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초 주공·토공시절부터 수원에서 30년 넘게 자리를 잡아온 LH(한국토지주택공사) 경기지역본부가 임대료 부담으로 타 지역 이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LH 경기지역본부와 DSD삼호에 따르면 DSD삼호는 이달 말로 임대기간이 만료하는 수원시 인계동 LH 경기본부에 임대료 가운데 일부 보증금을 월세형태로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LH 경기본부는 재정부담 등으로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며 양측간 밀고 당기기가 벌어지고 있다.

LH 경기지역본부의 사옥은 중부지방국세청이 파장동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임대했던 것을 2007년 말부터 주공 경기본부가 임대해 사용 중이며 2009년 10월 주공·토공 통합 이후에는 LH 경기본부 15개층중 13개층(3~15층)을 사옥으로 활용하고 있다.

DSD삼호측은 "저금리 영향으로 보증금 형태의 임대료만으로는 수익성이 너무 낮아 임대사업을 하기엔 어려움이 크다"며 "고정수익이 확보돼야 하는 만큼 일부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LH 경기지역본부는 "공사의 부채가 140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월세로 임대료를 전환하기엔 공사의 부담이 너무 늘어나 힘들다"며 "수원지역엔 대체할 수 있는 빌딩마저 마땅히 없어 성남시 분당구의 오리역앞 구 주공 사옥으로 이전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DSD삼호와 LH 경기지역본부 모두 임대료에 대해 '협의 중'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DSD삼호는 LH 경기본부가 나갈 경우, 공실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고 500명이 넘는 직원들이 근무하는 LH 경기본부도 이전할 경우 지역상권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커 인근 상인들을 중심으로 한 지역 여론을 무시한 채 이전을 강행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하지만 원만한 합의점을 찾기엔 양측간 입장 차가 커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일부에서는 LH 경기본부가 오리역 앞에 있는 옛 주공 본사로 이전할 것이라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나혜석 거리의 한 식당 주인은 "요즘 같은 불경기에 그나마 버팀목이 되던 공기업마저 다른 곳으로 떠나버리면 너무 힘들어진다"며 "서로 양보해 원만한 타협점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