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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신뢰외교, 현실적 접근 필요한 때 - (한국, 일본에 분노할 권리 있지만 지금 일본도 70년 전 나라 아니다)


박근혜 정부 신뢰외교, 현실적 접근 필요한 때 - (한국, 일본에 분노할 권리 있지만 지금 일본도 70년 전 나라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2014.12.15 01:03 / 수정 2014.12.15 01:21

'소프트 파워' 조셉 나이 교수
한국, 일본에 분노할 권리 있지만 지금 일본도 70년 전 나라 아니다

미국 내 대표적 지일파로 평가되는 조셉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는 11일 인터뷰에서 “일본뿐 아니라 한국 정치인들도 역사 문제를 이용해 민족주의를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빈 기자]


국제관계 분야의 석학 조셉 나이(77) 하버드대 석좌교수가 “‘신뢰’를 기반으로 한 한국 정부의 외교정책은 현명하고 잘 고안된 것이지만, 현실적 접근 없이 신뢰만 추구한다면 ‘실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8~9일 서울에서 열린 세계정책회의(WPC) 참석차 방한한 그를 1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만났다. 박근혜 정부의 외교 정책 기조인 신뢰외교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자 그는 “신뢰가 투명성으로 이어지고 실제로 세계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데 동의하지만, 그것은 입증 가능한 신뢰일 때만 가능한 일”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북한에 대한 불신이 반영된 말로 보인다. 그는 “북한은 믿을 수 없는 국가”라며 “최근 미국인 인질을 석방한 것은 미국을 동맹국인 한·일로부터 분리시키려는 북한의 전략으로, 북한은 미국과 직거래하기를 원하지만 미국은 이를 원치 않는다”고 설명했다. 6자회담의 유용성은 인정했다. 그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진 않겠지만, 6자회담을 통해 북한의 생각을 들어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 대표적 지일파로 꼽히는 나이 교수는 “한국과 일본이 70년 전의 일로 다투는 건 북한으로 인한 위기상황이 발생했을 때 공동 대응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측면이 있다”며 “이제는 역사를 뒤로하고 미래를 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70년을 맞는 2015년이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한국은 위안부 문제를 포함한 식민피해 역사에 대해 일본에 분노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 일본은 70년 전의 일본이 아니라 민주주의 체제를 확립하고 평화를 지켜온 국가”라고 말했다. 일본에 대해서도 “1990년대에 고노담화를 발표해 위안부 피해에 대해 사과한 뒤 거기서 멈췄어야 했다. 아베 정권이 고노담화(검증) 문제를 꺼내든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에 대해선 “한국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일본이라는 두 강대국 사이에 있는 한국은 멀리 떨어진 미국과 동맹을 통해 난제를 풀어왔는데, 이는 영리한 전략이었다. 지금까지 잘 해왔듯이 중국과 경제적 협력을 지속하고 안보에선 미국과 동맹관계를 유지하는 일종의 ‘보험 전략’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프트 파워’ 주창한 국제정치학자=하버드대 케네디행정대학원 학장을 지낸 나이 교수는 1977~79년까진 국무부에서 보안·과학·기술 담당 차관보와 핵무기 비확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의장으로 활동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선 국가정보위원회 의장(93~94년)과 국방부 국제안보담당 차관(94~95년)을 지냈다.

 2004년 저서 『소프트 파워』에서 21세기엔 군사력 등 ‘하드 파워’로 세계를 지배하는 나라가 사라지고 문화나 가치관, 정책 등을 기반으로 하는 ‘소프트 파워’의 시대가 펼쳐질 것이라고 예측해 주목을 받았다. 

글=유지혜·정원엽 기자 <wannabe joongang.co.kr="joongang.co.kr">
사진=김경빈 기자</wanna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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