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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상] 평화의 배를 띄워야 한다 /유영록 김포시장

[자치단상] 평화의 배를 띄워야 한다 /유영록 김포시장

유영록

발행일 2016-02-02 제13면

 
강과 한강하구 사이에 북한과 접해있는 '김포'
전류리~용강리 20㎞ 항행 생태·환경 여건 재확인
남북대화·관계개선 물꼬 틀 수 있도록 준비할 것

유영록_시장님_사진 (1)
유영록 김포시장
정부는 지난 3년간 북한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지속해서 표명하고, 남북 간 다각적 노력으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기반을 둔 정책을 추진해 왔다. 특히 예고 없이 다가올 수 있는 통일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통일준비위원회를 발족한 것은 한반도 평화에 있어 긍정적인 시도로 생각된다. 통일을 대한민국 재도약의 동력으로 삼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남북관계 개선에 있어 그 의미가 깊다 할 수 있겠다.

최근 북한의 4차 핵실험 감행으로 남북 관계는 경색 일로를 걷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이번 북한의 도발로 8·25 합의를 한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과 이산가족 상봉으로 활로를 모색하던 남북 대화의 실마리가 재차 중단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남북 상황은 접경지역에 위치한 김포시민에게 더 가깝게 다가온다. 대북전단 살포, 애기봉 성탄 트리 설치 등으로 매년 되풀이되는 주민의 걱정과 불안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 핵실험에 따른 위협은 접경지역 주민들이 감내하여야 할 큰 숙제 같은 느낌도 든다.

이에 김포시는 평화에 주목하고자 한다. 한반도 정세에 따른 주민 불안은 평화에 의해서만 해소될 수 있으며, 북한과 마주하고 있는 지리적 여건은 김포에 있어 평화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타 접경지역 도시와는 다르게 김포시는 휴전선이 아닌 강, 한강하구를 사이에 두고 북한과 접하고 있다. 한강하구는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지점에서 시작하여, 강화군 교동도 옆 밀도에 이르는 구간까지를 말하는데, 남북 분단으로 인해 원이름인 조강(祖江)을 잃어버린 안타까움을 간직하고 있는 지역이다. 또한, 이 지역은 정전협정 당시, 해상 군사분계선을 설정하지 않기로 한 사유로 쌍방 민간선박의 항해를 보장한 지역이기도 하다. 이는 정전협정 제1조 제5항에 규정돼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남과 북의 분단은 한강하구 일대의 뱃길을 가로막아 버리고 말았다. 정전협정 상 보장되어 있다고 하지만, 이후 제한적으로 다섯 차례에 한하여 열린 경우가 전부다.

김포시는 한강하구에 평화의 배를 띄우고자 한다. 하성면 전류리에서 월곶면 용강리에 이르는 약 20㎞에 이르는 구역을 항행함으로써, 남과 북의 민간용 선박의 항행이 보장된 수역의 여건을 대내외로 다시 상기시키는 한편, 정전 이후 닫혀 있던 한강하구의 물길, 생태, 환경 여건을 확인해 보고자 한다.

바로는 제한된 방법과 지역에 한해 항행할 수밖에 없겠지만, 항행이 거듭되면 남과 북이 대화하고 논의할 거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작은 평화의 배가 한반도 평화에 있어 하나의 계기로 커갈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 시는 이번 항행을 위하여, 국방부 등 관련 기관과 협의를 하고 물길, 생태, 환경전문가들의 참여를 약속받았으며, 2016년 상반기 목표로 전념하여 추진 중이다. 핵실험으로 경색된 남북 정세에 의해 우리의 항행 일정이 조정될 수 있겠지만, 중지될 수는 없을 것이다. 평화를 강조하고 중시하는 것은 개인, 국가만의 사안이 아니다. 과거 국가안보에 머물렀던 평화의 개념이 삶과 연관된 넓은 의미로 확대되고 있으며, 이에 국가로 한정되었던 평화의 실천 주체가 도시로 확대되는 추세다. 이에 우리 시는 평화의 정착과 실현을 위해 '김포시 평화문화도시 기본 조례'를 2015년 제정했고, 이후 지속해서 평화문화도시 시책을 발굴, 추진하고 있다. 김포시는 평화를 통해 시민들이 화합하고 지역의 경제적·문화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남북 분단의 현장을 평화의 상징으로 탈바꿈시켜 남북 대화와 관계 개선에 물꼬를 틀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갈 것이다.

/유영록 김포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