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부터 '빨간버스' 입석금지…"수원·용인 집값 어쩌나"
교통불편·입지악화 우려…건설업계 "미분양 크게 늘 것"
'빨간버스'로 불리는 수도권 직행좌석버스 입석운행이 오는 16일부터 금지된다는 소식에 경기도 내 광역버스를 통한 수송인원이 많은 수원시 우만동 인근 주민들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불가피하게 입석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고속도로 진입 직전의 정류장 인근 주민들의 경우 출퇴근이 더욱 힘들어졌다며 볼멘소리를 한다. 지난 2일 우만동에서 만난 W아파트 거주민 최모씨(44)는 "지금도 출퇴근 시간에 서울행 버스에 앉아 가려면 1~2대 정도는 보내야 한다. 특히 이곳은 고속도로 초입(동수원IC)이어서 입석이 금지되면 이 정류장에선 아무도 (직행좌석버스를) 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경기대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최모씨도 "현재도 학교에 오려면 사람이 많아 몇 대씩 보낸다"며 "입석이 금지되면 앞으론 지금보다 2시간은 넘게 걸릴 것 같아 걱정입니다. 이것 때문에 자취방을 구하려는 친구도 많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광역버스를 타고 서울로 출퇴근하는 주민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지역특성을 감안할 때 부동산시장에까지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불만이 터져나온다. 서울로 향하는 교통편이 불편해진 만큼 집값도 하락하는 게 아니냐란 것이다. 우만초등학교 인근 M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이 주변은 서울로 가는 버스편이 좋은 것 외엔 사실상 큰 장점이 없다"며 "입석금지로 입지요건이 다소 나빠지는 게 사실이어서 주민들도 그에 따른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S공인중개소 관계자도 "이제는 집 앞에 서울행 버스노선이 많다고 해서 좋은 것도 아니다"며 "수원에서도 지하철 역세권을 찾아가려는 쏠림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현지 D공인중개소 대표는 "광역버스 입석금지만으로 아파트값이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거래가 거의 없고 시장 자체가 좋지 않은 것이 더 문제"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동수원IC 인근 '우만주공4단지' 전용 50㎡ 실거래가는 1억5000만~1억6000만원선으로 5년 전인 2009년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고속도로에서 다소 떨어진 아파트도 비슷한 상황이다. 용인·김포 등도 불안과 불만이 적지 않다. 용인시 처인구 주민 강모씨(54)는 "경전철이 있지만 서울로 가기 위해선 버스가 유일한 대중교통"이라며 "출퇴근하려고 종점으로 가서 버스를 타고 되돌아오겠다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현지 부동산업계는 특히 경기침체에 따른 미분양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입석금지로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용인시청 인근 C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현재 용인시내 미분양 물량이 상당수에 달하는데 입석금지로 상황이 나빠질 수 있다"며 "신규물량이 쏟아지면 미분양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신도시 내 장기고등학교 인근 D공인중개소 관계자도 "여전히 미분양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교통여건까지 나빠지면 새로 입주하려는 사람이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미분양에 따른 문제가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번 입석금지 조치는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에 대한 논란이 가중되면서 본격 논의됐다. 국토교통부와 서울·경기·인천 등 지방자치단체는 직행좌석버스 62개 노선에 222대 버스를 투입하고 배차간격을 줄여 혼란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이재윤 기자 트위터 계정 @mton16]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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