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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민자역사 AK플라자 증축 등 수원역세권 개발을 두고 수원시가 개발 사업시행사를 상대로 공동 교통영향분석 및 개선대책 수립을 제안한 뒤 수 년째 사업 추진이 중단되면서 개발시행사들과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롯데복합센터가 들어서게 될 KCC 공장부지 전경. /전두현기자 |
수원시는 지난 2008년 경부선 철도를 주축으로 동·서간 단절된 수원 역세권 일대에 대한 체계적이고 대대적인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서수원권이 동수원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기반시설과 항공기 소음피해 등에 따른 도시불균형이 초래되고 있다는 점을 인식, 낙후된 서수원권의 균형발전과 수원역을 거점으로 한 새로운 도시공간구조 개편을 위해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일대를 수원 역세권1·2 제1종 지구단위계획 구역으로 지정·고시했다.
이에따라 수도권 남부 광역교통의 중심지로 수원역의 위상을 높이고 서수원권에 대한 적극적인 개발을 통한 수원 전역에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해당 지역 일대에 백화점 등 대형 상업시설들이 들어설 채비를 하고 있어 수원역 동·서 지역의 유통 판도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이렇듯 예고된 수원 역세권 개발계획을 보면 수원역사를 중심으로 상업적·경제적 집적도가 엄청나다는 것을 짐작케한다.
하지만 수원 최대 개발호재로 꼽히는 수원 역세권 개발은 3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교통문제가 시와 업체, 업체와 업체간 갈등을 불러일으키면서 수원역세권 개발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은 한 현재로서는 지역 주민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수원 역세권 개발의 꿈은 그저 깨질 수 밖에 없는 유리알에 불과하다.
■ 수원 역세권2 개발, 수원역 중심상권 개편 예고
수원시는 수원역 서편 KCC 공장부지를 복합쇼핑몰단지로 개발하기로 하는 KCC측이 제출한 역세권2 제1종 지구단위계획을 지난해 3월 결정했다. 계획에 따르면 수원역 서편 권선구 서둔동 296의 3 일대 27만741㎡의 부지에 상업, 업무 복합단지가 개발된다. 일부 부지는 추후 업무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특별계획구역으로 묶어놨다.
여기에는 3개의 광장이 조성된다. 수원역 2층 대합실과 연결되는 서부 출입구에 입체형 근린광장이 조성되고, 1층에는 대중교통 환승시설, 지하에는 주차장이 건설된다.
지구단위계획 수립에 앞서 KCC는 지난 2007년 이 부지를 롯데자산개발(주)과 30년 장기 임대계약을 맺고 롯데쇼핑몰단지로 개발하기로 협약을 체결했다.
롯데자산개발(주)는 KCC 부지 27만㎡ 가운데 4만4천㎡ 부지에 롯데쇼핑단지를 건설하는 계획을 내놓았다.
계획안에 따르면 지하3·지상7층 규모 (연면적 21만3천617㎡)에 롯데백화점(4만7천693㎡)을 비롯해 마트, 영화관 등이 들어선다.
롯데백화점 입점 계획이 알려지자 수원애경역사도 같은해 1월 역사 북측 유휴부지(1만8천337㎡)에 건축연면적 6만여㎡ 규모의 건물을 증축키로 하고 시에 실시계획 변경 신청을 냈다. 당초 계획했던 12만여㎡(건축연면적)보다 절반 가량 줄어든 규모로 대신 오피스텔 기능을 추가했다.
수원역 서편에 대한 상업용도 개발이 추진되면서 이들 지역이 개발완료되면 그동안 동편에 편중됐던 상권이 분산, 수원역을 중심으로 균형잡힌 상권이 탄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 개발 계획 지연, 종합교통대책이 발목
하지만 이같은 업체들의 개발계획에 대한 수원시의 대답은 '종합교통개선대책을 먼저 수립하라'는 것이다.
수원지역에서 낙후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는 서수원 지역 주민들의 수원 역세권 개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교통개선대책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수원애경역사 남쪽에 위치한 고가도로(과선교)와 우회도로가 건설되기 전까지 이 지역은 수원시내 최악의 교통대란 지역으로 꼽힌다.
여기에 역세권 개발에다 호매실동 등 서수원 일대 개발수요까지 겹치면서 추가 교통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수원역이 현재보다 더한 교통대란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이에 수원시는 지난해 8월 역세권 개발에 앞서 KCC, 롯데쇼핑, 수원애경역사가 공동으로 교통대책을 수립할 것을 제안했다. 각 업체마다 별도로 용역을 추진할 경우 객관성이 결여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공동 용역을 위한 조사기관 선정 및 비용 부담부터 시와 업계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수개월동안 헛된 시간만 보냈다. 결국 5억여원의 용역비를 추후 업체들이 부담키로 하고 지난해말 경기개발연구원에 의뢰해 신성엔지니어링이 용역에 착수했다.
■ 속타는 기업, 느긋한 수원시
용역비 분담을 놓고 갈등에 휩싸였던 업체들은 최근 용역결과에 따른 종합 교통개선대책비용에 아예 대응할 엄두조차 못내고 있다.
역세권 종합교통개선대책 용역 결과는 ▲역사 남측 세류동에서 벌터사거리까지 잇는 과선교 구간을 권선구청에서 SK케미칼(구 선경직물)공장부지로 이어지는 '고향의 봄길'까지 확장·연장(1천200억원 소요) ▲수원역을 중심으로 동·서쪽 광장위에 분당선과 수인선이 연계된 복합환승센터를 설치하는 안(500억원 소요)이 핵심안으로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용역 결과대로라면 1천7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비용에 대해 시가 어떻게 업체별 분담금액을 조정하느냐에 따라 역세권 개발의 성패가 좌우된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수원애경역사는 기존 애경측이 역사 설립 때 이미 상당 부분을 과선교 건설비용에 부담한 만큼 추가적인 대규모 지출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특히 롯데쇼핑은 당초 내년말 오픈 예정인 롯데백화점 입점이 1년 연기되면서 영업이익 손실 및 추가 비용 지출의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올해까지 절차상 진전이 없을 경우 입점 계약을 포기하겠다는 강경한 입장마저 보이고 있다.
그동안 시는 업체들을 상대로 한 협의과정에서 '단 한푼도 수원시 지원은 기대하지 말라'는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시가 내부검토중인 비용분담안에는 전체 개발면적 대비 비용 분담에 따라 역세권 개발구역내 주민개발구역 면적인 25% 정도는 시가, 나머지는 업계에 부담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산대로라면 시는 약 400억원 가량을 부담하게 되고 이밖에 수원애경역사 100억원, SK케미칼 140억여원을 제외하면 KCC와 롯데쇼핑이 부담해야하는 비용은 1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관련 업체들은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백화점이나 애경역사 등 역세권 내부시설로 직접 드나드는 직접교통량은 25%에 불과하고 나머지 75%는 단순 통과교통량으로 나왔다"며 "업체부담에만 매달리는 수원시의 요구는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시는 역세권 개발에 따른 극심한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하며 조건부 개발계획 승인 처리가 급할게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나 염 시장 조차 해당 업체들의 면담요청에 단 한 차례도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취임 후 1년 넘도록 교착상태에 빠진 역세권 개발 문제에 있어 뒷짐만 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도 일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업체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에 무리가 있다"며 "개발로 인한 고용창출과 세수 증대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원하는 지역민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업체들과 논의가 곧 진행될 예정"이라며 "시는 무조건 개발사업자 부담만을 요구하지 않고 일정부분의 비용을 부담할 의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성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