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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

억겁의 시간, 삶의 의미와 가치를 찾아서

등록일 : 2014-09-25 18:10:04 | 작성자 : 시민기자 박훈
“억겁의 시간이 지나도 어쩌면 또 다시 만나, 우리 사랑 운명이였다면 내가 너의 기적이었다면” 이선희의 ‘그중에 그대를 만나’ 노래이다. 인연이라는 노래와 연관되어 그 가사의 의미를 되뇌어 볼 수 있겠다. 지난 과거의 사진들을 정리하다보니 정말 많은 변화들을 겪고 유수와 같은 시간속에서 살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70,80세의 인생을 넒어 이제 무한히 길고 오랜 세월로 접어 드는 100세 시대를 접어든 때이기도 하다. 무병장수 시대를 살고 있지만 이 시간에도 지구촌에 수많은 사람이 늙고 병들거나 사고에 의해 생을 달리 한다. 주위 지인들을 통해 여러 슬픈 소식을 접하고 장례식장을 찾아 고인들을 볼 때면, 항상 느끼는 것은 죽음이라는 평행선 앞에서 누구나가 공평하다는 어느 무명이 한 말이 생각난다. 

인생이 짧다고 생각한다면 무엇인가 가치고 의미심장한 일들을 위해 살아가고자 하는 거대한 목표가 있겠지만, 눈 앞에 있는 먹고 사는 일에 아웅다웅 살아가는 것이 대부분의 현실임을 부정할 수 없겠다. 스마트폰의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지난 2013년 10월 양평한화리조트에서 민주평통 워크숍이 있을 때 참석할 당시에 사진들을 발견했다. 그 날 점심 후 소화도 시킬 겸 운동 삼아 리조트 앞에 보이는 산을 오르게 되었다. 과거 회사에서 워크숍을 왔을 때 이 곳을 등산할 기회는 있었지만 리조트에서만 일정을 보내고 복귀한 것이 다였다. 

 
하지만 이 날은 꼭 한번 산을 오르게 되었는데 눈에 펼쳐진 것은 잘 만들어진 산책로와 동상들이다. 처음 본 동상은 나체 여동상이 리조트를 바로보고 있고 그 옆에 프랑스 속담이 보였다. 
‘깨끗한 양심처럼 더 없이 푹신한 베개는 이 세상에 없다’이다. 그것과 함께 옆에는 아래와 같은 시가 있었다. 

여자의 사막 
신달자 

주저앉지 마라 주저앉지 마라 
저기 저 사막골 
푸른 목소리가 있으리니 
왼손이 오른손에게 
오른손이 왼손에게 
타이르고 다시 타이르는 
마지막 한순간의 절대의지 
발가락이 타들어가는 죽음의 전선을 건너 
오직 달아야 할 곳은 
그대 두손이 잡히는 곳 
떠나지 마라 떠나지 마라 
네 몸의 절반이 모랫벌에 묻힌들 
그대 앞에 당도하는 
이 생명은 꺼지지 않아 

살면서 산책로에서 이러한 동상과 시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기회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신선한 산 공기와 함께 인생을 회고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동상을 통한 인간의 모습 속에서 관능적인 예술도 생각할 수 있게 된다. 

 
그 당시 산책로를 따라 계속 올라가다보니 여러 동상과 좋은 글도 많았다. ‘절약이 부자를 만들고 저제가 사람을 만든다 / 서평’ ‘마음의 평화란 생의 갈등이 없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그 갈등을 극복하는 능력에서 온다/ 무명씨’ 산책하는 동안 만감이 교차되면서 무엇인가 살면서 좋은 일하고 싶은 다짐되었다. 주위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인생 뭐 있냐? 한번뿐인데, 즐기고 살어” 그렇다. 인생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한번이다. 

사람마다 각자가 다른 사고방식에서 삶을 영위하기에 인생을 얼마나 가치 있고 의미 있게 즐기는 것은 각자에게 달려고 각자의 숙제이자 해결해야할 문제이기도 하다. 찌든 현대인의 삶 속에서 산은 우리에게 음이온과 함께 삶의 의미를 되새김질하게 해주는 소의 위장과도 같은 곳이다. 

밥을 씹으면 씹을수록 단 맛이 나는 것처럼 우리 내 삶도 조금씩 관심 있게 들여다본다면 또 다른 가치와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다시 양평 그 리조트의 산책로를 찾는다면 그 동상들은 아직도 그대로 있겠지? 인생은 가도 예술은 남아 있기 때문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