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여러가지의 칸 ===/◇신문.기고.사설.칼럼.방송.

[기고] 모두가 참여하는 행복한 미술관을 꿈꾸며 - 최필규 수원여자대학교 아동미술과 교수∙화가

[기고] 모두가 참여하는 행복한 미술관을 꿈꾸며 - 최필규 수원여자대학교 아동미술과 교수∙화가-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건립에 부쳐-
Main page > 오피니언
승인 2015.04.21    저작권자 © 경기일보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이 개관을 앞두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의 재정지원으로 마련되는 문화예술 공간으로서 향후 수원 지역 문화예술의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항간에선 미술관 명칭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각자의 분분한 의견과 다양한 목소리들이 각을 세우는 듯 보이기도 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이런 상이함 자체는 하등 문제될 것 없는 자연스런 현상으로 보이고 이는 새로운 미술관의 기능과 의미를 정립하려는 고민의 발로이다. 서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토론하는 과정에서 결국 합리적 결론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논란의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은 이번 미술관 건립이 한 기업이 재정적 투자로 이루어지는 사업이라는 점과 예술의 공공성이 훼손될 것에 대한 우려인 듯하다. 두 가지 다 심도 깊은 고민과 조심스런 접근이 요구되는 문제다.

우선 ‘수원시’의 이름을 걸고 개관하는 미술관이 특정 기업의 홍보수단화 하는 것에 대한 우려는 충분히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한편 자체적 예산으로 수익구조 창출이 어려운 문화예술 분야의 취약함은 문화예술의 번성을 가로막는 고질적 문제다. 그 해결의 물꼬를 기업의 투자로부터 찾으려는 시도 또한 십분 타당한 일이다.

요컨대, 문제는 기업의 재정적 지원에 힘입어 개관하는 미술관 건립이 진정 ‘시민이 함께 누리는 문화복지의 확대’로 자리매김하도록 하는 것이 문제다. 그것을 위해 지금 지혜를 모아야 한다.

문화는 더 이상 상류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예술이란 보편적인 인간의 행복과 삶의 고양을 위해 이바지되어야 한다. 이러한 기본 전제에 동의할 수 있다면 나머지는 그리 복잡할 것도 없다.

명칭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필자는 그 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에 더 관심이 많다. 또 이미 존재하는 다른 미술관과는 어떻게 다른 즐거움과 아름다움으로 채울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루브르박물관에 걸린 작품만 가치 있는 예술이 아니듯, 수원의 미술관에서도 사람들은 뛰어난 예술과 조우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이곳에서 우리 지역의 예술을 꽃피울 수 있는 젊은 예술가들의 작품들이 세상에 빛을 볼 수 있는 곳, 재능 있는 작가들의 작품 활동과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촉매가 되기를 바란다.


또한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시민들이 주말이면 미술관을 찾아 작품과 만나고 다양한 삶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과거, 예술을 사랑하는 한 부호의 욕망으로부터 세세토록 남는 위대한 그림이 탄생했듯이 최근 기업들의 메세나 운동은 문화의 보급과 보편적 향유에 더할 수 없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문화예술에 대한 기업의 기여 방식이 사적 기업의 홍보수단으로 머물 것인가, 지역문화의 발전에 기여할 것인가 여부는 명칭을 둘러싼 왈가왈부에서 결정되기보다는 시민들의 문화적 관심확대와 기관의 창의적 운영의 결과로 판가름 날 일이라고 생각한다.

10월에 개관될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이 명실공히 ‘시대가 원하는 예술’, ‘시민이 사랑하고 함께 누리는 예술’로 다가가는 데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라며, 큰 사람으로서 논의의 핵심으로 미술관을 채울 콘텐츠에 집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필규 수원여자대학교 아동미술과 교수∙화가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