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박근혜에 맞고소 검토”

박지원 “박근혜에 맞고소 검토”

등록 : 2012.05.23 20:30 수정 : 2012.05.23 20:31

박지원

“로비스트 박태규 박근혜 만나”
“제보자 육성녹음 있다” 주장

박지원(가운데 사진)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박근혜(왼쪽)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고소에 맞서 맞고소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전 위원장이 부산저축은행 퇴출 저지를 위해 정·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던 박태규(73·구속·오른쪽)씨를 만났는지 여부가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결과에 따라 두 사람 가운데 1명은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23일 박근혜 전 위원장이 자신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것과 관련해 당 법률국에 맞고소를 위한 법률적 검토를 하라고 지시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복수의 인사들로부터 박태규씨가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과 여러 번 만났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로비스트 박씨가) 박근혜 위원장을 만나서 저축은행 로비에 관한 얘기를 나눴는지 여부를 검찰이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문화방송>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저는 제보의 확실성을 믿고 있다. (제보한)그분들이 그러한 위치에 있는 분들”이라며 “시사IN 주진우 기자는 그러한 육성녹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박태규씨가 관계된 삼화저축은행에 이미 박근혜 위원장의 동생 박지만씨와 서향희씨 부부가 관련돼 있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박근혜 전 위원장 쪽은 발끈하고 나섰다. 친박계 이정현 의원은 “박지원 원내대표가 허위사실을 유포하지 말고 가지고 있는 관련 자료를 지체없이 공개해야 한다”며 “그 양반(박지원 대표)이 거기(박태규씨)와 더 친하다는 말이 많다. 방어막을 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역공을 폈다.

이 의원은 이날 <한겨레>와 통화에서 “박근혜 위원장의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가 부정부패한 사람과 악수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제1야당의 대표가 공식 석상에서 명백한 허위사실을, ‘수차례 만났다’, ‘막역한 사이다’,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식으로 자구 얘기를 하면 국민들이 믿을 거 아니냐”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위원장도 지난 22일 “제가 전혀 모르는 사람이고, 만난 적도 없는데, 한두번도 아니고 계속해서 허위로 네거티브를 하고 있다. 정치지도자나 언론은 국민한테 진실을 얘기해야 하는데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어 법적인 조처를 했다”고 말했다.

시사주간지 <한겨레21>은 지난해 10월 로비스트 박태규씨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한 인사가 “박태규 회장님이 들뜬 표정으로 ‘오늘 만나러 가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 박 대통령 따님이야’라고 말한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김보협 황준범 기자 bh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