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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馬 인생… 실패 아닌 가치 있는 일”

“馬 인생… 실패 아닌 가치 있는 일”직장 시절 우연한 취미 퇴직 후 생계수단
수집 유물, ‘말 테마 박물관’ 건립시 전시
모든 공정 수작업… 500여개 제품 탄생해
적극적 판촉활동에 각계각층 구매 ‘성과’
김진수 기자  |  kjs@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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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0.21    전자신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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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자공예 ‘더지엘’ 이승룡 장인

“돈을 벌지 못해 마누라한테 미운 털이 박혔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내가 좋아 택한 일이고 앞으로도 이 길을 계속 걸어갈 겁니다.”

행운이 따르고 액운을 물리친다는 말(馬) 편자의 인연을 20여 년간 붙들고 그의 인생 삼분의 일이 넘는 세월을 편자공예작품에 매달려 온 더지엘(TheGL) 이승룡(57·사진) 장인과의 만남은 지난 20일 캘러리 ‘올댓홀슈’(AII That Horseshoe)가 자리한 과천시 막계동에서 이뤄졌다. 

2002년도 폐가에 가까운 집을 임대해 자신이 직접 대대적인 보수를 거쳐 완공한 갤러리는 세모형 지붕과 전체 벽면을 갈색 원목으로 처리해 고풍스런 옛스럼의 멋을 지니고 있었다. 

그가 판로개척이 쉽지 않아 쉽게 다가서는 사람이 없는 편자공예에 관심을 갖게된 것은 직장일로 해외 출장 시 말과 관련된 기념물을 모으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직장을 그만둔 후 손을 댄 사업들이 잘 안 돼 문을 닫았고 무엇을 할까 망설이던 차에 예전부터 취미생활로 말이 그려진 우표와 관련된 골동품, 예술품 등 갖가지 제품을 모은 것이 인연이라면 인연일런지 그만 생계 수단으로 삼아버렸네요”

그 시점이 지금으로부터 꼭 20년 전이었다. 

장인이 오랜 기간 수집한 전통마구 안장, 토마, 마령, 마상배, 금동, 청동마상, 전통대장간용품, 말 우표, 경주용마차, 마차바퀴 등은 모두 7만6천여 점에 달해 우리나라와 세계의 말 문화를 조명할 수 있다. 

“많은 돈을 투자해 모은 유물과 기념품들은 계획은 세웠지만 아직 실행에 옮기지 못한 말 테마 박물관을 건립하면 전시할 예정입니다. 박물관은 대장간, 조각공원, 야외 카페테리아, 체험학습장도 갖춰 1일 관광코스론 볼거리 즐길거리를 풍성하게 펼쳐놓을 작정입니다.” 

그의 편자공예는 그 어떤 기계에도 의존하지 않고 모든 공정을 오직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순전히 편자란 하나의 이미지에만 매달려 가지를 친 공예품은 브로치, 목걸이, 반지, 액자, 옷걸이, 도어 록, 와인걸이 등 종류가 다양해 지금까지 만든 500여개의 제품이, 다소 비좁다는 느낌이 드는 그의 작업실에서 탄생했다. 

그의 첫 판촉활동은 과천시절 이전인 12년 전 경기도와 한국마사회, 미국 올스슈 카지노 회장에게 보낸 것으로 시작했으나 반응이 온 것은 마사회 한곳으로 시원치 않았다. 

그러나 서울경마공원에 기념품 판매점을 개설하고 제주도 말 축제나 부경경마공원, 말 산업 박람회에 작품을 전시하는 등 중단 없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 전직 대통령이나 전 경기도지사, 운동선수, 유명 정치인이 편자제품을 지녔고 마주, 조교사, 기수들이 구매에 동참하는 성과를 거둔데 이어 일반 시민들도 알음알음 알고 찾아와 사가기도 했다. 

이어 그는 돈벌이도 시원치 않은데 그토록 집착해온 그간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 “처음엔 그냥 좋아서 했는데 지금은 되돌아가기엔 너무 온 것 같고 결코 실패했다는 생각은 갖지 않는다”라며 “외롭고 힘든 세월을 오래 걸어왔지만 언젠가는 가치 있는 일을 해온 인물이란 점을 평가받은 날이 올 것”이라고 답했다. 

/과천=김진수기자 kjs@<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