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당내 민주화 위험수준`…박근혜 정조준

정몽준 "당내 민주화 위험수준"…박근혜 정조준

| 기사입력 2012-02-07 14:04

【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여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7일 "현재의 공천 심사 구조가 2008년 '공천학살'때와 너무 유사해서 걱정"이라며 당내 민주화를 촉구했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리는 의원총회에 앞서 언론에 배포한 의총 발언문에서 "비상상황을 명분으로 해서 반대세력을 몰아내는 공천학살을 하면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의원은 "2008년 당시 공천심사위원회를 포함해서 공천과정이 특정 계파를 중심으로 움직여 결국 친박(박근혜계) 학살로 나타났다"며 "그래도 그 때는 친박인 강창희 의원이 공심위에 포함돼있었고 최고위원회에도 친박 최고위원 3명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런 배려도 없다. 위험한 수준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천은 선거 승리를 위해 하는 것이지, 특정인의 향후 입지를 고려해서 하면 안 된다"며 "선거후 비판세력을 없애겠다는 생각에서 공천을 하면 결국 당도 어려워지고 그것을 주도한 사람도 망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공천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해야 하는데 벌써 살생부가 돌아다니고 사무처의 자료가 언론에 나가고 하는 것이 심상치 않다"며 "공천에서 떨어지더라도 출마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는다는 것은 공천이 공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정 의원은 특히 "당명 개정을 하느냐 안 하느냐 하는 것보다 중요한 문제가 당내 민주화"라며 "(박근혜 비대위가) 공천을 무기로 의원들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막고 있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잘못했다고 비판받는 이유는 인사를 제대로 못하고, 소통 안 하고, 정치를 무시하고, 잘못해도 사과를 안 하는 점"이라며 "그런데 우리 지도부, 비대위가 바로 이런 잘못을 똑같이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효율을 앞세워 폐쇄적으로 일을 한다면 우리가 비판하는 권위주의와 무엇이 다르냐"며 "우리가 믿는 자유민주주의의 장점은 다소 비효율적으로 보이더라도 소통과 협의를 통해 통합을 구현하고 최선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인적 쇄신이나 정책 쇄신보다 더 중요한 것이 당내 민주화"라며 "그런데 지금 비대위는 중요한 문제에 대해 소통을 하지 않고 밀어붙이면서 쇄신에 역행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러니 비대위가 열심히 한다고 해도 당의 지지도가 안 오르는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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