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는 지난 25일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의 명칭을 바꾸지 않은 채 개관한다고 발표하였다. 이젠 기정사실(旣定事實)화 된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명칭에 대해 수원시와 현대산업개발은 공동의 책임을 져야하는 운명이 되었다.
미술관을 운영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 약 1만㎡의 미술관 규모에 1년간 운영경비 즉 소장품확보, 관리, 시설관리유지 및 인건비, 전시교육 등의 예산으로 연간 최소 50억에서 100억 정도가 필요하다고 한다.
소장품이 전무한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경우 작품 소장비용만으로도 적어도 연간 수십억 비용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렇다면 몇 년만 지나면 건축비 300억원 보다 운영비가 훨씬 더 많이 들어간다는 계산이 된다.
그렇다고 소장품 없는 미술관을 만들 수는 없다. 1970년대 소장 능력이 없는 미술관은 ‘아트갤러리’ 또는 ‘쿤스크 할레’(kunst halle) 개념의 전시관을 지향하며 이름조차 차별화하고 있다. 이는 컬렉션을 할 수 없는 경제적인 상황에서 기인한 것이다.
2012년 국내에 등록된 박물관, 미술관은 916개인데 그 중 미술관은 173개에 달한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운영의 어려움에서 기인한다. 가까운 예로 ‘경기도립미술관’도 수년째 소장품 구입비가 전무한 상태로 알고 있다. 또한 대구시에 건립예정이었던 ‘이우환과 그 친구들 미술관’은 건축비297억을 확보하고도 운영비 문제로 지난해 12월 건립이 취소되었다. 이렇게 미술관은 건립보다 운영이 중요하다. 우리도 이런 예를 타산지석(他山之石)삼아야 할 것이다. 수원시립아이파크 미술관은 세계문화유산인 화성행궁 광장 부지에 건립되고 있다. 화성행궁은 한해에도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행궁과 미술관은 어쩔 수 없이 지리적 연관성을 갖게 되었고 이곳을 찾는 관광객에게 무엇을 보여 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더 이상 수원미술관 명칭으로 논쟁하는 소모적인 일은 없었으면 한다. 단지 힘을 모아 고민해야 할 일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을 어떻게 하면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만들어 갈 것인가 하는 것이다. 현대산업개발은 건축비 부담으로 모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미술관 명칭에 현대산업개발의 아파트 브랜드인 ‘아이파크’가 사용되는 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고 쉴 수 있는 미술관, 시민의 감성을 자극하고 체험할 수 있는 미술관 즉 세계적인 미술관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현대산업개발의 브랜드가치도 높아질 것이고 그것이 수원시와 현대산업개발이 서로 공생하는 일이 될 것이다.
남기성 사진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