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이야, 홍대야.’ 수원 영통 지역이 외국인들로 성시를 이루고 있다. 해마다 그 수가 늘어 근래 일부 중심가는 외국인으로 넘실대고 있다. 상가가 밀집한 반달공원과 인근 음식점, 당구장은 외국인이 몰리는 대표적 거리다. 지난 17일 오후 1시 이곳의 A호프집. 40여명의 외국인들이 담소를 나누며 즐겁게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이들 대다수는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영어권 외국인들로, 영통 지역에서 외국어를 가르치는 강사다. 비슷한 시각, 반달공원과 인근 편의점의 미니 카페에는 내외국인들이 어우러져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이곳에서 만난 앤디(27·미국·영통 영어강사)씨는 “영통에는 학원과 대학 등이 밀집해 자연스럽게 모임이 이곳에서 이뤄진다”며 “최근에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번개’로 모임을 갖기도 한다”고 자랑했다. 이러한 현상은 우선 원어민 교사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경기도 교육청에 따르면 올 현재 160명의 원어민 교사가 수원 지역에서 활동 중이라는 것. 2007년 70명보다 1~2년 새 2배 이상 껑충 늘어난 숫자다. 영통은 특히 2006년 수원외국인학교가 개교, 외국인 강사진 72명을 포함해 이 지역에만 112명이 몰려 있다. 또 인근 동탄과 함께 영어 사교육 열을 부추기며 이곳에 자리 잡은 100여 곳의 외국어 학원의 외국인 강사 수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다 경희대 수원캠퍼스에 재학 중인 교환외국어 학생 500명과 강사 80여명 등이 학교 기숙사나 인근 주택가에 머물고 있는 점도 ‘영통의 이태원化’에 가속 요인이다. 최근에는 이곳의 삼성전자에 근무하는 외국인들도 가세하면서 칵테일바와 호프집은 외국인들의 전용 공간이 됐다. 국제화 추세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지만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공원이나 주택가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투기와 고성방가 등 문화적 차이로 인한 갈등 때문이다. 오는 11월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까지 영통 이전 땐 이같은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김병순(33·수원 영통동)씨는 “간혹 시민의식이 결여된 외국인들이 공원에서 고기를 구워먹고 잔디를 태우는가 하면 술에 취해 기물을 파손하는 일이 가끔 발생한다”며 “외국인 거점지로서의 부작용에 대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래희/ray0618@joongboo.com 최재화/youneek @박범준수습기자/parkbj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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