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대응, 김광두·김용갑·이상돈도 절레절레/ ‘7인회’ 김용갑 전 의원 ‘메르스 대응’ 비판 “대통령이 국민 걱정해야지, 국민이 대통령 걱정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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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대처 능력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몸바쳤던 대선 공신들도 고개를 젓고 있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의 싱크탱크였던 국가미래연구원의 김광두 소장과, 친박 원로 모임 '7인회' 소속인 김용갑 새누리당 상임고문, 박 대통령과 함께 비대위원을 지냈던 이상돈 중앙대 교수 등이다.
김용갑 고문은 16일자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이나 후보 시절 보면 문제가 생길 때 순발력도 있고 타이밍도 잘 맞추고 했다"며 "그런데 청와대 들어가서, 세월호나 메르스 사건에서 항상 타이밍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김 고문은 "대통령이 국민을 걱정해야지, 국민이 대통령을 걱정해서야 되겠느냐"며 "잘 굴러가지 않고, 국민들이 비판하니까, 우리는 (국민들에게) 미안해 죽겠다"고 했다.
김 고문은 "대통령이 자잘한 것까지 챙길 수는 없다. 굵직굵직한 것을 챙기고, 판단이 어려우면 전문가들에게 물어 대응해야 한다"면서 "병원 공개도 빨리 했으면 좋았는데, 공무원들 (말을 듣고) 소극적으로 대응해서 사태가 커진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미래연 소장인 김광두 서강대 교수는 박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로 불렸던 인물이다. 김 교수도 메르스 사태 초기, 정부의 정보 비공개 기조를 비판하면서 지난주 페이스북에 "투명성은 신뢰의 기반인데, 왜 이제서야 병원명을 공개하는지"라며 "누구 말대로 '돌아버리겠다'"고 직설적인 표현을 했다.
김 교수는 "메르스가 말한다. 한국민은 각자 도생하라고"라는 실망과 체념을 담은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 글이 올라온 지난 5일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자정 넘어서까지 삼성서울병원 의사로 인한 감염 확산 가능성을 경고하고 서울시민들의 협조를 당부하는 회견을 한 바로 그날이다.
김 교수는 지난 3일에는 여당 내 친박계 모임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을 겨냥해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은 수출 부진,메르스 대응 부실, 소극적 복지부동의 정부 행정 행태 등 국가경쟁력 약화 현상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고민해야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 포럼의 목적이 계파 싸움인가?"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이 글은 포럼에 참석한 친박계 의원들이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 등의 주장을 편 다음날 올라왔다. (☞관련 기사 : 친박계 일각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해야")
새누리당 비대위원, 박근혜 캠프 정치쇄신특위 위원을 지냈으나, 대선 이후 박 대통령에게 비판적 태도를 보이고있는 이상돈 교수는 15일 교통방송(TBS) 라디오 <퇴근길 이철희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유가족을 위로하고, 생사의 기로에 있는 중환자들을 위해서 우리 모두 기도하자든가 하는 메시지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그런 것은 없고 '경제활동 정상화시키자'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국민 정서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박 대통령의 메르스 현장 행보를 설명하는 청와대 브리핑 내용이 과도하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 "전두환 대통령 시절 장세동 경호실장이 '대통령 심기 경호한다'는 말이 있었다"고 꼬집으며 "홍보수석이나 대변인들 다 언론계에서 밥을 먹었던 사람들인데 어떻게 그런 발표문을 내는지 참 이해가 안 된다. 그런 분들이 과연 언론계에 있었다는 자체가 부끄럽다"고 맹비판했다.
이 교수는 "세월호와 비슷한 양상이 돼버렸다. 도대체 보건복지부 장관은 메르스에 대해서 언제 보고를 받았는가, 도대체 받기는 했는가, 청와대 관계 수석실은 도대체 언제 보고를 받았는가, 대통령한테는 보고를 과연 하기는 했는가, 그것이 어느 시점인가, 여러 가지 풀리지 않은 의문들이 있다"며 "어떻게 보면 이것이 또 다른 국정조사 감도 될 수 있다"고까지 했다.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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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의원은 이날 경향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초기에 앞장서서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대처)했으면 이렇게 확전되지 않았을 것이다. 국민들이 그 점에 대해 많이 걱정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원로자문 그룹이자 막후 실세로 지목됐던 ‘7인회’ 멤버라는 김 전 의원의 상징성을 감안하면 파장이 예상된다.
김 전 의원은 이어 “세월호 때나 메르스 사태 때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 막는’ 현상을 두 번이나 반복하고 있어 참 안타깝다”면서 “메르스 사태 초기 대응을 잘못한 것에 대해서 솔직하게 사과하고, ‘앞으로 국민이 힘 합쳐서 극복해 나가자’는 대국민담화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사람이 (대통령) 욕을 하니 내가 얼마나 싫겠느냐. 정말로 대통령이 성공해야 우리도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다”고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참모들 제대로 진언 못해
‘청와대 안’ 심각성 못 느껴
세월호 참사 이어 두번째
사건 때마다 타이밍 놓쳐
▲ 당·청 관계 소통도 안돼
종편은 앞장서 불안 조장
- 청와대의 메르스 대응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있다.
“박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이나 후보 시절 보면 문제가 생길 때 순발력도 있고 타이밍도 잘 맞추고 했다. 그런데 청와대 들어가서, 세월호나 메르스 사건에서 항상 타이밍을 놓쳤다. 초기 대응을 순발력 있게 했으면 국민들이 얼마나 박수쳤겠느냐. 대통령이 지금 열심히 돌아다니는 것을 보니 고맙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하고 그렇다.”
- 정부가 왜 초기 대응을 잘못했다고 보는가.
“나는 박 대통령이 대표나 (대선)후보 시절에 ‘청와대 민정수석을 해봐서 알지만 청와대 안 공기와 바깥 공기는 전혀 다르다’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지금 청와대 안에서는 (사태) 심각성을 못 느낀다. 그래서 (메르스에) 적극 대응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일이 커져버린 것이다. 참모들도 분위기에 휩쓸려가지고 대통령에게 제대로 진언을 못한다. 참 안타까워.”
-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옷을 벗어야 하나.
“그 이야기(장관 거취)는 하지 않겠다. 다 알고 있는 이야기 아니냐. 대통령이 자잘한 것까지 챙길 수는 없다. 굵직굵직한 것을 챙기고, 판단이 어려우면 전문가들에게 물어 (즉각) 대응을 해야 한다. 병원 공개도 빨리 했으면 좋았는데, 공무원들 (말을 듣고) 소극적으로 대응해서 사태가 커진 것 아니냐. 종편(방송)들도 사태를 악화시켰다.”
- 종편을 지목한 이유는.
“종편을 보고 있으면 대한민국이 금방 무너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진행자들은 톤을 높여 ‘이 나라가 이대로 가면 되겠느냐’고 하고, 전문가도 아닌 패널들은 거친 표현으로 마구 말한다. 메르스 문제 때도 의사들이 ‘공기전염이 없다’는데도, 패널들은 ‘공기전염이 없다고 할 수 없다’고 우기더라. 시청률 경쟁이 아니라 신뢰성 조사를 통해 방송의 격을 높였으면 좋겠다.”
- 청와대와 여당 관계도 매끄럽지 못하다.
“당·청 관계도 잘못 가고 있다. 당은 대통령을 뒷받침하고, 대통령도 당이 제대로 할 수 있게 도와줘야지. (아무렴) 당이 청와대를 골탕 먹이려고 하겠느냐. 이병기 비서실장이 처음에 와서 소통을 잘하는 것 같았는데, 요즘은 더 안되는 것 같다. 당·청 관계가 이리 가면 대통령도 어려워지고, 당도 어려워진다.”
- 박 대통령은 어떻게 해야 하나.
“대통령이 잘되어야 한다는 간절한 바람을 늘 갖고 있다. 앞으로 더 어려워지는 시기고 더 협조를 많이 받아야 한다. 기본이 소통이다. 어떻게 세운 이 나라인데, 정권인데…. 잘 굴러가지 않고, 국민들이 비판하니까, 우리는 미안해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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