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매매가 대비 90%를 넘어선 아파트가 등장했다.
2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중이 90%를 웃도는 가구가 전국적으로 7만6549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금 차이는 가구당 평균 2천만원 수준이다.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평균 83% 수준인 것을 감안할 때 경매로 집을 팔아도 전세금을 떼일 수 있는 ‘깡통 전세’가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수원 영통구 벽제골 9단지 주공아파트 전용면적 59.3㎡는 집값이 호가 기준으로 2억3천만원인데 전세금은 2억1천만원 수준이다. 또 인근 의왕시 내손동 삼성래미안 전용면적 55.4㎡는 매매가 2억8천만원에 전세금은 2억6천만원이다.
지역별로 전세가율 90%를 웃도는 가구 수는 광주광역시가 2만5천411가구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기도 1만586가구, 경북 8천705가구, 전남 6천741가구, 대구 6천102가구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서울은 490가구, 인천은 2천607가구, 대전은 2천176가구, 부산은 1천326가구 등이었다.
이처럼 전셋값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전세금은 나중에 이사를 갈 때 받을 수가 있기 때문에 최소한 원금만은 보전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리한 인상도 수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세금의 지나친 급등으로 이런 상식이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세가율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 집이 경매에 넘어가거나 압류될 경우 전세금을 떼일 수 있다는 것.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무턱대고 대출을 받아 전세금을 올려주기보단 일부 월세 전환이나 매매로 전환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권혁민기자 joyful-tg@<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