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파란blog이전(+)됨:약7십만접속/-기존_자료2 종합(박근혜 前 대통령관련)

박근혜 한나라당 前대표 경향신문 선정 ‘올해의 인물’

박근혜 한나라당 前대표 경향신문 선정 ‘올해의 인물’

2007-12-26 (수) 02:41 경향신문

대통령 선거에서 정당과 정치인은 자기의 자원과 능력을 총동원한다. 동시대인들이 욕구하는 것을 얼마나 잘 실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시민에게 매력적인 선택임을 알리기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 붓는다. 그런 점에서 대선은 한국 정치의 수준과 실력을 다 보여주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는 한국 정치의 절정을 봐야 할 이 시기에 맨 밑바닥을 보고야 말았다.

경선에 불복해 상대당으로 옮겨가 자신을 키워준 당과 대결하는 배신을 볼 수 있었다. 정계를 은퇴한 이가 자기 당의 후보가 있는 데도 독자 출마하는 반칙도 목격했다. 집권세력의 전위를 자처하던 주요 정치인이 순식간에 그 집권세력을 가장 철저하게 부정하는 후보로 전향하는 반정치행태도 보았다. 대통령 선거 출마를 정치적 지분을 챙기는 도구로 여기고, 유력 후보들에게 자기의 후보직을 파는 정치상인도 나타났다.

이렇게 최고 수준의 것을 보여주어야 할 대선이 탈당과 배신, 야합, 권모술수와 소리(小利) 추구의 반정치적 난장이 되었을 때 그 안티테제로 홀로 부각된 정치인이 있었다.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와 경쟁하다 패배한 박근혜 전 대표이다. 그는 눈 앞의 이익을 좇아 정치적 대의와 원칙을 버리지 않고 행동했다. 원칙은 경선에서 간발의 차로 석패하고도 “결과에 깨끗이 승복한다.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힌 장면으로 집약된다.

파괴적 정치언어의 과잉 속에서 절제를 알았다. 그는 복선을 깔고 말하는 기성 정치인과 달리 핵심을 바로 말한다. 이회창 전 총재에게 “정도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으로 충분했다. 박전대표는 이후 대선 과정에서 하루 6~7곳씩 전국을 누비며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원유세를 했다. 당연하고 상식적인 정치적 행위였지만, 그런 행동은 정도와 원칙을 찾아보기 힘든 한국정치 때문에 돋보였다. 예선 탈락자임에도 본선에서 ‘기호 13번’으로 불린 그의 힘도 ‘한국정치’를 보기 좋게 배반한 ‘박근혜 정치’에서 온 것이리라.

〈이지선기자 jslee@kyunghyang.com〉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