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총리설…어? 걸림돌 많아 실현 미지수

박근혜 총리설…어? 걸림돌 많아 실현 미지수

정치권에서 국무총리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경향신문 자료사진

새해 벽두부터 정치권에 ‘박근혜 총리설’이 회자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최측근인 이재오 전 최고위원은 지난달 31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총리직 제안 검토설에 대해 “박전대표께서 당이나 정부에 중요한 역할을 해주시면 좋지요”라고 말했다. 양측 모두 “아직은 아무 것도 정해진 게 없다”며 언급 자체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상황에서 ‘박근혜 총리설’이 떠도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전대표측은 총리설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아직 공식·비공식적으로 총리 기용 등에 대한 아무런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전대표가 초대 총리에 임명되려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는 등 절차적으로 시간이 필요하고, 공직 사퇴도 해야 하는데 이 기간이 4월 총선 준비 기간과 겹친다. 박전대표가 총리가 되기 위해선 총선 불출마가 전제되어야 한다. 한 측근은 “당의 역할과 정치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박전대표가 출마를 포기한다는 것은 현재로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 과반 압승을 도모하는 한나라당으로서도 당의 ‘간판’인 박전대표가 내각으로 들어가는 것이 달갑지만은 않다. “최고의 인기 정치인인 박전대표가 유권자들의 손 한 번 잡아주는 것이 정치 신인들에게는 큰 도움”(총선 준비중인 당 관계자)이 되기 때문이다.

이당선자측도 현재로선 ‘박근혜 초대 총리 카드’를 꺼내들 분위기가 아닌 것 같다. ‘이명박 정부’의 상징이라고 할 첫 인사에서 경쟁자인 박전대표를 전면에 포진시키는 것이 새 정부의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여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당선자측 관계자는 “이전최고위원의 말도 원론적으로 박전대표의 역할을 강조한 것일 뿐”이라며 “어떤 인물이 ‘이명박 정부’에 가장 잘 어울릴지를 보고 인사권자가 최종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리로 거론되는 측도, 총리 인사를 하는 측도 모두 조심스러운 상황에서 총리설이 끊이지 않는 데는 배경이 있다. 무엇보다 이당선자가 대선 전 강조했던 “국정의 동반자”로서의 박전대표 위상 때문이다. 이당선자측으로선 박전대표를 총리로 기용해 화합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말에 대한 최종 책임을 지는 모습도 보여줄 수 있다고 여길 수 있다.

일각에선 박전대표를 당으로부터 떼어놓음으로써 총선 공천 등 당에 대한 박전대표의 장악력을 약화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총선 이후 당에 대한 이당선자의 영향력이 커지는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박전대표의 세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설’로만 끓고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박전대표 총리설은 그가 ‘이명박 정부’의 앞날에 상수이면서 최대변수가 될 것이라는 점을 웅변하는 한 장면이다.

〈이지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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