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가구거리 업체들 중 상당수가 최근 세금폭탄을 맞아 폐업 했거나 폐업위기에 처한 것으로 밝혀졌다. 수원 뿐 아니라 경기도내 가구업계들도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18일 수원가구거리연합회와 수원세무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수원 가구거리에서 영업중인 40개 업체들 중 5곳이 강도높은 세무조사를 받았다. 이들 5개 업체는 수천만~수억원 상당의 세금폭탄을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
세금폭탄을 맞은 업체들 중 A가구 등 2개 업체는 폐업했다. 또 3개 업체는 폐업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이들 업체는 지난 5년간 사무용·인테리어가구를 판매하면서 현금거래분의 세금을 누락하는 등 세금탈루 혐의를 받아 세무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B업체는 지난해 8월~12월 진행된 세무조사결과 1억원 안팎의 세금을 추징당했다. 이 업체는 추징금의 일시납부가 어려워 6개월 분할납부를 신청하는 등 재정위기를 겪고있다.
이 업체 대표 C씨는 “현재 매장내 남아있는 가구를 팔아 간신히 추징금을 납부하고 있다”며 “납부가 힘들어 가게를 정리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세무조사를 받은 D업체는 추징금을 감당 못해 한달만에 폐업신고를 하고, 매장을 다른 업체에 넘겼다. 사실상 파산을 선언한 셈이다. 이 업체의 추징금은 수 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 가구거리의 한 업체 대표는 “세무조사에 자유로운 가구업체는 없다. 일부 업체는 5억원 이상의 세금폭탄을 맞은 것으로 안다”며 “최근 경기도내 업주들 10명이 모이면 2~3명이 세무조사를 받았다고 할만큼 다른 지역의 사정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도내 가구업계는 세무 한파가 불어온 것은 신고포상금을 노린 일명 ‘세금파파라치’들의 잇따른 제보 때문으로 보고있다.
파파라치들이 현금거래를 유도한 후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으면 업체의 통장계좌번호가 적힌 가구매매계약서를 세무서에 제출하고, 세무서는 이를 역추적, 세금탈루를 적발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또 국세청이 올해 세금 징수액을 작년보다 15조원 가까이 늘린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다.
수원세무서 관계자는 “가구업계 뿐 아니라 자영업자들은 현금영수증 발급은 물론 세금신고를 누락하는 일이 없도록 철저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연태기자/dusxo519@joongbo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