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당선인-朴 세번째 회동도 `어색'>(종합)
2008년 01월 14일 (월) 18:22 연합뉴스
李당선인 "차세대지도자 朴파견은 중국 중시"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이정진 기자 =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4일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에서 사흘만에 다시 만났다.
지난달 29일 대선 후 첫 양자 회동을 시작으로, 지난 11일 `4강(强) 특사' 합동 면담에 이어 최근 한달새 세번째의 만남이었지만, 어색함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히 이날 회동은 이 당선인이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왕이(王毅) 외교부 부부장의 예방을 받는 자리로, `조연'인 박 전 대표는 거의 발언 기회가 없어 냉랭한 분위기가 더했다.
지난 11일 이 당선인의 `4강 특사' 면담에서 행사시간에 임박해 나타났던 박 전 대표는 이날 일찌감치 접견장에 들어섰으며, 왕 부부장이 입장하자 `니하오'라는 중국 인사말을 건네면서 친근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이날 공개 행사에서 박 전 대표의 발언은 사실상 이것으로 끝이었다.
곧이어 이 당선인이 접견장에 들어서 왕 특사와 인사한 뒤 박 전 대표를 뒤늦게 발견하고는 반갑게 다가가 악수를 청하자 박 전 대표는 이에 응하면서 목례로 답례했으나 별다른 인사말을 건네지는 않았다.
이어 사진기자들이 포즈를 당부하자 이 당선인이 어색한 분위기를 깨려는 듯 "웃어야지, 안 웃으면 또..."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으나 박 전 대표는 어색한 미소만 지었을 뿐 역시 침묵을 지켰다.
행사에서는 본래 목적인 왕 특사의 예방 못지않게 이 당선인과 박 전 대표가 최근 당내 공천갈등에 대해 어떤 말을 주고받을 지가 주목받았으나 이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박 전 대표의 `고사'에도 불구하고 이 당선인이 새정부 첫 총리로 박 전 대표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이 계속되면서 이날 총리직 제안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으나 이 문제는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접견에 이어 청와대 인근 한식당에서 열린 오찬에서 박 전 대표는 건배제의도 하고 참석자들과 중국말로 대화를 하기도 했지만 정치현안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고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전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이 당선인은 왕 부부장에게 "차세대 지도자인 박 전 대표를 중국에 보내는 것을 봐도 (우리가) 중국을 중시하는 것을 볼 수 있지 않느냐"며 박 전 대표를 치켜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주 대변인은 "박 전 대표와 같은 비중있는 인물을 보내는 것 자체가 중국을 소홀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라면서 "오찬에서 박 전 대표도 `이천 화재사고로 많은 중국인들이 피해를 입어 안타깝다'는 위로의 말을 중국측 인사들에게 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 손님들과 함께 한 자리였기 때문에 국내 정치에 대해서는 이 당선인이나 박 전 대표가 모두 언급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를 단장으로 하고 유정복, 유기준 의원과 구상찬 한나라당 서울 강서갑 당협위원장, 김태효 성균관대 교수 등으로 구성된 중국 특사단은 오는 16일 3박4일 일정으로 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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