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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로비스트 박태규·박근혜 만남 증언 녹취 있다

[단독]로비스트 박태규·박근혜 만남 증언 녹취 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ㆍ박씨 전 기사 ‘정황’ 담긴 파일 검찰 제출
ㆍ부산저축은행 구명 로비 관련 진위 주목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72·사진)의 운전기사가 2010년 박씨와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60)이 만난 정황을 뒷받침하는 제3자의 증언이 담긴 녹취파일을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달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70)가 부산저축은행의 퇴출을 앞두고 박씨와 만났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 전 위원장은 박 원내대표를 고소한 상태여서 양측의 진위
공방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허철호 부장검사)는 지난 15일 박씨의 운전기사를 지낸 ㄱ씨에게 통화 녹취파일을 건네받아 분석 중이다. 녹취파일에는 박씨와 친분이 두터운 증권사 임원 김모씨의 운전기사 ㄴ씨의 증언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ㄴ씨는 ㄱ씨와의 통화에서 “박씨가 우리 차에 탑승한 뒤 김씨에게 ‘박 전 위원장과 만났다’고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개로 ㄱ씨는 검찰에서 “박씨가 2010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중 어느날 점심 무렵 차에 타더니 ‘방금 박 전 위원장과 만났다’고 했다”며 “내가 묻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얘기했다”고 진술했다.

ㄱ씨는 박씨가 부산저축은행에서 구명로비 청탁과 함께 거액을 받고 이를 정·관계 인사들에게 전달한 혐의로 구속됐을 때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ㄱ씨는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55) 등에게 박씨가 금품을 건넨 정황을 자세히 묘사해 법원에서 금품을 받은 사람들이 유죄 판결을 받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검찰은 2010년 11월의 만남 진위와 관련해 박씨와 ㄱ씨의 진술이 엇갈리는 만큼 두 사람의 대질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앞서 박씨는 검찰에서 “G20 정상회의 기간 중에 박 전 위원장과 내가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때 신문사 편집국장과 방송사 보도국장이 모인 식사 자리에 참석했다가 그 자리에서 박 전 위원장과 인사한 적은 있다고 했다.

지난달 18일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박 전 위원장이 박씨와 여러 차례 만났는데 이 만남이 저축은행 로비에 어떤 작용을 했는지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전 위원장은 박씨와의 관계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박씨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고 만난 적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후 박 전 위원장은 박 대표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또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에서 같은 주장을 편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44)와 주진우 시사인 기자(39)를 같은 혐의로 고소했다.

지난 4일 박 전 위원장의 동생 박지만씨(54)도 <나는 꼼수다>의 진행자들을 상대로 고소장을 냈다. 박씨는 고소장에서 “지난 4월 <나는 꼼수다>에서 진행자들이 ‘박태규와 박근혜, 박근혜 동생이 부산저축은행이 망하기 직전에 집중적으로 만났다’는 식으로 발언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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