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수원특례시의 종합/*수원화성(기타 문화재 종합

[2016수원화성 방문의 해]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의 '4대 성문'

[2016수원화성 방문의 해]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의 '4대 성문'

이름 하나에도, 정조의 애민정신 깃들다

김민욱·김대현 기자

발행일 2016-02-03 제18면

 
장안문, 中 태평성대 재현하고자 명칭 직접 하사
'사통팔달' 팔달문은 수원의 주산에서 이름 따와
창룡문, 청룡 의미해… 화서문 편액 채제공이 써


2016020301000219900009455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華城)은 4개의 대문(大門)과 5개의 암문(暗門)으로 출입이 가능하다.

4대문 중 장안·팔달문은 각각 정북(正北)과 정남(正南) 방향으로 세워진 반면, 창룡문은 정동(正東)에서 북쪽으로, 화서문은 정서(正西)에서 북쪽으로 건립됐다. 화성이 팔달산 줄기를 타고 축조되다 보니 서쪽으로 대문을 내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요즘으로 따지면 자연 친화적 신도시인 셈이다.

2016020301000219900009451
장안문 /수원시 제공

① 장안문(長安門)

= 장안문은 화성 4대문의 북쪽 대문으로 이름은 정조(正祖)가 정했다. 장안문의 현판은 전참판 조윤형이 썼는데 전참판은 차관급 정도의 고위공직자다. 한국전쟁 때 성문이 파괴되면서 사라져 현대 서예가가 지금의 현판을 다시 썼다. 일반적으로 북문으로 불린다. 장안(長安)은 문자 그대로 편안함이다.

중국 명(明)나라 때 남경도성(南京都城) 남문인 승천문(承天門)앞 좌우에 '장안좌문(長安左門)'과 '장안우문(長安右門)'을 뒀고, 청(淸)나라 때의 북경(北京) 자금성(紫禁城)의 천안문(天安門)앞 좌우에도 마찬가지로 '장안좌문', '장안우문'의 문 이름을 사용하면서 국가의 안녕을 기원했다.

이처럼 중국의 오랜 역사에서 장안은 국가의 안녕과 복을 상징하는 문자다. 장안에서 태평성대를 구가한 중국의 영화를 화성에서 재현하려는 정조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팔달문
팔달문 /수원시 제공

② 팔달문(八達門)

= 팔달문은 화성의 남문으로 팔달산 아래 경사가 평평해지는 지점과 남수문 사이에 위치했다. 행궁의 오른쪽에서 약간 동쪽으로 비끼어 남쪽을 향해 건립됐다. 편액(일명 현판)은 팔달문으로 그 명칭을 팔달산에서 따온 것으로 전해진다. 팔달산은 수원의 주산으로 그 지명의 유래가 오래됐다.

고려 공민왕 때 문과에 급제한 후 벼슬을 지낸 이고가 공양왕 때 수원 광교산 남쪽 탑산(塔山) 밑에서 은거했을 때의 일화다. 이고는 광교산에서 흘러 내려온 천에서 조연·이집 등 팔학사(八學士) 등과 어울려 목욕하고, 머리 감는 것으로 세월을 보냈다.

공양왕이 하루는 신하를 보내 "무엇으로 소일하고 있느냐"고 물으면 "뒷산에 있는 탑산의 경치가 무한히 아름답고, 산 정상에 오르면 사통팔달(四通八達)해 마음과 눈을 가리는 것이 하나도 없어 즐겁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 후 조선 태조는 이고를 등용하려 했으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자 화공을 시켜 대신 탑산을 그려오라고 했다. 태조는 그림을 보고 "역시 아름다운 산이라"하고 산이름을 팔달산(八達山)이라 명명했다고 한다. 정조는 위와 같은 고사를 생각해 화성의 남문을 '팔달문'이라고 정한 듯 하다.

창룡문
창룡문 /수원시 제공

③ 창룡문(蒼龍門)

= 창룡문은 화성의 동문이다. 화성행궁으로부터 1.2㎞쯤 떨어진 거리에 있는데 동쪽을 향해 자리 잡았다. 옛 문헌에서 봄의 방위는 동방(東方)이고 이때 천자(天子)는 청의(靑衣)를 두르고 창룡(蒼龍)을 탄다고 했다.

고시(古詩)에서도 '좌창룡 우백호'라 썼다. 창룡은 곧 청룡이며 동쪽 하늘을 맡은 태세신이다. 즉 화성의 동쪽을 맡긴다는 의미로 창룡문이라 이름을 정한 것이다.

화서문1 (2)
화서문 /수원시 제공

④ 화서문(華西門)

= 화성의 서문이다. 화성행궁에서 북서쪽으로 546.5m 쯤 떨어진 거리에 정서에서 북쪽으로 15도 정도 틀어서 자리 잡았다. 편액은 좌의정 채제공이 썼다.

/김대현·김민욱기자 kmw@kyeongin.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