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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때처럼… 대통령 후광효과 사라진 親朴브랜드

 

DJ때처럼… 대통령 후광효과 사라진 親朴브랜드

  • 조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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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4.03.12 03:40

    朴 이름만 걸면 되던 텃밭 영남
    대통령 만들어낸 후 恨 풀어… 이젠 親朴보다 인물 위주로 봐
    1998년 DJ 대통령 당선 후 호남 지역서도 비슷한 현상

    1998년 6월 4일 제2회 지방선거.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당선 후 6개월 만의 선거에서 대통령의 평균 지지율은 60%를 넘었다.

    그러나 투표함을 열자 당시 여당이었던 국민회의에서 "억!"이란 소리가 나왔다. '바람'이 통하는 수도권에선 선전했지만, 텃밭인 호남의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무소속이 약진했기 때문이다. 광주에서만 5개 구를 모두 차지했을 뿐 전북에선 14개 선거구 중 5곳이 무소속에 넘어갔고 전남에선 22개 선거구 중 7곳에서 무소속이 당선됐다. 3년 전(1995년 1회 지방선거)만 해도 호남에서 무소속은 전북 1곳, 전남 2곳에 불과했다.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선거에서도 국민회의 후보들은 당시 한나라당 후보에 비해 여론조사 지지율이 20%포인트 이상 높았지만,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한 자릿수 차이로 줄어들었다. 민주당 동교동계 관계자는 "김 전 대통령의 당선 이후 당시 분위기가 급격하게 '인물론'으로 전환됐었다"며 "DJ 당선으로 한(恨)을 푼 유권자들이 냉정해졌던 것"이라고 말했다.

    ◇어게인 1998(?)… '親朴 브랜드'가 안 통한다

    최근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오는 6·4 지방선거에서 'DJ 당선 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DJ 당선으로 한을 푼 뒤 지지층의 결속이 느슨해졌던 것처럼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뒤에도 비슷한 현상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박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도 '친박 핵심'을 내세우며 각 지역에 출마한 후보들의 인기가 쉽게 뜨지 않으면서 비상이 걸렸다. 선거 판이 인물 중심으로 변하면서 과거엔 당선 티켓과 같았던 '친박' 브랜드가 이젠 오히려 후보자를 돋보이게 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당선 전·후 호남 기초단체장 수 변화 표
    대표적으로 새누리당의 '텃밭'인 부산이 꼽힌다. 현재 부산에선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지지율이 비교적 높게 나오고, 비박(非朴)계인 권철현 전 주일대사와 친박인 서병수 의원이 엇비슷한 형편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친박 핵심인 서병수 의원은 경력이나 조직력, 인지도 측면에서 상대 후보에게 밀리지 않는다"며 "그런데도 지지율이 쉽게 올라가지 않는 것을 보면 유권자들이 '친박'만 보지 개인 '서병수' 자체를 아직 보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도 마찬가지다. 조원진 의원 등 친박계 후보들의 지지율은 10% 안팎에 머물고 있는 반면 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의 지지율은 20%를 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고 대구에서도 '응어리'가 풀어진 것이 느껴진다"며 "요즘엔 내가 (인기가 있나) 착각할 정도로 시민들이 잘 대해줘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경남의 새누리당 관계자는 "경남이 여권의 텃밭이지만 요즘 지역에서 '친박'을 자처하면서 다니는 국회의원은 2~3명에 불과하다"며 "관심을 끌지 못할 뿐 아니라 '대통령 만들었는데 또 뭐가 친박이고?'란 분위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시대 열리나

    반면 비박계 출마자들의 경우 상당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의원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엎치락뒤치락할 정도로 여론조사에서 따라붙었다.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남경필 의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후보들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의 장덕현 부장은 "박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지지층도 이제는 '친박'보다는 견제와 균형을 찾는 것이 당연한 심리"라며 "갈수록 인물 경쟁력이 선거에서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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