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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아이파크 붕괴 사고 '불똥 튄 수도권'

광주광역시 아이파크 붕괴 사고 '불똥 튄 수도권'

발행일 2022-01-18 제2면

taxi226@kyeongin.com

광주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7일째인 17일 오후 관계자들이 설치가 완료된 해체용 크레인을 이용해 붕괴 건물에 기대어 있는 타워크레인 해체를 위해 사전 작업하고 있다. 2022.1.17 /연합뉴스

광주광역시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의 여파가 수도권에 들이닥쳤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참여를 타진한 경기도 내 재개발 현장 곳곳에서도 현대산업개발 퇴출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현대산업개발은 회장 사퇴라는 초강수를 뒀지만 논란을 잠재우지는 못하고 있다.

17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현대산업개발이 수주한 아파트 재개발 및 재건축 사업장은 총 16곳이다. 화성시 반정동 반정 아이파크 캐슬과 수원시 영통구 영통 아이파크 캐슬, 영통 2구역(매탄주공 4 ·5단지) 등 12곳은 시공 예정이거나 현재 시공이 진행 중이다.

현산 수주 도내 재개발·재건축 16곳

안양 관양동 퇴출운동 수원에 불씨

영통2구역, 불안 번지며 매물 잠겨

지난 15일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현대아파트에서 일부 조합원들에 의해 시작된 현대산업개발 퇴출 운동(1월17일자 2면 보도="현대산업개발 떠나달라" 현수막 내건 아파트)의 불씨는 수원시로 옮겨붙는 형국이다. GS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공동 시공을 앞둔 수원 영통2구역(매탄주공 4·5단지 부지)은 사고 후 불안 섞인 목소리가 번지며 매물이 잠겼다.

 

한 공인중개사는 "사고의 여파인지 최근 거래량이 거의 없다. 전용면적 57㎡의 경우 평균 9억원에서 거래됐지만 현재 8억7천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고 말했다.

16일 안양 관양동 현대아파트 입구에 재건축 관련 현수막이 붙어 있다. 재건축조합, 건설사 현수막 사이로 현대산업개발 반대 내용을 담은 한 단체의 현수막이 보인다. 2022.1.16 /연합뉴스

입주민 우모(44)씨는 "사고 영상을 보니 현대산업개발이 과연 대형 건설사가 맞나 의심이 든다. 우리들도 더 늦기 전에 퇴출 등 강력한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통2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 측은 조합원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조합 측은 "재개발 사업 일정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현대산업개발과의 계약 해지는 조심스러운 부분"이라면서도 "이윤은 나누더라도 GS건설이 단독 시공할 수 있게 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이번 주 내로 조합원들에게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수원시 영통동 아이파크 캐슬 3단지 인근 주민들도 상황은 마찬가지. 공사 현장으로부터 20m 떨어진 곳에 고등학교가 위치해 있어 학부모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학부모 윤모(46)씨는 "뉴스를 보니 광주 사고 당시 파편이 수십 미터 많게는 수백 미터까지 떨어졌다고 하더라"라며 "혹시나 사고가 발생하면 학생들의 안전이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17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 현장 부근 실종자 가족대기소로 들어가고 있다. 2022.1.17 /연합뉴스

정몽규 회장 대국민 사과후 '사퇴'

시민단체 등 여론 잠재우지 못해

현대산업개발을 둘러싼 여론이 급격하게 악화되자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은 17일 대국민 사과와 함께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정 회장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현대산업개발은 환골탈태하는 자세로 완전히 새로운 회사로 거듭나겠다. 사고를 수습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그룹차원에서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약속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정 회장이 모든 책임을 통감하며 사퇴했지만 여론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안전사회시민연대와 수원아이파크시티 발전 및 소송위원회는 현대산업개발 본사 앞 광장에서 17일 현대산업개발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시민연대 관계자는 "HDC 현대산업개발의 건설 면허를 취소해 사고를 밥 먹듯이 야기하는 업체가 다시는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승택기자 taxi22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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