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임명에 KBS 기자들 '분노'
민경욱 전 KBS 앵커가 청와대 새 대변인에 임명된 가운데 각계에서 비판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임명 소식이 전해지자 KBS기자협회(회장 조일수)와 후배 기자들은 비판 성명서를 발표했다. KBS기자협회는 5일 오후 공식성명을 내어 “말문이 막혔고, 부끄러웠고 참담했다”며 민경욱 부장의 청와대 대변인 행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KBS 프로그램 진행자와 취재 및 제작 담당자는 공영방송 KBS 이미지의 사적 활용을 막으려고 해당 직무가 끝나고서 일정한 기간은 정치 활동을 하지 않기로 한 윤리 강령이 있다. 간부로서 이를 숙지하고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KBS 38기 기자들은 “후배들은 선배가 부끄럽다. 권력의 정점인 청와대. 그곳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일을 했던 한 선배가 이번에는 권력을 변호하고, 대변하는 일을 맡아 회사를 떠났다”면서 “국가를 위한 헌신이라고요. 아니오. 정권을 위한 헌신”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KBS가 정권의 나팔수라는 조롱, 이제는 완전히 무뎌질 만큼 지겹게 들어 더 이상 부끄러움은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어젯밤(4일) 시청자 앞에서 데스크 분석을 하시고, 오전(5일)에 단신 사인을 내신 뒤, 오후(5일)에 청와대로 가 손수 나팔을 잡으신 선배 덕분에 오랜만에 다시 부끄러움이란 감정을 느껴본다”고 비판했다.
KBS 27기 기자들도 이 날 사내게시판에 성명을 내고 “시청자들에게 KBS 보도의 상징으로 각인된 인물이 정권의 치마폭에 안겼다는 쓰라린 소식에 KBS 기자들은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한 충격에 휩싸였다”면서 “언론사 뉴스 핵심 인물이 이토록 노골적으로 정권과 손을 잡은 사례는 한국 언론사를 통틀어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들에 앞서 KBS 출신의 뉴스타파 최경영 기자와 진중권 동양대 교수도 트위터를 통해 민경욱 전 앵커의 청와대행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 저작권자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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