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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영 수원현미경(107)] 아쉽다! 심재덕 시장의 이루지 못한 꿈- 김충영 논설위원 / 도시계획학 박사

[김충영 수원현미경(107)] 아쉽다! 심재덕 시장의 이루지 못한 꿈- 김충영 논설위원 / 도시계획학 박사

기자명김충영 논설위원 입력 2023.03.20 01:10


세계적 야외공연장 조감도. 창룡문과 연무대 앞을 하나의 광장 겸 공원으로 계획한 조감도. (자료=수원시 화성주변 정비계획보고서)

1997년 12월 6일 수원화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지 25년이 지났다. 그동안 수원시는 혼신의 노력을 다해 오늘의 수원화성을 만들었다. 그 결과 요즘 수원화성의 주말은 그야말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관광객이 찾아온다.

필자는 매일 아침 매탄3동에서 경수산업도로를 통해 수원화성 내 매향동 작업실로 출퇴근을 한다. 지난 토요일 오후 2시쯤 동수원고가 차도~못골사거리~창룡문 사거리를 통해 성 안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동수원고가차도부터 차량이 밀렸다. 창룡문 사거리에서 몇 번의 신호를 받은 끝에 들어올 수 있었다. 성 안의 사정은 더욱 심각했다.

필자는 지난 2021년 1월 25일자 본란(3회차)에 ‘심재덕 시장의 이루지 못한 꿈-세계적 야외공연장’을 쓴 일이 있다. 시장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한 화성관련 사업은 창룡문과 연무대 사이의 끊어진 성곽을 잇기 위해 동서방향으로 지하차도를 건설하고 그 위에 세계적인 야외공연장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 계획은 단순히 하나의 야외공연장을 만드는 일에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화성의 100년을 내다보는 구상이었다. 심 시장이 수원문화원장 시절 외국의 많은 문화유적지를 둘러보고 내린 결론은 화성 내 관광객 차량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수원화성의 기본구상은 관광객의 차량을 화성 밖에 주차시키고 창룡문을 통해 걸어 들어오거나 셔틀 차량을 이용하게 하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 제일 먼저 추진한 일은 창룡문과 연무대 주변의 정비계획이었다.

첫 번째로 창룡문과 연무대 부분에 세계적인 야외공연장을 만들기 위해 동서방향의 지하차도를 만드는 것이었다.

두 번째는 끊어진 성곽을 연결하고 도로위를 덮어 공원을 만드는 일이었다.

세 번째는 창룡문 밖을 정비하는 일이었다. 창룡문앞을 정비해 광장을 조성하고 관광안내소를 만드는 것이었다.

네 번째는 창룡문 밖에 대형 주차장을 조성하는 일이었다.

창룡문 주변의 2022년 9월 모습. (사진=수원시 항공사진서비스)

심재덕 시장의 이러한 구상은 차근차근 진행됐다. 1996년부터 지하차도를 만들기 위해 기본설계에 착수했다. 그러나 동서방향으로 지하차도 건설이 어렵다는 여론에 따라 대안으로 성곽을 연결하는 통로 박스(Box)를 만들고 그 위를 덮어 야외공연장을 만드는 계획을 추진했다. 1차 사업으로 성곽연결 사업을 추진했다.

2차 사업은 2000년부터 창룡문 밖의 정비 사업이 진행됐다. 설계에 이어 보상이 추진되고 2001년부터는 공사가 추진됐다. 우선적으로 창룡문 앞에 계단식 광장이 조성되고 관광안내소와 1단계 주차장이 조성됐다.

3차 사업은 창룡문 안의 야외공연장 사업이 추진됐다. 우선적으로 활터(연무정)주변의 민가 보상이 추진됐고, 공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2002년 6월 심재덕 시장이 민선3기 선거에서 낙선했다. 후임 김용서 시장 인수 위원회는 창룡문 주변에서 진행되는 일련의 사업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창룡문 안팎에서 진행되는 사업의 타당성을 따지는 것이었다. 투자비에 비해 효과가 미흡하다는 것이었다.

창룡문 밖 관광안내소(현재 수원플라잉사무소) 모습. (사진= 김충영 필자)

창룡문 밖에 추진되는 사업은 그 상태로 마무리 짓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특히 관광안내소가 전통양식이 아니라고 했다. 현대식 건물에 한옥 지붕을 씌울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양복에 갓을 쓰는 모양이 될 것이라고 설득을 해서 그대로 둘 수 있었다.

창룡문 안쪽에 추진되는 야외공연장은 중단되고 대신 주차장이 조성됐다. 일련의 사업은 심재덕 시장의 낙선으로 인해 정책이 변경되면서 수원화성의 기본틀이 송두리째 바뀐 것이다. 오늘의 화성의 교통과 주차, 관광객동선 문제는 정책의 전환에 따라 발생된 문제점이다.

현재 팔달경찰서를 짓기위해 건물 철거가 완료된 모습. (사진=김충영 필자)

제일 아쉬운 점은 이후에 진행됐어야 할 창룡문 밖 대형주차장 조성 사업이다. 기본구상의 변경으로 더 이상 추진되지 못했다. 그곳은 현재 건물 철거가 완료돼 얼마 안 있으면 지어질 수원 팔달경찰서 자리다.

심재덕 시장의 계획대로 추진돼 성 밖에 차량을 주차하고 창룡문을 통해 성안으로 들어가도록 했다면 오늘날 수원화성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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