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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등록금문제,균형잡힌 대북정책.실업문제

박근혜, 등록금문제,균형잡힌 대북정책.실업문제주소복사

작성자
이영숙
작성일
2011.12.07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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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MB와의 차별화 종착점은?
등록금·대북정책·증세 등 정책 차별화 행보…일각 "대통령 직접 겨냥하라"


최근들어 활발한 언론 인터뷰 및 외부특강, 정책세미나 등으로 대선행보를 본격화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정책으로 현 정부와 차별화를 꾀하는 모양새다.

박 전 대표는 대학등록금부터 대북정책, 감세 등 다양한 정책분야에서 현 정부와 선을 긋고 획기적인 정책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정치권은 박 전 대표의 정책 차별화를 자연스러운 대선행보임과 동시에, 자신의 지지율까지 잠식하고 있는 현 정권과 거리를 두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 정부, 성장의 온기 퍼지지 않아"

박 전 대표는 최근 종합편성채널들과 가진 연쇄 인터뷰에서 이명박 정부에 대한 평가를 묻자, "성장을 중시하며 많은 노력을 했는데, 성장의 온기가 국민들에게 골고루 퍼지지 못한 것이 제일 안타깝고 아쉽다"고 평했다. 같은 맥락에서 "이제 우리 경제를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도 했다.

그래서인지 최근 박 전 대표가 쏟아낸 정책들은 현 정부와 다른 방향을 향한다. 젊은 층의 가장 큰 관심사인 대학등록금 부담완화 정책에 대해서는 '더 많은 재정투입, 학자금 대출제도 개선'을 주장하고 있다.

현 정부가 야당의 '반값 등록금' 요구에 난색을 표하며 내년 예산안에 1조9000억원정도 투입하는 데 그친 것을 두고는 날을 세운 발언도 했다.

지난달 23일 대학생들과 간담회에서 박 전 대표는 "정부가 그(대학등록금)에 대해서는 면목이 없는 것"이라며 "국회 교과위에서 (예산) 4000억원을 증액했는데 이것도 많이 부족하다"고 했다. 또 "학자금은 물가를 빼면 거의 제로(0) 금리로 돼야 한다"며 등록금의 적립금 전용 금지, 대학 평가기준 변화 등도 요구했다.

대북정책에서도 현 정부와의 차별화가 뚜렷하다.

박 전 대표는 종편과 인터뷰에서 "한쪽으로 편중된 것은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다"며 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편입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해야 한다. 유연할 땐 더 유연하고 강경할 땐 더 강경한 '균형잡힌 대북정책'을 추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밖에도 실업문제 해결을 위해 실업률이 아닌 고용률로 정책 지표를 바꿀 것과 창업분야 지원 강화, 정부 차원에서 '핵심 직업능력평가제도 도입', 근로장려세제(EITC)는 적용 대상 확대 등을 주장하고 있다.

◇"자본이득은 증세 필요"…당론 끌어낼까

특히 여권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증세를 두고는 정부는 물론, 당과도 입장이 엇갈려 사실상 당의 '최대 주주'인 박 전 대표의 의중대로 증세 논의가 관철될 지 주목된다.

대대적인 감세를 추진해 온 현 정부는 일단 당내 논의 중인 증세에는 부정적이다.

박 전 대표도 당 지도부·쇄신파들이 주장하는 '소득세 구간 신설', 이른바 '부자증세'에는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자본이득에 대한 증세에는 찬성이다. "주식 등 금융소득에 대한 양도소득세 등 자본소득에 대한 세금은 너무 약하기 때문에 이들을 종합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 대주주의 주식 양도 차익과세 등은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소득세 구간 신설을 통해 걷히는 세금이 1조원이 못 되는 반면, 비과세 일몰 및 준조세 등을 제대로 정리하면 거둘 수 있는 게 2조원이 넘는다"고 현 세제가 개선될 필요가 있음을 지적했다.

당에 증세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한편, 정부에도 일정 부분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비춰진다.

한 측근은 뉴스1과 통화에서 "박 전 대표의 정책행보를 차별화를 위한 차별화로 보면 안된다"며 "물론 아직 아이디어 차원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더 다듬을 정책구상도 있지만, 우리 경제와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생각하고 오랜 연구 끝에 공개한 것"이라고 전했다.

◇"대통령 직접 겨냥하라"

하지만 박 전 대표가 현 정권과 진짜 차별화를 하려면 직접 나서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국정기조 전환을 요구하고, 측근비리를 비판하는 등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권자들이 여당과 대통령을 동일시하는 상황에서 정책 차별화는 소극적인 차원일 뿐, 더 명확한 신호를 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앞서 당 쇄신파들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참패 후 이 대통령에게 대국민 사과와 국정기조 전환 등을 요구했고 박 전 대표는 이에 대해 "귀 담아 들을 얘기"라고 힘을 실었던 적이 있다.

그러나 공개적으로 대통령을 향해 목소리를 높인 적은 없다. 그는 지난 5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도 이 대통령의 탈당에 대한 질문을 받고 "(탈당보다는) 당이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고, 대통령 측근비리에 대해서도 "고위층 비리를 상시 감독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직접적인 비판은 피해갔다.

고성국 정치평론가는 "결국 대통령이 한나라당 당적을 버려야 해결되는 문제인데, 대통령을 쫓아내면 볼썽사납게 비칠 수 있어 박 전 대표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진정성 있는 정책으로 자연스럽게 차별화를 꾀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차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