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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박근혜의 ‘問’



<칼럼>박근혜의 ‘問’
2011년 11월 18일 (금) 17:31:57정재학 편집위원 amistat@paran.com

이성계, 조선을 개국한 태조께서 젊은 시절 겪은, 산골 마을 시장터에서 일어난 일이다. 장날이라 이성계도 짐승가죽이며 고기 등을 장터로 가져와 팔고서는, 주점에서 술이나 한 잔 하려던 참이었다. 마침 주점 앞에는 웬 노인 하나가 점을 쳐 주고 있었다.

그런데 그 노인이 보는 점이란 것이 희한하게도 한자를 짚으면, 미래를 예측해서 풀어주는 것이 아닌가. 사주팔자를 대면 주역풀이에 따라 평생의 운수를 해석해 주거나, 신들린 무당들이 쌀점을 본다든가 하는 것은 봤어도, 한자를 가려 짚으면 그 한자를 가지고 점을 본다는 것은 예상 밖의 일이었다. 그래서 이성계도 그 노인에게 점을 봐달라고 청하였다.

“원하는 한자를 짚어 보시오.”

이성계는 노인의 말에 따라 한자 하나를 짚었다. ‘問’자였다. 그러자 노인은 젊은 이성계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하였다.

“당신은 임금이 될 것이오.”

천만뜻밖의 점풀이를 들은 이성계는 그 이유를 물었다.

“問의 ‘입 口’를 왼쪽에 붙여도, 오른쪽에 붙여도 모두 ‘임금 君’이오. 당신은 반드시 한 나라의 임금이 될 것이오.”

후일 태조께서는 이 일을 두고두고 회상하면서, 그 점쟁이의 이야기를 듣고 비로소 큰뜻을 품었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이 말을 들은 옆의 사람 하나가 다시 ‘問’ 자를 가리키며 점괘를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당신은 거지가 될 것이오.”라고 말하였다. “아니, 왜 저 사람은 임금이고, 나는 거지요”라고 따지자. 노인은 “당신은 門 앞에서 먹을 것 달라고 입(口) 벌리고 있는 형국이니, 거지가 될 것이 분명하오.”라고 하였다.

같은 글자가 누구에게는 임금으로, 누구에게는 거지로 해석되는 것은 그 글자를 가리키는 사람에 따라서, 즉 그 사람의 인품과 능력, 도량과 그릇에 따라서 달리 해석된다는 이 이야기는 오늘에도 적용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지금까지 필자(筆者)가 살펴본 바, 박근혜 前 대표는 당신의 운명적인 한자로 ‘信’자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信’은 사람 인(人)과 말씀 언(言)이 합쳐진 글자이다. 점괘의 세계로 들어가 보면, 언(言)은 탑의 형상이다. 그러니 신(信)은 사람이 고개 숙이며 탑을 향해 기도를 올리는 형상의 글자로 해석된다.

박근혜의 한자 ‘信’이 주는 점괘의 주제는 ‘지극한 기도와 남을 위한 정성’이다. 따라서 박근혜 전 대표의 운명엔 남을 위한 이타행(利他行)이 느껴진다. 여기서 남은 국민이다. 국민을 위해 사는 삶, 이는 곧 부처의 이타행(利他行)이요, 만인을 위한 보살행일 것이다.

점괘풀이는 이렇다.

‘오직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를 올리는 사람일 것이니, 어찌 하늘이 감응하지 않을 것인가. 반드시 나라를 맡아 백성의 수고로움을 받아들여 민족의 대업을 이루리라‘는 군왕의 운명으로 풀이된다.

다시 말하면 박근혜의 信은, 누군가가 누군가를 위해 지극정성을 다하여 기도하는 모습이며, 거기에 당연히 수반되는 것은 타인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다. 이를 위해, 남들처럼 안락한 가정을 이루지 않고 결혼마저도 거부하고, 조국과 결혼한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처럼 박근혜 역시 모든 개인의 행복을 버리고 있다. 조국 대한민국을 위해 살아야 한다는 헌신과 희생이 장미향처럼 짙게 느껴진다.

여기에서 必然(필연)처럼 감지되고 있는 것이 바로, 박정희 대통령의 뒤를 이어 조국과 민족을 위해 筆生(필생)을 다하고자 하는 박근혜 대표의 고개 숙여 합장하는 뜨거운 두 손과 눈빛이 아니겠는가.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인 중에서 박근혜 대표처럼 하나의 한자로 인식되는 정치인은 별로 없다. 있다면 손학규 정도. 세태의 흐름에 변신(變身)을 잘하는 손학규, 그의 한자는 ‘變’이다.

이 한자는 실 ‘絲’ 사이에 말씀 言과 밑에 벗 友자가 놓여 있으니, 비단실 같은 현란한 언어로 많은 벗들을 거느릴 형상이다. 결국 정치인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나, 이 한자에는 한 나라를 이끌어갈 넓은 도량이 보이지 않는다. 박근혜 전 대표처럼 ‘남을 위한 기도, 타인의 행복을 위한 기도’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오직 변(變), 벗들 위에 군림하고자 하는 상이다.

요즘은 안철수의 한자가 궁금해진다. 안철수는 어떤 한자를 선택할 것인가. 혹시 그도 태조를 따라서 ‘問’자를 짚던, 그리하여 거지의 운명으로 풀이되는 그 사람은 아닐까. 아니면, 군왕의 도량을 품은 사람일까. 2011년 후반에 이르러 등장한, 안철수라는 사람의 그릇과 도량과 운명이 담긴 한자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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