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관 기자 /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무노조 경영’을 끝낼 것을 요구하며, 삼성전자서비스 본사 앞에 모여 시위<사진>를 벌였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다산인권센터, 수원여성회 등 수원시민단체 40여 명은 17일 오후 1시 수원 삼성전자서비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은 지난 5월8일부터 이날로 41일째 수원 삼성전자 정문 앞에서 합리적 처우를 주장하며, 노숙농성 중인 삼성서비스 노동자들을 응원하고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규탄하기 위한 것이다.
3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 속에 상복을 입고 거리로 나온 이들은“삼성은 76년 무노조 경영을 끝내고 노동조합을 인정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원여성의전화 정유리 사무국장은“엄청난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 달라는 것”이라며“가장 가까운 가족도 챙기지 못하는 삼성이‘또 하나의 가족’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 건 것에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다산인권센터 안은정 활동가는“삼성만 모르고 다 안다. 지금의 삼성을 만든 것은 그들이 경영을 잘해서가 아니라 노동자들의 피와 땀, 시민들의 소비가 있었기 때문”이라며“삼성은 76년 무노조의 과오를 인정하고 노동자들의 삶을 지켜줄 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날 일찌감치 정문에 10여 명의 경비인력을 배치한 삼성은 참석자들의 연대발언에 이어 기자회견문 낭독이 시작되자 이중 철문으로 정문을 봉쇄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회견문 낭독 후‘76년 무노조’라고 쓰인 영정 앞에 헌화하고 유해를 뿌리는 장례 퍼포먼스를 진행한 뒤 당초 삼성 측에 전달하려던 항의서한을 정문 앞‘2012 노사문화 우수기업’이라고 적힌 현판 아래 부착했다.
삼성서비스에서는 지난해 7월 노조 결성 이후 3명의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