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국선열’ 용어 제대로 알고 쓰자 | |||||||||||
김재영 광복회 홍보팀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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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가 조사한 바로는 호국보훈의 달이 시작되는 6월초만 해도, 크고 작은 언론 10곳에서 ‘순국선열’에 대한 용어를 제대로 쓰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을 충분히 갖고 면밀히 조사했다면 아마 그 수는 더 늘어날 것이다. 해당 언론들의 잘못된 유형은 크게 두 가지. 호국 전사자의 비석 사진을 찍어 놓고, 기사의 내용과 제목은 ‘순국선열...’로 쓰거나, 사진과 기사 모두 호국 영령에 관하여 쓰여 있는데, 제목에는 버젓이 ‘순국선열...’로 뽑혀 있는 경우다. 전자의 경우는 단순 실수로 볼 수도 있지만, 후자의 경우는 다분히 편집자의 의도가 읽혀진다. 하지만 두 경우 모두 순국선열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은 한가지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은 개념자체가 분명히 다르다. 국어사전에는 순국선열의 사전적 의미를 ‘나라를 위하여 싸우다 죽은 윗대의 열사’로 표기하고 있다. 첨언하면, 이민족에게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하여 자발적으로 독립투쟁을 벌이다가 전사, 옥사, 병사한 이들이 바로 순국선열이며, 이들의 숫자는 독립운동 참여자 연인원 300만명 중 15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2003년 9월 보훈처 국정감사 자료 참조). 이에 비해 호국영령의 사전적 의미는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킨 명예로운 영혼’이다. 국가의 부름을 받고 전장에 나아가 적과 싸워 나라를 지키다 희생된 이들이다. 세월이 흐른 오늘에 이르러 희생의 경중을 논하는 것 자체는 넌 센스다. 하지만 나라가 없을 때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과 나라의 부름을 받고, 비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은 분명 다르다.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제4조 1항에 ‘순국선열’에 대한 정확한 정의가 내려져 있다.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순국선열: 일제의 국권침탈(國權侵奪) 전후로부터 1945년 8월 14일까지 국내외에서 일제의 국권침탈을 반대하거나 독립운동을 위하여 일제에 항거하다가 그 반대나 항거로 인하여 순국한 자로서, 그 공로로 건국훈장(建國勳章)? 건국포장(建國褒章) 또는 대통령 표창을 받은 자’. 대한민국의 건국에 지대한 공헌을 한 건국공로자들이 바로 순국선열인 것이다. 현충일이 호국영령들의 희생과 넋을 위로하는 날로 인식된 지 이미 오래다. 이렇게 된 데는 행사 주최 측의 책임도 크다. 호국보훈의 달 행사가 다양하지 못하고, 호국영령의 비석을 돌보는 행사 일색이기 때문이다. 언론 또한 경쟁적으로 호국영령의 비석만 사진을 찍고 이를 보도한다. 광복회는 최근 순국선열에 대한 용어를 잘못 쓰고 있는 해당 언론에 대하여 법률에 명시된 순국선열에 대한 올바른 정의와 함께 해당 기사의 제목을 수정해 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냈다. 돌이켜보면 사태가 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근본 원인은 일선 학교에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많다. 앞으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버젓이 잘못 쓰고도 얌전을 뺄 언론이 얼마나 더 될 지 걱정이다. 물론 필자의 걱정을 불식시키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서울현충원 충열대 주변이나 대전현충원 애국지사묘역에 잠들어 계신 순국선열에 대해 언론이 호국영령에 대한 관심의 10분의 1이라도 가져주면 좋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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