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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신공항 ‘혁신’ 참고서] 2. ‘경제‧환경’ 두 마리 토끼 잡아낸 공항

[경기신공항 ‘혁신’ 참고서] 2. ‘경제‧환경’ 두 마리 토끼 잡아낸 공항

  • 김현우 기자
  • 승인 2024.06.17 17:40
  • 수정 2024.06.17 20:12

▲ 오스트리아 빈 국제공항은 친환경 에너지를 통한 '탄소중립'에 성공해 세계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다. 사진은 공항 내 무수하게 설치된 태양광 패널./김철빈기자 narodo@incheonilbo.com

 

인구 200만에 불과한 도시가 유럽의 산업‧무역을 좌우하는 허브로 자리매김했다. 전 세계 관심사인 탄소중립을 완성했다. 오스트리아 빈 국제공항은 이처럼 ‘경제’와 ‘환경’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낸 모델로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10~20년은 빠르게 혁신했다. 섞이기 어려운 두 과제의 공존, 오스트리아는 어떤 해답을 찾았을까.

 

▲‘물류’에 집중투자…1조원 넘는 매출

오스트리아 빈 국제공항은 기본적으로 중부 및 동‧서부 유럽을 잇는 위치에 있다. 이에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인근 나라 접경지에서 고속도로와 다뉴브강 내륙 운하를 통해 전달된 화물이 공항을 거쳐 또 다른 나라로 수출되는 등의 ‘글로벌 관문’ 역할을 해왔다.

정부는 그 기능에 착안, 화물 수송이 활발해지도록 지금까지 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다. ‘24~48시간 이내 도달’을 목표로 했다. 많은 항공편과 항공사 유치는 물론, 특수 설비를 확보하는 등의 방안을 썼다. 예를 들어 터미널 바로 근처에 화물 전용 주차장 10개를 뒀고, 의약품‧식품 등 온도에 민감한 물류를 전담하는 시설을 만들었다. A4 고속도로와의 직접 연결, 램프 환승을 비롯해 로봇 자동 분류, 전자 데이터 교환 (EDI) 시스템 등도 갖춰 신속한 처리가 가능하다.

또 미취항 도시에서 의뢰자가 원하는 터미널까지 화물을 전하는 ‘로드 피더 서비스(Road Feeder Service)’는 유럽 23개 국가까지 확장했다. 통관‧관리‧포장 등이 이곳에서 한 번에 받을 수 있게 서비스를 구성했다.

빈 국제공항의 연간 화물 실적은 20만~30만t에 육박한다. 이를 기반으로 공항 운영 그룹(Flughafen Wien Group‧민간-지자체 합작) 매출액은 2022년 6억 9300만 유로, 2023년 9억 3200만 유로 등 점차 상승세다. 2024년 추정치는 10억 유로를 돌파한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올 2월에는 경쟁력을 더욱 키우고자 7만여㎡ 규모의 제3터미널 건설에 착공했다. 2027년 완공 계획이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인천공항을 제외한 남은 지방공항의 화물 실적은 수만~수천t에 불과해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 최근 경기도가 화물 기능에 특화한 신공항을 추진하고 있다.

▲ 지난 4월 18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슈베하트에서 만난 주민들이 공항으로 인한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볼프강씨, 멜라니씨, 파울씨./김철빈기자 narodo@incheonilbo.com

공항이 부르는 경제 창출로 인근 도시는 크게 성장하고 있다. 수익금 중 일부는 주민 소음피해 보상, 지역 인프라 확충 등 기금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지난 4월 18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슈베하트에서 만난 파울(31)씨는 “교통의 발달과 늘어나는 일자리는 공항으로 인한 확실한 베네핏(혜택)”이라며 “공항이 커지면서 도시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멜라니 코프라이터(38‧여)씨는 “항상 새로운 주거지와 인프라가 개발이 되고, 거주자가 늘어나고 있다. 많은 지인이 공항 관련 일자리를 얻어 생활한다”고 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볼프강(37)씨는 “많은 인프라가 조성되고 인구가 유입됨으로써 코로나19 위기 이후에 상권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친환경 공항’ 완벽 구현

빈 국제공항의 최대 강점은 따로 있다. 환경이다. 이미 2023년부터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0’에 맞추는 중립 운영 체계로 돌입했다. 우선 8개의 발전시설이 4000만kWh(킬로와트시)의 전기를 생산한다. 24만㎡ 면적에 있는 5만5000개의 패널은 24MW(메가와트)의 출력을 제공한다. 이는 공항의 연간 전기 소비량 약 40%를 감당할 수 있다. 실제 빈 국제공항의 활주로 일대와 건물 옥상은 까만 패널이 빼곡한 모습이다.

 

▲ 빈 국제공항 주변으로 풍력발전소가 배치돼있는 모습./김철빈기자 narodo@incheonilbo.com

다음으론 ‘그린에너지’다. 산업 폐열이 에너지로 변환돼 정유소 라인을 통해 직접 공항에 전달되고 있다. 기업 사무실 등이 있는 단지 내 건물은 ‘스마트 냉‧난방 관리 시스템’으로 지열을 에너지로 바꿔서 쓴다. 450개의 설비와 길이 39㎞ 파이프를 거쳐 생산된다.

공항은 현재 약 380대의 업무용 전기 차량을 운영하고 있으며, 세계 최초로 초고속 충전 장치를 대량 도입할 예정이다. 지금 기록으로는 연간 약 6만t에 달하는 CO2를 절약하고 있다. 폐수 오염도를 측정하고 처리-배출 여부를 결정하는 기술도 사용하고 있다. 빗물은 따로 분리해 흐르도록 했다.

친환경을 위해 약 10년 동안 1000건이 넘는 세부 작업을 거쳤다고 알려진 빈 국제공항의 노력은 ‘이마스(EMAS)’를 취득한 것으로도 입증된다. EMAS는 유럽연합(EU)이 심사하고 보증하는 권위 있는 인증 제도다. EMAS를 유지하려면 에너지 효율성, 비용 절감, 폐기물 생성 등을 놓고 주기적으로 감사받아야 한다. 정보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는데, 그 차원에서 빈 국제공항은 3~4년 단위로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발간한다.

이밖에 폐식용유 등으로 만든 지속가능 연료 ‘SAF’ 사용을 늘려가고 있다. 빈 국제공항은 2033년까지 탄소중립보다 더욱 광범위한 의미의 넷제로(NetZero)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한 상태다. 넷제로가 되려면 배출 저감과 함께 다양한 상쇄 기술이 있어야 한다.

빈 국제공항 관계자는 “친환경에 많이 투자하고, 각종 선진국형 조건을 구현하고 있는 유일한 공항”이라며 “2022년 ACI(국제공항협의회)와 항공 산업 전문지 페이로드 아시아(Payload Asia)로부터 화물 처리, 환경 보호 등 부문으로 최고의 공항으로 평가받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는 김동연 경기지사가 RE100, 탄소중립 등에 드라이브를 건 만큼 경기국제공항 구상 과정에서 친환경을 반영할 전망이다. 인천공항의 경우, 지난달 2040년까지 운영 에너지를 100% 재생 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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