한민국이 소년의 모습에서 벗어나 어른이 되는 길이라고 그는 믿는 것 같았다.


개헌 보다 협치 

남 지사는 지난해 5월과 11월 유럽 지역을 두 차례 방문했다. 무엇을 느꼈느냐는 질문에 “과거 서독 초대 총리인 아데나워가 연정을 선택하면서 ‘같은 정부 안에 반대의 목소리가 없는 것처럼 위험한 건 없다’고 밝힌 것을 곱씹었다”고 말했다. 선거에서 단 한 표라도 이기면 권력을 다 가져가는 구조, 1%포인트 차이로 승부가 났는데 한쪽은 자리를 좍 차지하고 한쪽은 줄줄이 감옥에 가는 제도와 구조가 문제라고도 했다. 남 지사는 개헌보다 연정과 협치가 앞선다는 입장이다. 특히 개헌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제냐 내각제냐 하는 권력구조만 놓고 개헌하는 게 과연 국민동의를 받을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불신 받는 입법권력이 행정권력까지 달라고 하는 내각제 개헌은 국민 입장에서는 ‘투정’이라는 것이다. 대신 남 지사는 정치권의 협치를 제안했다. 대통령과 의회의 협력과 여야 협력이 기본이라는 것이다. 남 지사는 “승자독식의 정치구조를 연정과 협치의 구조로 바꿔야 한다”면서 “대통령은 연정으로 국정을 이끌고 국회의원선거에서는 득표수만큼 자리를 나누는 중대선거구제를 바탕으로 다당제 협력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연정 

협치 구상의 하나로 남 지사가 시작한 것은 대한민국 최초의 ‘지자체 연정’이다. 야당 인사에 사회통합 부지사 직을 주고 경기도 내 3개국의 예산편성권과 인사권도 줬다. 6개 산하 공공기관장 인사권도 넘겼고 경기도의회와 예산을 함께 짰다. 남 지사는 “연정은 권력을 나누는 것”이라며 “나눠보니까 참 좋더라”고 말했다. 남 지사는 경기도 연정을 바탕으로 집권하면 ‘적과의 동침’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나라를 만들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하지만 예산 연정, 교육 연정 등을 둘러싸고 경기도가 도의회나 교육청, 시민단체와 대립하거나 삐걱거렸던 일도 적지 않다. 지난해에는 누리과정 준예산 사태가 빚어지면서 큰 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남 지사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대연정’ 주장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찬성하면서도 바른정당 내 대권 경쟁자인 유승민 의원의 보수진영 단일후보론에 대해서는 “패권세력을 뺀 대연정이 새 정치이며, 대연정이라도 국정농단 세력과는 손잡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  어릴 때 선친인 남평우 전 국회의원과.
금수저 

남 지사는 1998년 아버지인 남평우 의원(당시 재선)의 별세로 치러진 15대 국회 보궐선거에 출마해 수원시 팔달구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남 지사가 이후 19대까지 내리 5선을 기록한 것은 선친의 음덕이었다는 평가도 있다. 남 지사는 자신의 책 ‘가시덤불에서도 꽃은 핀다: 남경필의 고백’에서 “수원에서 연속 다섯 번이나 국회의원에 당선된 첫 번째 비결이 바로 아버지”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남 지사는 “다른 사람들을 떠먹이는 금수저가 된다면 욕을 먹지 않아도 되지 않겠느나”며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예를 들었다. 남 지사는 연세대 2학년 때 미팅에서 만나 1989년 결혼해 25년을 살아온 부인과 2014년에 이혼했다. 그 시기를 전후해 큰아들의 군대 폭력 문제가 불거져 크게 마음고생을 했다. 남 지사는 책 ‘고백’에서 “아내를 잃은 대신, 아이 문제를 의논하고 서로 늙어가는 모습을 바라봐줄 수 있는 친구를 얻었다”고 밝혔다. 남 지사는 남편이 하는 일을 이해해 주는 좋은 사람이 있다면 재혼할 생각도 있다고도 말했다. 


경제민주화 

남 지사의 정치 브랜드는 단연 ‘경제민주화’다. 그에게 경제민주화는 과거를 반성하고 새로움을 지향해야 할 보수주의자의 필사적인 과업이기도 했다. 19대 국회 때에는 여당 내에서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을 만들어 재벌·대기업 개혁과 공정경제 실현 방안을 모색하는 등 진보의 의제를 선점하기도 했다. 경기지사가 된 뒤에는 부의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 문제에 주목하고 자유경쟁의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공유적 시장경제’ 아이디어를 실천했다. 사교육 폐지 공약도 경제민주화 주장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이다. 남 지사는 “신분 상승의 사다리가 되어야 할 교육이 (엄청난 비용의) 사교육으로 인해 신분 세습의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면서 “교육 버전의 김영란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의 경제민주화는 때론 진보 진영의 그것보다 더 급진적이라는 비판, 정작 중요한 성장론은 빠져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보수 학계에서는 재벌 순환출자의 역기능과 해소 방법을 과학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대기업의 행태를 악의적으로 전파해 고용과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비판한다. 이에 남 지사는 “경제민주화는 미성숙한 보수가 성숙한 보수로 거듭나는 길”이라고 말하고 있다. 


▲  17대 국회인 2004년 7월 원희룡(중간)·정병국(왼쪽) 등 이른바 ‘남·원·정’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4차 산업혁명과 판교 

‘경제민주화에 성장이 없다’는 비판은 남 지사로 하여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성장론과 일자리론에 천착하게 했다. 그런 점에서 판교 테크노밸리는 남 지사의 경제민주화론과 4차 산업혁명 선도론, 공유적 시장경제론이 만나는 지점이다. 규제 제로, 사고위험 제로, 탄소배출 제로, 환경오염 제로의 ‘제로 시티’를 추구하는 공간이자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빅데이터, 5G 이동통신 등 오픈 플랫폼의 테스트 베드이기도 하다. 판교에는 750여 첨단기업과 4만여 일자리가 있다. 하지만 판교단지 조성계획이 세워진 2004년은 손학규 지사 시절이어서 남 지사는 그 과실을 따먹었다는 지적도 있다. 남 지사는 이 점을 인정하면서도 판교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변화시킨 것은 자신의 역할이라는 입장이다. 


자주국방

남 지사 국방·안보관의 키워드는 자주국방과 모병제다. 모병제와 관련해 그는 세계 유일 분단국가인 한국의 경우 어느 나라보다 강한 군대를 유지해야 하나, 세계 최저 출산율로 군 가용자원이 줄어들었고 복무기간을 늘리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모병제 이외의 해결 방법이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모병제는 소속 정당인 바른정당 내에서조차 논란을 낳고 있다. 유승민 의원은 “모병제를 도입하면 흙수저만 군대에 가게 될 것”이라며 “모병제는 정의롭지 못한 제도”라고 비판했다. 남 지사를 인터뷰했던 김용옥 교수도 “우리 민족의 상무정신, 국방의무라고 하는 평등적 가치관의 도덕적 기저를 함부로 허물어뜨려 한국 사회 전체에 도덕적 해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남 지사는 “군에 입대할지를 선택할 권리와 그에 합당한 인센티브를 주는 모병제야말로 인류 보편적 가치인 자유와 행복에 기초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남 지사에게 모병제, 전시작전권 환수, 핵 무장 이 3가지는 자주국방으로 가는 하나의 연결고리이기도 하다. 남 지사는 “우리는 국방과 안보 대부분을 미국에 의탁하고 있는데 이런 어린애의 모습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어린애로 살 것인가 어른이 될 것인가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민 선임기자 minski@munhwa.com
e-mail 허민 기자 / 정치부 /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