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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 예산 챙기니 기분 좋으십니까?

지역구 예산 챙기니 기분 좋으십니까? [35]

바람부는언덕 (londoner****) 조회 3664 13.01.02 08:03

 

 

<출처, 뉴시스, 2013년 1월 1일 새벽에야 예산안을 처리한 의원들>


여야간 첨예한 공방으로 난항을 겪던 2013년 예산안이 마침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원래 예산안의 처리 법정시한은 지난해 12월 2일까지입니다만, 지난 국회를 보더라도 이 기간 안에 새해 예산안이 처리된 경우는 흔치 않았습니다. 예산안의 처리를 둘러싸고 여야가 서로 지리한 줄다리가를 되풀이 해 온 까닭입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와 같이 새 회계연도 개시일인 1월 1일까지 넘어온 적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여야의 합의를 거쳐 처리되었다는 것을 빼면 어느 것 하나 내세울 것 없는 부끄러운 19대 국회의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예산안 처리가 이렇듯 늦어지게 된 배경에는 역시 지난 대선의 영향이 가장 크나고 하겠습니다. 여야의 모든 당력이 대선에 집중되어 있다보니 국회의 가장 큰 책무 중의 하나인 예산 심의 및 처리에 온 힘을 기울일 수 없었던 것입니다. 또 하나는 제주 해군기지 문제에 대한 여야의 이견 때문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글로 정리하겠습니다)


그나마 지난 국회에서 야당의 보이콧 속에 여당(당시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예산안을 강행처리한 것에 비하면 한걸음 나아간 것처럼 비춰질 수 있겠으나 이유야 어찌되었든 국회의 가장 중요한 책무인 예산안 처리를 해를 넘겨 처리한 것은 국회의 책무를 망각한 일로 비판을 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그러데 여야의 합의로 처리된 예산안을 살펴보니 이 와중에도 소위 실세 위원들의 지역구 예산 챙기기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회는 이번 예산 심의과정을 통해 지역구 사업 예산을 당초 정부안보다 3710억이나 늘렸습니다. 사실 여야 할 것 없이 대선공약으로 내세웠던 복지확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복지예산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 속에 상대적으로 지역구 예산은 크게 감소할 것이란 예측이 있었습니다만, 오히려 지역 민원성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히려 건강 보험 가입자 지원금은 3194억원이 감액되었고,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의료비를 보조하는 의료 급여 경상보조액은 2824억원이나 삭감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새누리당 실세 의원들과 예산안 심사 권한이 있는 예결위 소속 의원들의 지역구 예산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위의 표를 보시면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의 경우, 애초 정부안에는 없었던 송도 희소 금속산업 육성 인프라 구축과 송도 컨벤시아 2단계 조성에 각각 20억원이 새롭게 편성되었습니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경우는 수성의료지구 교통망체계 타당성조사 사업비가 애초 5억원에서 무려 182억원이나 증액된 187억원으로 책정되었습니다. 이밖에 친박 핵심으로 분류되는 서병수 새누리당 사무총장(부산 해운대 기장갑) 지역구에는 해운대 해수욕장 연안정비사업 예산이 애초 33억원에서 배가 늘어난 65억으로 편성되었고, 같은 지역 기장 도예촌 관광지조성사업 예산도 35억에서 68억으로 배 가까이 증액되었습니다. 

 

예결위 소속의원들의 예산 역시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새누리당 소속인 장윤석 예결위원장은 영주 산양삼 테마랜드 사업에 25억 7천만원이 추가 편성되었고, 영주 지역정비 사업등에도 예산이 28억 6000만원이 늘었습니다. 예결위 새누리당 간사인 김학용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안성에도 안성 농산물유통센터 건립에 6억원이 새롭게 편성되었고, 금석천 생태하천복구사업은 처음 2억원에서 무려 43억9300만원이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최재성 의원과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의 경우도 도표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지역구 예산을 쏠쏠히 챙긴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처럼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예산 챙기기는 예산안이 심의 처리되는 년말이년 매년 반복되는 연례 행사처럼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매년 예산안을 심의하는 년말이 되면 국회에는 서류를 든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고 합니다. 이른바 자신의 지역구 국회의원들에게 소위 '쪽지예산'을 전달하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 입니다. 이것은 국회의원들에게 일종의 '압력'을 넣는 것으로 이번에도 이와 같은 민원성 쪽지가 무려 2천건이 넘고 액수도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합니다. 


문제는 현행 소선구제도 하에서는 이와 같은 문제가 개선될 여지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차기 국회의원을 위해서는 지역구민들을 위한 선심성 예산 확보를 소홀히 할 수 없는 노릇이고 또 이로 인해 정작 쓰여야 할 국가예산이 불필요한 곳에 쓰이게 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에 책정된 예산안의 경우를 보더라도 복지 예산의 대폭 확대로 인해 대한민국도 보편적 복지 시대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전체 복지 예산 규모는 97조 4000억원이며 등록금 지원 예산을 포함하면 100조원이 넘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박근혜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세운 4대 중증질환 치료비, 기초연금 도입, 초등학교 온종일학교, 고교 무상교육 등 역시 수조원의 예산이 들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역시 재원마련에 있습니다. 박근혜 당선인은 비과세 감면을 통해 재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이는 차기 박근혜 정부가 복지공약으로 내세운 것들을 위해서는 턱없이 모자랍니다.지역구 예산 챙기기의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정작 써야 할 곳에 쓸 세수가 국회의원들의 이해관계에 맞물려 불필요하게 낭비된다면 이는 국가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감수해야 합니다. 

 

이제는 심각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때입니다. 현행 선거제도, 예결위에 집중되어 있는 예산안 심의, 너무 짦은 예산안 심의 기간, 예산안 심의 의원들의 전문성 부족, 원칙과 기준이 무너진 특별교부금 문제, 국민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현실적 방법 전무 등등의 문제들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결국 예산안은 국민이 낸 세금을 어떻게 사용할 지 결정하는 것입니다. 국민은 국민들이 낸 세금이 올바르게 사용되어 지기를 바랍니다. 누구에게도 국민의 세금을 허튼 곳에 사용할 수 있는 권리는 없습니다. 

 

'Pork Barrel'이란 말이 있습니다. '가축들에게 주는 먹이를 담아두는 통'이라는 의미입니다. 미국 의회정치의 구태를 비난하는 용어로 정치인들이 지역주민의 인기에 민감한 나머지 지역구 선심사업을 위해 정부의 예산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려는 행태를 조롱하는 말로, 정책보조금을 얻으려고 모여드는 의원들이 마치 농장에서 농장주가 돼지고기통에 한 조각의 고기를 던져줄 때 모여드는 노예같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지역구 예산을 맘껏 챙겨드신 실세 의원들, 예결위 소속 의원들, 이 대열에 동참한 국회의원들은 저 단어의 의미를 새겨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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