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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돈·김호기의 대화](26)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이상돈·김호기의 대화](26)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이지선·임지선 기자 jslee@kyunghyang.com

ㆍ“국민참여경선, 여야 동시에 해야” 사실상 반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59)는 3일 경향신문의 ‘이상돈·김호기의 대화’에 대담자로 나와 “대주주 주식 같은 금융 자산 부분은 (부자증세 논의에서)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 현안으로 떠오른 부자감세 문제를 두고 “조세를 얘기할 때 그때그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전 대표가 종합일간지와 단독 인터뷰를 한 것은 2007년 대선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박 전 대표는 2007년 당내 대선 경선후보 공약이었던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우자)’에 비춰보면 최근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정책’은 달라졌다는 질문이 나오자, “저는 변하지 않았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줄은 감세인데) 당시엔 성장동력이 필요했다”며 “ ‘푸·세’는 여전히 유효하다. 1980년대식 신자유주의는 계속 보완되고 수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신당은 아니지만 한나라당이 새 비전, 새 정책, 새 인물로 재창당 수준으로 변해야 한다”며 그 목표는 “국민이 진정성을 인정할 때”라고 꼽았다. 한나라당 변화를 강하게 추동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운데)가 3일 서울 경희궁 뜰을 거닐며 이상돈 중앙대 교수(왼쪽), 김호기 연세대 교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이상돈 중앙대 교수(이하 이상돈) = 박 전 대표는 1970년대 20대를 보냈습니다. 대통령 딸이라는 특별한 지위를 누렸지만 부모님을 잃는 아픔도 경험했습니다. 20대에서 30대 초반 자신의 삶과 생각에 큰 영향을 줬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박근혜 전 대표(이하 박근혜) =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22세부터 5년여 동안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대신했습니다. 많은 외국 손님들을 만나고 현장에 다니면서 세상과 나라를 보는 눈이 깊어진 것 같아요. 어떤 문제에 접근할 때 ‘세계 속에서 한국을 볼 때 한국이 어떻게 보일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아버지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듣고 현장에도 다닌 것이 제 생각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번에 국회에서 문화재보호기금법이 통과됐죠. 당시 문화유산 현장을 많이 다니면서 애정과 관심을 갖게 된 겁니다. 전자공학과를 선택한 것도, (당시) 식탁에서 나라 앞날의 성장 동력은 무엇이 될지 대화가 오갔거든요. 제가 야간 무료진료소를 운영했습니다. 아파도 약 한 봉지 못 쓰는 어려운 국민들이 있는 상황에서 의료복지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병원에 아버지도 오셨는데, 당시 우리나라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빨리 의료보험제도 기틀을 만들어 국민에게 의료복지를 제공해야겠다는 결심을 앞당긴 계기가 됐다고 나중에 말씀하시더라고요.

이상돈 = 1970년대는 대내외적으로 국가 안보 위기감이 높았던 시기였습니다.

박근혜 = 그건 항상 문제였거든요. 잠잠해질 만하면 무장공비가 왔고 월남이 패망했고요, 그럴 때마다 충격이었습니다. 항상 긴장하고 안보의 중요성을 많이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도 저도 모르게 ‘우리 휴전선은 안전하냐’는 첫마디가 나왔던 것 같습니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이하 김호기) = 15대 국회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하기 전에 가장 관심을 가졌던 것은 무엇인지요.

박근혜 = 책을 읽고 제 마음에 와닿는 글귀를 메모하고, 어학도 했어요. 반면에 청와대에서 생활을 하다가 나와서 그런지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고 걱정도 하게 되고요. 시간적 여유가 많다 보니 문화유산을 찾아다니기도 하고 수필집도 냈습니다.

김호기 = 정치를 해야겠다고 결심을 굳힌 동기가 남다를 텐데요. 박 전 대표가 생각하는 정치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박근혜 = 1997년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맞았을 때 저는 굉장히 충격을 받았습니다. 나라가 다시 안정적으로 반석 위에 서는 데 일조해야겠다는 결심으로 정치권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정치의 본질을 물으셨는데, 안거낙업(安居樂業)이라는 말이 있어요. 국민이 근심 없이 살면서 즐겁게 생업에 임한다는 뜻입니다. 저는 그것이 정치의 본질이고 정치가 지향해야 하는 최고의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김호기 = 요즘 멘토의 시대인데, 정치철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 누구인가요.

박근혜 = 영향을 미친 인물이라고 하면 역시 저희 아버지라고 생각하게 돼요. 정책을 발표하면 그게 현장에서 실행되는지 계속 확인을 하시더라고요. 결단을 내릴 때 고뇌하는 모습, 아버지가 가진 역사관, 안보관, 세계관 이런 것이 말씀 중에 나오니까 들으면서 배웠습니다. 논어, 맹자부터 시작해서 동양고전을 많이 읽었습니다. 노트를 해가면서 몇 번을 읽어봐도 올바른 이야기예요.

이상돈 = 자신이 대통령이 돼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명분이 무엇이고, 이 시점에서 어떤 개혁이 중요하다고 보는지요.

박근혜 = 항상 신뢰와 원칙을 소중한 가치로 생각하고 어려움이 있어도 지켜내려고 힘써왔거든요. 그동안 양적 발전이나 성장을 중요시해왔지만 이제는 질적 발전으로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해요. 국민 각자가 가진 역량과 잠재력을 펼치고 자아실현을 함으로써 행복해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에 나라가 발전하기 위해 항만, 도로, 이런 인프라가 필요했는데, 한 단계 도약해서 선진국에 진입하려면 사회적 자본을 확충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원칙과 신뢰, 투명성, 법치가 잘 확충돼야 선진국으로 갈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정치를 위한 정치, 모든 것에 정치공학적인 접근을 하는 것을 지양해야 합니다. 양극화 해소가 급선무인데, 질적 발전으로 가야 하고 수출과 내수가 균형 있게 발전하는 정책을 써야 합니다. 그걸 이루기 위해 변화와 개혁으로 가야지요. 정부부터 투명해야 하고 국민과 소통해야 합니다. 비정규직 문제를 보더라도 공공부문부터 솔선수범해서 결과가 좋으면, 민간이 따라옵니다.

김호기 = 총선을 앞두고 보수의 위기가 느껴집니다. 무엇이 보수의 위기를 가져왔다고 생각하십니까. 국민 여론이 이명박 정부에 등을 돌리는 것 같은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박근혜 = 정치를 너무 보수와 진보의 틀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조금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이념 문제보다 국민들의 삶에서 양극화가 심해지는 것 등에 대한 불만의 표시라고 저는 이해를 하겠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2008년에 금융위기를 극복해 성장을 하면서 그 온기가 국민에게 골고루 퍼지게 하는 것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작은 약속이라도 하면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지키려고 해야 신뢰가 쌓이는데 그런 점에서 부족했기 때문에, 그런 것을 더 잘했으면 평가가 좀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이상돈 = 현 정권이 성공했다고 보지 않을 텐데요. 그 원인을 소통부족 같은 스타일의 문제라고 보시나요. 정책 콘텐츠 자체가 문제라고 보시나요. 박 전 대표도 현 정권과 차별성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정권 부담을 같이 질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평가가 있습니다.

박근혜 = 콘텐츠와 소통, 두 부분 다 아쉬움이 있습니다. 좀 더 국민의 뜻을 잘 수렴해 인사할 때에도 반영하고 정책에서도 공감대를 넓혀서 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고요. 성장에 많은 힘을 기울였는데 국민들은 체감이 잘 안되고, 삶은 힘들어지고 물가는 오르고 가계부채가 자꾸 쌓이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둘 다 아닌가 싶어요. 저는 차별화를 위한 차별화는 옳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정치공학적인 접근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국민이 바라는 염원이 달라지고 사회가 새로 필요로 하는 것이 생겼기 때문에 자연히 국민 뜻에 맞춰서 새로운 정책을 제시하고, 그런 것을 발전시켜야 하기 때문에 자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호기 = 박 전 대표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대결구도가 돌연 9월 이후 나타났습니다. 박 전 대표는 장년층에게, 안 원장은 20~30대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고 있어요. 이른바 ‘안철수 현상’을 어떻게 보십니까.

박근혜 = 제가 그분은 개인적으로 잘 모릅니다. 그래서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어렵지요. 뵌 적도 없고요. 하지만 젊은 세대에게 많은 지지를 얻는 것은 젊은 세대와 소통을 잘하는 장점이 있어서 그런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 “지금 한나라당으론 부끄러워서 선거에 못 나선다”

이상돈 = 대선은 엄격한 법 적용을 받지만 그렇지 않은 정당 후보 경선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분도 있습니다. 개선 필요성을 느끼십니까. 총선 공천제도는 어떻게 보시나요.

박근혜 = 대선 경선 제도는 쉽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한두 사람이 만든 것도 아닙니다. 수십회 전국을 다니면서 의견을 취합하고 회의도 여러 번 열어 만든 것이기 때문에 취지를 살려 지켜나가는 게 중요합니다. 총선 공천제도는 기본적으로 몇몇 힘 있는 사람, 한 사람이 좌지우지한다든가 마음대로 한다든가 하는 게 문제의 발단이 되거든요. 투명하고 국민이 납득할 만한 공천 기준을 만들고, 그걸 국민께 제시하고 공개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민 앞에 제시해서 그만하면 됐다고 국민이 끄덕거릴 정도로 인정을 받으려면 굉장히 잘 합리적으로 만들어야죠. 오픈프라이머리는 역선택 우려 때문에 시행하려면 여야가 동시에 해야 합니다.

김호기 =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에 대한 수도권 유권자의 불만이 높습니다. 신당은 없다고 하셨으니 당의 리모델링을 염두에 두시는 듯한데, 이번 선거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생각이십니까.

박근혜 = 신당은 아니지만 한나라당이 새 비전, 새 정책, 새 인물로 재창당 수준으로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이 변화를 느낄 수 있다고 인정받을 수 있어야 신뢰를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 당에서도 열심히 하지만 국민의 삶을 지속적으로 진정성을 갖고 챙겨야 합니다. 특히 지금 예산국회이기 때문에 정책이 예산으로 반영돼 내년에 국민의 삶에서 피부에 와닿게 하는 게 중요합니다.

김호기 = 한나라당 지지자들 관심은 박 전 대표가 주도적으로 내년 4월 총선을 치를 의향이 있는지 여부 같은데요.

박근혜 = 저에게 유리하냐 불리하냐는 것은 별로 생각 안 합니다. 정치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게 대의명분이고 역할이나 책임을 진지하게 생각해야지, 계산해서 나에게 유리하냐 불리하냐 따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2004년 당이 너무 힘들게 가라앉았는데, 주변에서는 당을 맡으면 정치 생명도 같이 묻혀지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보수 정당이 완전히 없어지고, 야당이 없어지면 우리나라 정치가 어떻게 되겠나 싶어 사명감으로 당을 맡았습니다. 그런데 총선이니 나와서 이렇게 하라, 말라 하는 것은 국민 앞에 무책임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나선다고 국민이 지지해줍니까. 항상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잘못했다면 크게 반성하고 국민이 ‘왜 우리 삶을 잘 안 챙겼느냐’고 질타하면 진정성을 가지고 국민의 고통을 덜어드리는 정책을 정교하게 만들고 예산 국회에 반영시키면서 진정성을 인정받아야 합니다. 그런 것 없이 선거에 나가서 어떻게 호소를 합니까. 부끄럽게 얼굴을 들고. 공천 파동으로 인해 ‘무슨 공천을 저렇게 했느냐’고 하면 선거에서 지지해달라고 못합니다. 투명한 공천을 위해 다 같이 노력한 다음에 ‘우리가 이렇게 바뀌었고 앞으로도 잘할 거니까 기회를 주고 도와달라’라고 하는 게 정치인의 도리입니다. 그런 전제가 충족됐을 때 저도 최선을 다하는 것이죠. 그 전에는 부끄러워서 못합니다.

이상돈 = 재창당 수준으로 바꾸는 정당이 어떤 통치 철학이나 정치 이념을 지향하느냐가 궁금합니다. 영국에서 강성 노조에 강경책을 내걸고 보수당 장기 집권에 성공한 대처가 있고, 노동당 기반인 강성 노조에 개의치 않고 유연한 ‘제3의 길’을 내건 블레어가 성공적인 총리로 꼽힙니다. 어느 쪽이십니까?

박근혜 = 딱 양분해서 원칙이 더 좋고 유연성은 아니라는 이분법적으로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김호기 = 2009년 스탠퍼드 대학 강연에서 자본주의의 ‘규율’이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또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정책’도 발표했습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내놓은 ‘줄·푸·세’와 비교하면 큰 노선 변화 같습니다. 감세, 탈규제, 민영화, 유연화, 개방화 등으로 특징지어지는 신자유주의 정책의 유효성이 만료됐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박근혜 = 사실 저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줄·푸·세 이야기할 때 우리 경제가 침체돼 있었거든요. 어떻게든지 살려야 한다고 생각했고요, ‘줄’은 감세를 말하는 건데 단기적으로 경기부양, 장기적으로 성장 잠재력을 배양하자는 것이었습니다. ‘푸·세’는 불필요한 규제를 풀고 법치를 세우자는 겁니다. ‘줄’의 감세 부분은 이 정부 들어서 많이 진행됐습니다. ‘푸·세’ 부분은 아직도 유효합니다. 금융위기 때 민간 부분이 너무 탐욕스럽고,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감시 감독을 소홀히 했습니다. 그게 금융위기의 큰 원인입니다. 그런 부분에서 1980년대의 신자유주의가 계속 보완되고 수정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탠퍼드 강연에서 원칙이 바로 선 자본주의를 주장한 것도 신자유주의로 인해 경제 질서의 공정성 같은 것이 훼손되는 부분을 바로잡고 수정하고 고쳐야 한다는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생애주기 맞춤형 복지’를 강조한 것도 신자유주의 결과로 인한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내세우게 된 겁니다.

이상돈 = 박 전 대표는 재정 건전성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현 정부 들어 정부와 공공분야 부채가 증폭했고 일각에서는 위험 수준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박근혜 = 재정 건전성은 소규모 개방 경제인 한국으로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매우 중요합니다. 재정 건전성이 훼손되면 우리 경제가 기댈 곳이 없습니다.

김호기 = 버핏세와 소득세 최고구간 신설 문제에서 쇄신파와 생각이 다르다고 발언하신 걸로 언론에 나왔습니다. 일부에서는 그 발언이 보수 세력 주류를 붙잡기 위한 것 아니냐고 합니다. 더불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날치기한 것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근혜 = 국가가 소중하고 우리나라의 발전이 소중한데 어떻게 자기의 유불리를 따져서 그런 큰 원칙들을 허물면서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까. 어디를 겨냥해서 한 게 절대 아닙니다. 미국에서 버핏세는 장기 자본소득 세율이 낮아서 높아질 필요가 있다고 해서 나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소득세 과세구간을 늘리자는 부자증세로 나타났습니다. 조세를 얘기할 때 그때 그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효성도 중요합니다. (구간 신설은) 1조원도 안되는 세금을 걷자고 소득세의 근간을 건드는 것입니다. 이제 조세 체계도 어느 부분에 합리성이 결여돼 있고, 현재 맞는지를 신중하게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하자는 것이죠. 대주주 주식 같은 금융 자산 부분은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미 FTA는 저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여야 간에 합의를 해오다가 마지막에 투자자-국가소송제가 걸려 그렇게 됐습니다. 결국 여야 합의로 처리 못한 것은 우리 정치 수준이 아직 멀었다, 안타깝다고 생각합니다.

김호기 = 야권에서 부산일보 상황을 두고 ‘박 전 대표가 2005년 정수재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났지만 측근을 내세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박근혜 = 부산일보가 하는 일에 제가 관여를 한 적도 없고 지금도 하지 않죠. 정수장학회는 이미 사회에 환원된 공익재단이거든요. 저는 2005년 퇴임했어요. 이후 재단 경영에 일절 관여한 적도 없고 관여해서도 안됩니다. 다만 부산일보가 저렇게까지 된 것에는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대화로 이 문제가 원만히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이상돈 = 야권은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면 4대강 사업에 대한 청문회를 열어 진상을 규명한다고 하고 여러 문제로 비판의 대상이 된 검찰을 개혁할 것이라고 합니다.

박근혜 = 검찰이 비판받는 몇 가지 포인트가 있지 않습니까. 정치권에 휘둘린다는 비판도 받고, 수사 절차가 그냥 그대로 예전 관행대로 간다든지, 권력이 집중돼 있는데도 견제하는 기관이 없다는 비판입니다. 그런 국민의 비판을 받지 않도록 근본적으로 쇄신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부에서 대운하 대신 4대강 사업을 최대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이라서, 제가 언급하기가 부적절하고 또 결과를 평가하기도 어렵습니다. 정부가 추진하고 책임질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호기 = 10월26일 재·보선 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한 사람이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 비서로 밝혀졌습니다. 우리 민주주의 기본질서를 유린한 중대 범죄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박근혜 = 충격적인 사건이고요. 있을 수 없는 불법이 저질러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의혹 없이 철저하게 수사를 하고 엄벌에 처해야 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단호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호기 = 박 전 대표가 꿈꾸는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입니까.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무엇이 시대정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특히 큰 어려움을 겪는 2040세대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싶으십니까.

박근혜 = 지금은 국민 개개인의 행복이 중요한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이익만 생각할 게 아니라 공동체의 행복도 중시해야 합니다. 국민이 꿈을 꾸고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이 되고 그런 나라가 돼서 국민이 행복해하는 나라를, 제가 할 수 있다면 꼭 만들어 내고 싶다는 생각이고요. 복지, 경제, 과학기술 모두 국민의 행복과 자아실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40세대의 젊은이들이 미래의 꿈을 꿀 수 있고 열정을 가지고 실현해 나가는 희망을 갖는 나라, 제가 그걸 만약에 할 수 있다면 꼭 만들어 내겠다는 생각을 깊이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힘들지만 꿈과 희망을 잃지 마시라고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