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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공룡들 ‘수원역 결투’

유통공룡들 ‘수원역 결투’

기사입력 2014-07-01 03:00:00 기사수정 2014-07-01 03:00:00

 

롯데몰 8월 오픈, 신세계 부지 물색… 수성 나선 AK플라자는 대규모 증축 맞불




롯데와 신세계, 애경그룹이 경기 남부의 대표적인 상권인 수원역(지하철 1호선·경기 수원시 권선구) 일대에서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롯데와 애경은 수원역과 롯데 매장을 연결하는 지하통로 개설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까지 벌이고 있다. 


○ 수원역으로 몰려가는 대형 유통업체들

롯데 신세계 등 주요 업체는 수원역 인근 상권에 대형 복합쇼핑몰을 조성하고 있거나 이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가장 공격적인 곳은 롯데그룹이다. 롯데자산개발의 주도로 수원역 서쪽에 대형 복합쇼핑몰 ‘롯데몰 수원점’을 8월 오픈한다. 지상 8층, 지하 3층, 총면적 약 23만3000m² 규모로 조성되는 이 점포에는 백화점 대형마트 영화관 쇼핑몰 등이 입점한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사업성을 이유로 경기 의왕시 복합쇼핑몰 신설을 중단하는 대신 수원에 새 쇼핑몰을 건설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신세계는 대형 쇼핑몰을 지을 수 있을 만큼의 큰 용지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현재 수원역을 선점한 애경그룹의 AK플라자는 롯데와 신세계의 도전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수원역 지하 1층에 대형 식품관인 ‘AK푸드홀’을 만든 데 이어 역 북쪽에 모두 19만 m² 규모로 쇼핑몰과 특2급 호텔 ‘앰배서더수원’을 짓고 있다. 이 시설은 이르면 12월 문을 연다.

롯데몰 수원점의 입점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AK플라자와 롯데는 ‘지하통로 공방전’까지 벌이고 있다. 

롯데가 수원역환승센터 건립(2016년 완공 예정) 이전까지 수원역과 매장을 연결하는 임시 지하통로를 개설하려고 하자 수원애경역사(AK플라자와 코레일 합작 운영)가 ‘불가’ 방침을 들고 나온 것이다. AK플라자는 “철도 밑으로 연결 통로가 지나가면 안전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AK플라자가 지하통로를 통해 롯데에 고객이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와 AK플라자의 대결은 주민 갈등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롯데몰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이동 편의성과 지역 균형발전을 내세우며 찬성하는 반면 인근의 전통시장 상인들은 상권 보호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 경기도 주요 상권 쟁탈전 심화

수원역이 유통업계의 ‘핫 플레이스’로 등장한 이유는 수원 일대의 교통, 주거 환경이 나날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수원역과 분당선이 이어지면서 경기 성남 등 인근 지역의 접근성이 높아진 데다 수인선(수원∼인천 구간)도 조성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수원은 인구 밀도가 높아 대형 유통업체가 영업을 하기에 적합한 상권”이라며 “최근 교통 상황까지 좋아졌기 때문에 경기 남부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수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경기 일대 주요 상권을 차지하기 위한 움직임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롯데 현대 신세계 등은 최근 경기 주요 상권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롯데는 오산 광명 파주 지역에, 신세계는 의정부와 안성 등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잇따라 발표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올해 하반기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을 열고, 판교에도 백화점을 개점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단독 매장을 세우는 것보다는 쇼핑 시설과 식당가 등이 결합된 복합몰을 세우는 것이 유리하다”며 “경기 지역은 서울에 비해 대형 복합몰을 지을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한 데다 아직 상권이 발전 중이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