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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진안신도시 '이대로' 추진하면 안 된다

[사설] 진안신도시 '이대로' 추진하면 안 된다

인천일보

승인 2022.04.27 16:27

수정 2022.04.27 16:44

2022.04.28 19면

 

전투기 소음 논란을 빚는 화성 진안신도시 건설에 대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주민들의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LH는 전략환경영향평가의 일환으로 전투기 소음을 측정한 결과 오는 8월 신도시 조성에 착수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주민들은 LH의 소음 측정시기와 방식에 결함이 크기 때문에 결과를 전혀 신뢰할 수 없다며 신도시에 강력 반대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25일 열린 공청회는 두 입장 사이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단지 재측정 가능성만 제시되었을 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재측정을 실시한다고 해서 해결의 실마리가 풀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본다. 우선 LH와 주민이 합의하는 재측정 조건에 합의하기가 쉽지 않다. 제10전투비행단의 전투기 소음은 훈련 스케줄과 방식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다. 기밀 보안 속에 이뤄지는 군사 훈련의 특성 상 이를 반영한 측정이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측정 지점, 날씨와 풍향 등 다른 조건들도 감안해야 한다. 재측정은 사업 시행 일정에 초조한 LH의 고육지책일지언정 대안이 되기 어렵다.

그동안 수원과 화성 일대 전투기 소음에 관한 측정 데이터는 상당히 축적되어 있다. 20년 전부터 문제가 제기되어 국방부와 자치단체에서 여러 차례 측정한 자료다. 이에 따르면 452만㎡에 이르는 진안신도시 예정지 일부 지점은 80웨클이 넘어 소음피해보상금 지급대상이다. 85웨클 이상인 지점이 예정지의 20%에 이른다는 국방부 자료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LH가 최근에 규정을 지켜 3차례 측정했다는 결과에는 신도시 예정지의 전투기 소음이 61~72웨클로 나타났다. LH가 축적된 자료를 무시하는 한 재측정을 아무리 다시 해도 주민들을 전혀 설득시킬 수 없다.

문제 해결의 관건은 재측정이 아니라 군비행장 이전 일정 제시다. 애초에 전투기가 매일 뜨고 내리는 군비행장 인근에 신도시를 세우기로 한 결정 자체가 무리수다. 주택공급 확대가 발등의 불이라 해도 군사시설 보호구역에서 불과 500m 떨어진 곳에 2만9000세대 규모의 신도시를 짓는 일이 더는 정당화될 수 없다. 최소한 언제 어떻게 군비행장을 옮기겠다고 공개 약속한 후에 신도시 건설에 착수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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