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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벗삼아 작가·관객간 ‘자연스러운 만남’ 그리다 -경기지역 대안공간을 말하다 - 소나무

자연을 벗삼아 작가·관객간 ‘자연스러운 만남’ 그리다 -경기지역 대안공간을 말하다 - 소나무
민경화 기자 | mk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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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3월 31일 21:55:32 전자신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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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에 위치… 한적한 농장 느낌 물씬
실험적 작업 통해 자연·생태·인간관계 해석

‘아름다운 미술마을 만들기’로 지역과 소통
예술가와 주민 매개하는 프로젝트도 진행
올해는 지역사회 작가들의 작품 유통 시도



■ 자연과 생태, 인간의 접점에서 만난 복합미술공간 ‘소나무’

경기도 안성의 대안공간 ‘소나무’는 안성 중심가에서 차로 20여분 떨어진 미양면에 자리하고 있다.

버스도 다니지 않는 산골에 위치한 ‘소나무’는 주변이 녹지로 둘러싸여 문화예술공간이라기 보다는 농장같다는 느낌을 준다. 3천300㎡의 대지에 작업실과 전시실, 체험실 등을 운영하고 있는 ‘소나무’는 전원길, 최예문 부부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1999년 영국에서 유학을 하고 돌아온 두 사람은 한국에서 작업실을 찾던 중 전원길 대표의 고향인 수원에서 가깝고 땅값이 싼 지금의 소나무 자리를 발견한다.

두 사람이 무엇보다 마음에 든 것은 한적하고 조용한 분위기였다.

전 대표는 “2002년 소나무를 지었을 당시 전기와 전화선이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외진 곳이었다”며 “그럼에도 이 곳을 택한 것은 자연과 더불어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을 거라는 기대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대학시절 자연미술 동아리에서 활동하기도 한 전 대표는 자연을 소재로 한 작품활동을 해 왔고, 그의 예술적 가치관과 안성이라는 지역이 통하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접점에서 태어난 곳이 대안공간 ‘소나무’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소나무’는 자연과 생태, 인간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표현을 위한 복합미술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 작가와 주민의 만남을 통해 만들어진 프로젝트

‘소나무’는 자연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비롯해 작가와 주민이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을 통해 다양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술농장’ 프로젝트는 생태현상을 미술작업에 반영해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내는 작업이다. 자연 공간 속에 위치한 대안미술공간이라는 장소적 특징을 살려 시도한 프로젝트로 예술가들이 만든 작품에 식물을 심어 작품의 예술적 변형과 가치를 새롭게 찾는 야외설치작업으로 진행됐다. 작품과 함께 자라는 식물들을 통해 자연의 생명력을 새로운 시각으로 접하게 했다.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아름다운 미술마을 만들기: 호랑이가 살던 마을’ 프로젝트는 안성시의 살기좋은 지역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작업으로 안성시 금광면 복거마을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미술교육과 마을 꾸미기 작업을 함께 했다. 단순히 마을의 외관을 꾸미기 보다 마을의 이야기를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주민들에게 고향을 찾아주는 계기를 만들었다.

‘나는 예술가를 만나러 안성에 간다’로 예술가와 주민들을 매개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전시관이 아닌 작가들의 작업실을 직접 찾아 작업환경과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예술가와 주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안성 전체가 미술관이 된다는 콘셉트로 진행된 프로젝트로 29명의 안성지역에서 작업하는 작가들이 참여했고 가장 호응이 좋았던 프로젝트중 하나다.



■ 대안공간의 색다른 변신 시도

전 대표는 대안공간을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생존’이라고 밝혔다. 그는 프로젝트 운영은 대부분 기관의 공모지원사업을 통해 진행하고 있지만 공간을 운영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다고 덧붙였다.

작가들의 예술적 가치는 소비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을 안타까워한 전 대표는 작가들과 대중을 연결해 지역사회 작가들의 작품을 소비할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작품유통에 대한 시도를 해 볼 계획이다.

또한 자연연계프로그램을 확장시킨 ‘마당백초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마당백초 프로젝트는 마당에 자라는 100가지의 풀을 채취해 심고 자라는 과정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작업이다.

이를 통해 풀에 담긴 이야기, 효능 등을 취합해 자료집을 만들고 풀을 주제로 한 미술작업과 전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전원길·최예문 소나무 공동대표

“삶이 녹아나는 생활예술 지향

예술에 대해 교류하는 공간 희망”

“작가와 관객, 누구나 예술에 대해 소통하고 교류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대안공간 ‘소나무’의 전원길, 최예문 소나무 공동대표는 ‘소나무’ 운영 방안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대학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던 이들은 전 대표가 운영하던 미술학원에 최 대표가 다니면서 인연을 맺었다. 1987년 결혼한 두 사람은 1997년 영국 유학길에 올라 3년간 지내면서 예술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된다.

“영국에 가니 정육점에 가게와 주인의 역사를 담은 사진을 갤러리처럼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걸어놓은 것을 봤다”며 “생활을 예술로 끌어들여 자연스럽게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소나무’를 안성에 연 것도 삶과 자연스럽게 녹아나는 예술을 지향했던 두 사람의 가치관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전 대표는 “자연스러운 작품활동을 하고 싶었고 그 때 눈에 들어온 것이 안성이었다”며 “공간이 가지는 특징 덕분에 다양하고 실험적인 작업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소나무’는 젊은 작가들의 실험적인 예술을 시도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꾸준히 해왔다. ‘미술농장 프로젝트’와 ‘나는 예술가를 만나러 안성에 간다’가 그것이다.

 



소나무의 대표이자 작가인 두 사람은 작가가 기반이 돼야 커뮤니티 아트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 대표는 “예술가의 역할은 문화적 소양을 가진 사람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작가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관객들로 부터 얻어지는 에너지도 작가들에게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소나무는 작가와 관객이 만나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전 대표는 “소나무는 누구나 예술에 대해 이야기하고 공감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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