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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특례시의 종합/*수원화성(기타 문화재 종합

수원화성 '연무대활터' 사라지나

수원화성 '연무대활터' 사라지나

관광객 안전 민원 잇따라 … 시, 폐쇄 뒤 안내소 신설 방침
궁도인·역사학자 "문화자산 없애는 것 … 보완 후 존치를"

2016년 02월 15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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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대 무과(武科)를 시행하던 활터로 유일하게 남아있는 수원화성(水原華城) 연무대 활터(연무정)가 관광객 안전사고 등을 염려해 수원시 방침에 따라 폐쇄 결정된 가운데 14일 오후 외국 관광객등이 국궁체험을 하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2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수원화성 '연무대활터'가 관광객 안전에 밀려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수원시가 그동안 관광객 안전과 역사보존 논란을 부른 '연무대활터'를 놓고 고심해오다 올해 수원화성 방문의해를 맞으면서 관광객 안전으로 방향을 선회, 사실상 폐쇄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14일 수원시에 따르면 올해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맞아 관광객 만족도를 위해 대대적으로 화성 내·외부의 보수공사를 벌이고 있다. 
시는 그동안 관광객 안전상의 문제로 수시로 폐쇄요구가 잇따른 '연무대활터'도 이번 보수공사에 맞춰 3월 중으로 폐쇄하고, 안내소를 신설하는 방향으로 리모델링 계획을 수립했다.
연무대활터는 수원화성을 축성한 22대 왕 정조가 활 쏘는 기예를 가리켜 조선의 '가법(家法)'이라 하고, 연무대에서의 활쏘는 아름다움을 16경(춘8경·추8경)으로 포함시켜, '동대화곡(東臺畵鵠)'이라며 애착을 나타낸 정조시대의 대표적인 유적지이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반계(磻溪) 유형원도 전국 지리지인 '동국여지지(東國輿地誌)'를 통해 수원의 풍속을 "농사에 열심이며 활쏘기에 힘쓴다"고 기록할 만큼 수원 화성일대는 활쏘기장소로 유명세를 날리기도 했다.
연무대활터는 대한민국 최초로 양궁경기가 시행된 곳이다. 1968년 연무대활터에서 열린 제6회 전국남녀활 쏘기 대회 당시 양궁을 시범종목으로 채택했다.
현재 조선시대 무과(武科)를 시행했던 활터로 유일하게 남아있는 연무대활터는 수원궁도협회 회원들이 관리하면서 활쏘기를 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가치를 자랑하는 수원화성 '연무대활터'가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민원이 쇄도하면서 그 자리를 내줘야할 위기에 몰렸다.
시는 관광객들의 요구에 따라 2006년 영통구 이의동 지역에 수원지역 궁도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연습장을 지었다.
하지만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활쏘기를 하지 못하고, 주차장을 짓지못하면서 이용율이 뚝 떨어졌다. 
결국 연무대활터에서 매년 개최되는 전국남녀활쏘기대회 등 3개의 공식대회들도 신설연습장으로 옮기지 못하고 계속 같은 장소에서 대회를 치렀다. 
이런가운데 시가 수원화성 방문의해를 맞아 연무대활터를 폐쇄키로 방침을 정하면서 200여명의 수원지역 궁도인들은 물론 역사학자들도 수원화성의 문화적 자산을 없애는 것이라며 존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수원궁도협회 조이식 회원은 "연무대는 양궁의 발상지일뿐더러 왕이 어사를 하고, 시를 짓고, 과거시험도 보는 등 역사의 유일성 또한 갖고 있는 장소"라며 "안전상의 문제가 있다면 안전시설을 짓거나 요원을 배치하는 등 대책을 고민하고, 안전하게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연무대에서 활쏘기를 시연한다거나 대회를 개최하면서 전통을 살려내고, 관광자원으로 발굴해야한다"고 말했다.
경기대학교 이재범 사학과교수는 "유형적으로나 무형적으로나 우리 전통문화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장소를 폐쇄하고, 활용하지 않겠다는 것은 문화보호 관점에서 어긋난다"며 "전통문화라 하더라도 안전상 문제가 발생할 수는 있겠지만, 보완대책을 마련해서 관광인프라활성화와 문화보전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일부 관광객들이 불안하다고 해서 과녁거리 약 145m의 연무대활터의 궁도협회사무실을 폐쇄하고, 활쏘기를 금지할 것"이라며 "관광객들이 간단하게 이용하는 30여m에서 활을 쏠수 있는 체험거리만 남겨두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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