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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대우의 National Assembly] 박태준이 박근혜에게 주는 교훈

[백대우의 National Assembly] 박태준이 박근혜에게 주는 교훈
고로 보다 주거단지 먼저 짓고, 선수 육성에 앞서 전용구장 지은 박태준
기사입력 [2012-03-03 01:10] , 기사수정 [2012-03-03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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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타계한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유품이 지난달 29일부터 국립서울현충원 유품전시관에 전시되고 있다.사진은 1일 오후 박태준 유품전시관 전경/사진=포스코 제공


[아시아투데이=백대우 기자] ‘동아시아의 철강왕’ 박태준 전 총리는 철의 사나이였지만 철을 만들기 전에 집부터 지었다.

박 전 총리는 “타지에서 온 직원들이 가족·교육 걱정이나 하고 있으면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며 ‘선(先)주거론’을 강하게 설파했다.

결국 그가 지난 1969년 모래 바람이 부는 영일만(경북 포항)에 내려가 가장 먼저 한 일은 한일은행장에게서 20억원을 빌린 것이었다. 철강 고로를 짓기 위해 빌린 것이 아니라 인근의 효자동에 주거단지를 짓기 위해서였다.

당시 국회는 “제철소 만들라고 보냈더니 호의호식한다”고 비판했지만, 박 전 총리는 꿈쩍하지 않았고 심지어 1986년에는 주거에 더해 교육 문제를 해결하고자 포항공대를 설립하기도 했다.

그의 이 같은 ‘작품’을 보고 지난 1991년 이 곳을 방문한 모스크바 대학의 총장은 “레닌 동지의 이상향을 여기서 발견했다”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박 전 총리의 ‘기행(奇行)’은 이에 그치지 않고 스포츠 영역으로까지 확대됐다. 철 보다 집을 우선시 한 것처럼 그는 축구에서도 선수 보다 ‘하드웨어’인 구장을 앞세웠다.

지난 1990년 당시 ‘프로축구 전용구장’은 그 용어조차 생소했다. 하지만 그의 결심으로 국내에 처음 등장하게 됐고, 포항 스틸러스 축구단은 마침내 국내 우승은 물론 지난 2009년 겨울 세계 클럽월드컵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먼저 하드웨어를 구축하고 장인을 구한 박 전 총리의 ‘원포인트 경영 레슨’은 2012년 대한민국 정치권에서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하루이틀 버티다 산화할 싸움이 아니라면 지속 가능한 전투를 해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외부적 여건과 주변상황에 호소하기 보다 ‘박태준 식’으로 하드웨어를 먼저 정비해야 가능하다.

지난해 12월 작고한 박 전 총리는 생의 말년 대한민국의 경제 상황에 대해 “굉장한 속도로 발전하다 요즘 낮잠 자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겹친 2012년 대한민국의 경기 전망은 더욱 어둡다. 세계 경제 전망도 어두운 점을 고려할 때 기대 보다 우려가 앞선다는 평가가 많다.

결국 이 같은 국내외적 위기 상황에 대해 국민들에게 ‘내가 더 지혜롭게 극복해낼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해야 총·대선에서 지지를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1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빈소를 찾은 박근혜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헌화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뉴시스)


차기 유력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박 전 총리와 인연이 있다.

박 비대위원장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은 남조선경비사관학교에서 박 전 총리에게 탄도학을 가르치던 스승이었고, 국가재건최고회의의장 시절 그를 비서실장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조국 근대화의 표상인 포항제철 건설도 이들 ‘양박’의 혜안과 집념이 더해진 결과다.

공교롭게도 박 비대위원장은 그러나 ‘소명’과 ‘약속’, ‘믿음’의 이미지가 강한데 반해 근대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박 전 대통령·총리와 달리 아직까지 ‘창조’와 ‘성취’의 결과물이 미미하다. ‘개인 박근혜’에 대한 유일한 약점이다.

박 비대위원장이 향후 전개될 국내외적 악조건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을 구상할 때 ‘박태준 경영학’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

그가 ‘국민 행복’을 기본 목표로 강조한 ‘생애주기 별 맞춤형 복지’ 정책은 박 전 총리가 주장한 ‘선 주거론’과 맥을 같이 한다.

기본적 생활이 안정돼야 일터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골자로 한다.

박 전 총리는 자신의 신념을 굳게 믿었고 강한 추진력을 발휘해 ‘포철’을 세계 일류 기업으로 발돋움 시켰고 ‘스틸러스’를 세계와 당당히 맞선 축구팀으로 육성시킨 기반을 닦았다.

그렇다면 답은 뻔하다. ‘국민 행복’과 ‘대선 승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박 비대위원장은 박 전 총리가 설파한 ‘승리 방정식’을 차용할 수 밖에.

<백대우 기자 run4free@as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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