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의 재정 독립성을 나타내는 재정자립도·재정자주도·재정자력지수 등 재정지표가 동반하락하면서 지방재정이 바닥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총 국가재원의 60% 가량이 지자체로 배분되고 있으나, 전체 지자체 예산 가운데 사회복지 등 국가위임사무와 관련된 재원이 40%를 넘어서면서 중앙에서 넘겨받은 예산중 자치단체가 임의로 쓸 수 있는 돈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오히려 고갈 위기인 지방세를 투입해 중앙 위임사무를 떠받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지자체로 배분되는 재원은 상대적으로 많지만, 자치단체가 자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용재원의 규모는 매우 낮은 수준에 불과해 세정면에서만 본다면 '지방자치'라는 말 자체가 무색한 지경이다.

■ 뒷걸음만 치는 재정지표

통계청의 e-지방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내 시·군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52.4%에 불과하고 인천시도 평균 69%에 머물렀다. 지난 10년 동안 재정자립도가 하락한 곳은 24개(77.4%) 시·군에 달했고 특히, 2000년 재정자립도가 95.2%로 도내에서 가장 높았던 과천시는 지난해 48.4%로 반토막이 났고, 안산시의 지난해 재정자립도는 49.3%로 10년 동안 36%p나 추락했다.

부천시(-27.7%p), 안양시(-27.5%p), 수원시(-26.8%p), 의정부시(-24.4%p), 시흥시(-24.4%p) 등 5개 시는 20%p 이상 하락했고 10%p 이상 낮아진 곳도 성남시(-16.8%p), 광명시(-15.4%p), 군포시(-15%p), 동두천시(-14.9%p), 고양시(-10.1%p), 구리시(-15.8%p), 용인시(-14.3%p), 김포시(-11.2%p), 포천시(-11.5%p), 양주시(-10.9%p) 등 10개 시에 달했다. ┃표 참조

일반회계의 세입 중 자체수입과 자주재원의 비율을 나타내는 경기도 평균 재정자주도도 2003년 84.5%에서 2011년 81.8%로 2.7%p 하락했고 인천시도 80.1%에서 79.4%로 0.7%p 낮아졌다. 과천시(91.8%), 성남시(83%), 용인시(82.7%), 의왕시(79.7%) 등 4개 시를 제외한 나머지 경기·인천 시·군·구들은 전국 평균(77.2%)에도 미치지 못하는 형편이다.

게다가 2011년 기준으로 재정자력지수가 1을 넘긴 시·군은 수원(1.075), 성남(1.507), 고양(1.037), 과천(1.171), 용인(1.531), 화성(1.499) 등 6곳에 불과했다. 인천 본청도 0.903에 머물렀다. 재정력지수는 지자체의 연간 수입을 행정활동에 소요되는 경비로 나눈 것으로 1보다 크면 자체 세입으로 지자체 운영이 가능하다는 뜻으로 재정자력지수가 낮을수록 중앙정부의 의존도율이 높다는 뜻이다.

■ 추락하는 지방세원

경기도 전체 일반회계에서 복지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 11.03%에서 2005년 12.64%, 2006년 14.7%, 2007년 16.15%, 2008년 18.85%, 2009년 22.15%, 2010년 23.6% 등으로 급증하고 있다. 특히, 올해 영·유아 무상보육까지 시행되면서 복지예산 비중이 3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부동산 거래 부진으로 올 상반기 취득세가 작년보다 10% 이상 감소하면서 0~2세 영유아 무상보육사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도에 따르면 도내 0~2세 영유아 무상보육사업 대상은 20만466명으로, 오는 10월분까지 소요예산으로 총 1천886억원(국비 960억원, 지방비 926억원)만 편성해 놓고 있다. 추경예산 편성이 되지 않을 경우, 0~2세 영유아 무상보육사업은 예산부족으로 10월 이후 전면 중단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올 상반기 경기도의 취득세 징수액은 1조6천2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8천144억원보다 1천898억원(10.4%)이 줄었다. 이는 주택거래 취득세 50% 감면 혜택이 지난해 말에 끝나면서 거래가 연말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시·군세인 지방소득세, 담배소비세, 주행세 등 징수액은 15조2천172억원으로 작년 동기 13조4천582억원에 비해 1조7천590억원(13.1%) 증가했지만, 중앙정부가 지자체에 떠넘긴 각종 사회복지예산을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문성호·윤수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