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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표와의 대화 - 이상돈 교수 후기

박근혜 전 대표와의 대화 - 이상돈 교수 후기주소복사

작성자
이영숙
작성일
2011.12.07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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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표와의 대화 - 이상돈 교수 후기


‘정치인 박근혜’를 인식하게 된 계기는 물론 2004년 총선에서였다. 박근혜 당시 당 대표는 침몰 위기에 처한 한나라당을 구해내서 양당 정치의 틀을 지키는 데 성공했다. 그 후 박근혜 대표는 국가보안법 개정 시도에 반대했고, 사립학교법 개정에 반대해서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대항마로서, 그리고 차기 대통령 주자로서의 지위를 확보했다.

당시 나는 추운 겨울에 두꺼운 코트를 입고 사학법 개정 무효화를 외치면서 거리유세를 나선 박근혜 대표를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 거리에서 정권에 반대하는 집회를 주도한다는 사실이 정말 믿기지가 않았다.

당시 나는 사학법 개정이 사적 영역에 대한 정부의 부당한 개입이며, 개인의 선택권과 사적 자치를 침해한다는 내용의 칼럼을 여기저기 많이 발표했다. 당시 집단소송 도입과 사학법 개정에 반대하는 기명 칼럼을 신문지상에 많이 발표했던 탓에 나는 ‘보수 논객’이란 말을 듣게 됐으니, 그 점에서 박 전 대표와 인연이 있는 셈이다.

나는 지금도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박 전 대표가 후보가 되었더라면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의 많은 부분을 피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박 전 대표 덕분에 국회에 진입한 많은 사람들이 이른바 대세를 좇아 박 전 대표 옆을 뜨는 것을 보고 나는 “저럴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결국 그 해 대선에선 이명박 후보가 당선됐는데, 나는 새 정권이 실패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한 나의 생각은 이제 100% 현실로 나타났다.

박 전 대표는 부친인 박 대통령과는 떼어 생각할 수 없는데, 그것은 박 전 대표에게 일종의 운명처럼 되어 있다. 몇몇 매체에서 요즘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있었던 일을 새삼스럽게 재조명하는 것도 물론 박 전 대표와 관련이 있다. 그런가 하면 ‘보수’를 자칭하는 사람들은 박정희 대통령을 지나치게 미화하고 우상화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태도는 박 전 대표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총선과 대선이 있는 2012년을 앞두고 오랜만에 신문과 하는 첫 대담인 이번 대화에서 박 전 대표는 현 정부가 국민의 삶을 보살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책 분야에선 요즘 논쟁의 핵심으로 떠오른 복지와 증세 문제가 주로 거론되었고, 정치와 관련해서는 현 정권과의 차별화가 불가피하다는 표현이 있었다. 박 전 대표의 화법은 매우 신중한데, 그것은 아직도 집권세력이 멀쩡히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박 전 대표에게는 원칙과 유연성, 신뢰와 변화 같은 상호 충돌하는 가치가 같이 존재하고 있다. 서로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러한 가치가 내년 선거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또 어떻게 평가될지, 그것이 궁금하다.


이상돈 | 중앙대 교수·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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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영숙
작성일
2011.12.07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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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표와의 대화 - 이상돈 교수 후기


‘정치인 박근혜’를 인식하게 된 계기는 물론 2004년 총선에서였다. 박근혜 당시 당 대표는 침몰 위기에 처한 한나라당을 구해내서 양당 정치의 틀을 지키는 데 성공했다. 그 후 박근혜 대표는 국가보안법 개정 시도에 반대했고, 사립학교법 개정에 반대해서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대항마로서, 그리고 차기 대통령 주자로서의 지위를 확보했다.

당시 나는 추운 겨울에 두꺼운 코트를 입고 사학법 개정 무효화를 외치면서 거리유세를 나선 박근혜 대표를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 거리에서 정권에 반대하는 집회를 주도한다는 사실이 정말 믿기지가 않았다.

당시 나는 사학법 개정이 사적 영역에 대한 정부의 부당한 개입이며, 개인의 선택권과 사적 자치를 침해한다는 내용의 칼럼을 여기저기 많이 발표했다. 당시 집단소송 도입과 사학법 개정에 반대하는 기명 칼럼을 신문지상에 많이 발표했던 탓에 나는 ‘보수 논객’이란 말을 듣게 됐으니, 그 점에서 박 전 대표와 인연이 있는 셈이다.

나는 지금도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박 전 대표가 후보가 되었더라면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의 많은 부분을 피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박 전 대표 덕분에 국회에 진입한 많은 사람들이 이른바 대세를 좇아 박 전 대표 옆을 뜨는 것을 보고 나는 “저럴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결국 그 해 대선에선 이명박 후보가 당선됐는데, 나는 새 정권이 실패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한 나의 생각은 이제 100% 현실로 나타났다.

박 전 대표는 부친인 박 대통령과는 떼어 생각할 수 없는데, 그것은 박 전 대표에게 일종의 운명처럼 되어 있다. 몇몇 매체에서 요즘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있었던 일을 새삼스럽게 재조명하는 것도 물론 박 전 대표와 관련이 있다. 그런가 하면 ‘보수’를 자칭하는 사람들은 박정희 대통령을 지나치게 미화하고 우상화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태도는 박 전 대표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총선과 대선이 있는 2012년을 앞두고 오랜만에 신문과 하는 첫 대담인 이번 대화에서 박 전 대표는 현 정부가 국민의 삶을 보살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책 분야에선 요즘 논쟁의 핵심으로 떠오른 복지와 증세 문제가 주로 거론되었고, 정치와 관련해서는 현 정권과의 차별화가 불가피하다는 표현이 있었다. 박 전 대표의 화법은 매우 신중한데, 그것은 아직도 집권세력이 멀쩡히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박 전 대표에게는 원칙과 유연성, 신뢰와 변화 같은 상호 충돌하는 가치가 같이 존재하고 있다. 서로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러한 가치가 내년 선거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또 어떻게 평가될지, 그것이 궁금하다.


이상돈 | 중앙대 교수·법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