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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 받다가 자살한 최 경위가 남긴 유서 전문

검찰 수사 받다가 자살한 최 경위가 남긴 유서 전문

등록 : 2014.12.14 18:32수정 : 2014.12.14 19:29


“BH 국정 농단과 상관 없는데 문건 유출 주범으로 몰고가”
최 경위의 형 “동생의 억울한 누명 세상에 알리고자 공개”

‘정윤회 문건’ 유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 자살한 최아무개 경위가 남긴 유서
‘정윤회 문건’ 유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자살한 최아무개 경위가 남긴 유서가 14일 공개됐다.

최 경위의 유족들은 이날 오후 5시30분 서울 강동구 고덕동 명일동성당에서 A4 용지 크기의 노트 14장 분량인 유서 중 가족에게 남긴 부분을 제외한 8장을 공개했다. 명일동성당은 숨진 최 경위가 다닌 성당이다.

최 경위의 형 최아무개(56)씨는 “동생이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이를 세상에 알리고자 호소한다”며 유서 공개의 이유를 밝혔다.

다음은 최 경위가 남긴 유서의 전문이다.

저를 알고 있는 모든분들께 최근 일련의 일들로 인해 신경 써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수많은 언론인들이 저를 비난하고 덫으로 몰고가고 있지만 저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보내주신 것은 감사드립니다. 경찰 생활하면서 16년 동안 월급만 받아 가정을 꾸리다보니 대출 끼고 현재 전세를 살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그리고 경찰 생활을 하며 많은 경험을 했지만 이번처럼 힘 없는 조직임을 통감한 적이 없습니다. 힘 없는 조직의 일원으로 이번 일을 겪으면서 많은 회한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당당하게 공무원 생활을 했기에 지금은 행복합니다.

제가 정보관으로 활동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접하였으나 그중에서 진정성이 있던 아이들은 세계일보 ㅇㅇㅇ과 조선일보 ㅇㅇㅇ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태에서 “BH 국정 농단”은 저와 상관 없고 단지 세계일보 ㅇㅇㅇ 기자가 쓴 기사로 인해 제가 이런 힘든 지경에 오게 되고 조선일보 ㅇㅇㅇ은 제가 좋아했던 기자인데 조선에서 저를 문건 유출의 주범으로 몰고 가 너무 힘들게 됐습니다.

그리고 제가 동료이자 아우인 ㅇㅇ이가 저와 친하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이런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오게 된 것은 정말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세상의 멸시와 경멸은 참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실은….

세계일보 ㅇㅇㅇ 기자도 많이 힘들 텐데 “내가 만난 기자 중 너는 정말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가진 동생이었다. 그동안 감사했다.”

ㅇㅇ에게.

너무 힘들어 하지 마라. 나는 너를 이해한다. 민정비서관실에서 너에게 그런 제의가 들어오면 당연히 흔들리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제 내가 이런 선택을 하게 된 것은 너와 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회사 차원의 문제이나 이제라도 우리 회사의 명예를 지키고 싶어 이런 결정을 한다. 너무 힘들었고 이제 편안히 잠 좀 자고 쉬고 싶다 .사랑한다 ㅇㅇ아.

절대 나로 인해 슬퍼하지 말고 너의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여라. 그리고 부탁하 건데 내가 없는 우리 가정에 네가 힘이 되어주길 바란다. ㅇㅇ아, 나는 너를 사랑하고 이해한다 사랑한다 ㅇㅇ아.

언론인 들어라.

훌륭하신 분들이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생활하시죠. 저널리즘! 이것이 언론인들의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부디 잃어버린 저너리즘을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나는 새로운 삶에 대한 호기심이 나를 짓눌러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합니다.

디지털뉴스팀

‘정윤회 문건’ 유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13일 자살한 최아무개 경위의 유족들이 주검이 안치된 경기도 이천의료원의 ‘주검 참관실’로 들어가고 있다. 이천/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