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도심의 한
주유소
부설 세차장이 폭발하면서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이
주유소에서는 대규모
유사 석유
탱크와 함께 관련 불법 시설이 발견돼 이 시설에서 나온 유증기로 인한 폭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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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발생= 지난 24일 오전 10시25분께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O주유소 부설 세차장
지하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세차장이 무너져 세차중이던 산타페
차량 운전자 김용균(47)씨와 세차장 직원 류펑(25·
중국인)씨 및 권모(45·주유소 사장 추정)씨가 숨졌다. 또 주변에 있던 주유소 소장 백모(32)씨 등 4명이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중이다.
폭발로 주유소 세차장은 물론 세차장과 붙어있던 지상 2층, 지하 1층의 주유소
사무동까지 완파됐다. 지하에서는 사무동과 세차장 지하벽 사이에 구멍이 뚫렸으며, 사무동과 세차장 바닥까지 무너져 내렸다. 또 폭발과 동시에 주변
건물의 유리창이 모두 깨지고, 인화성 물질이 담긴 드럼통 등이 불붙은 채 인근 주택가로 날아가는 등 2차 피해도 발생했다. 주유소 직원 안모씨는 "사고 당일 오전 7시40분께 사무동 2층에서 자고 일어나보니
숙소내에서 본드 냄새가 났다"며 "이후 오전 10시20분께 권씨가 냄새나는 곳을 같이 확인하자고 해 주유소 밖에 있는 맨홀 뚜껑을 열어봤으나
이상이 없어 뚜껑을 닫고 걸어오다 갑작스런 폭발로 정신을 잃었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당시 세차장에서 근무중이던 이권씨는 "세차장 내부의
왼쪽 바닥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하면서 순식간에 폭발했다"고 말했다.
■유사 휘발유가
사고원인?=사고 이튿날인 25일 한국
석유관리원과 경찰 등은 주유소와 세차장을 조사한 결과, 주유소 지하에서
유사석유 탱크를 발견했다.
허가받은 6개의 유류탱크 외에 허가받지 않은 2개의 유류탱크(5만ℓ)를 발견했고 탱크안에는 유사 휘발유 등이 담겨 있었다. 경찰은 또 유류탱크에서 나온 배관이 바로 주유기로 가지 않고 불법적으로 세차장 지하 배분기를 거쳐 주유기로 연결된 사실과 이 유류탱크들의 펌프가 대부분 고장나 있었던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이밖에 주유기에 이중장치가 있었던 것도 확인했다.
경찰은 이런 사실들이 가짜 휘발유를 판매하기 위한 것들이며 세차장 지하에서 유증기가 새어나와 폭발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주유소는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유사석유 단속에 2차례 적발돼 각각 과징금 5천만원을 납부해 운영해 왔으며, 이후 주유소 업주가 바뀌어 운영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석유관리원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 원인은 수사를 좀더 해봐야 한다"며 "세차장 바닥을 모두 걷어내고 감식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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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4일 오전 10시25분께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의 한 주유소 세차장에서 가스폭발사고가 발생해 7명의 사상자를 낸 가운데 구조대원들이 사망자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임열수기자 |
■경찰 수사 상황=경찰은 숨진 권씨와 함께 A(45)씨가 주유소 사장이었다는 직원들의 진술을 근거로 A씨를 상대로 수사를 진행중이다.
사고 당일 A씨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으면서 출국금지 조치까지 내려졌지만 A씨는 25일 오후 경찰에 출두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경찰에서 "나는 사장이 아니며, 월급 400만원을 받는 바지사장으로 그동안 병원 치료를 받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 주유소의 명의는 제3자로 돼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경찰은 A씨와 권씨가 친구 관계로 지분을 나눠
투자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과실이 드러나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하는 한편 유사석유 판매도 혐의가 드러나면 함께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문성호·김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