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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씨 一家 압수수색] 1989년 박근혜 "5共시절 아버지 매도, 가슴 아팠다"

 

[전두환씨 一家 압수수색] 1989년 박근혜 "5共시절 아버지 매도, 가슴 아팠다"

정우상 기자

입력 : 2013.07.17 03:02

[2004년 全 前대통령 자택방문 후 9년동안 한번도 안찾아]

"무덤속 父親 인신공격 도넘어" 자서전에서 배신감 토로

전두환·노태우 전(前)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문제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국무회의에서 "과거 10년 동안 쌓여온 일인데 역대 정부가 해결 못 하고 이제야 새 정부가 의지를 갖고 해결하려 한다"며 "과거 정부는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도 지난달 "추징금 문제는 법대로 하면 된다. 전직 대통령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고 했고, 김기현 정책위의장도 "반드시 은닉 재산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 내에선 지난달부터 "전 전 대통령이 이번에 무사하지 못할 것 같다"는 얘기가 파다하게 퍼졌었다. 일부에선 박 대통령과 전 전 대통령 간의 악연을 거론하는 사람도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전 전 대통령 두 사람의 관계는 전 전 대통령이 1976년 청와대 경호실 차장보로 근무하면서 시작됐다. 전 전 대통령은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아끼던 육사 11기의 선두주자였다. 전 전 대통령은 퍼스트레이디 격이었던 박 대통령에게 깍듯하게 대했다. 사실상 상하관계였다. 박 대통령이 당시 전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2004년 8월 9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방문한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 대통령은 1979년 10·26으로 아버지를 여의고 9일장을 치른 뒤 청와대를 떠났고 합동수사본부장이었던 전 전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 서거 당시 청와대 금고에 있던 9억원 중 6억원을 박 대통령에게 건넸다. 박 대통령은 작년 대선 때 "어린 동생들과 살 길이 막막한 상황에서 아무 문제 없으니까 배려 차원에서 주겠다고 했을 때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전 전 대통령이 정권을 잡으면서 악연으로 바뀌었다. 쿠데타를 통해 집권해 정권의 정통성이 약했던 전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정권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는 박정희 시대 폄하로 나타났다. 이때 박정희 시대는 '부패의 시대'가 됐다. 이 시절 박 대통령은 6년간 아버지 추도식을 공개적으로 열지 못했다.

박 대통령의 당시 일기에는 가깝고 믿었던 사람들에 대한 배신감이 집중적으로 나와 있다. 전 전 대통령을 포함한 이른바 신군부 사람들에 대한 배신감이 특히 컸던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1989년 방송 인터뷰에서 "5공 시절을 대단히 가슴 아프게 살아왔다. 아버지와 아버지가 하신 일이 너무 극심하게 매도됐던 시절"이라며 "딸로서도 가슴 아픈 일이지만 국가에도 정신적으로 큰 손해를 입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아버지와 가장 가까이 있던 사람들조차 싸늘하게 변해가는 현실은 작지 않은 충격이었다"며 "무덤 속에 계신 아버지에 대한 인신공격은 그 도를 넘어서고 있었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부총재 시절인 2001년 전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을 방문했다. 1979년 청와대를 떠난 이후 처음이었다. 또 한나라당 대표였던 2004년 8월 연희동 자택을 방문한 이후에는 한 번도 찾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한 측근은 "자택 방문 때 전 전 대통령이 상당히 호의적인 말을 많이 했지만 박 대통령은 일절 공개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작년 대선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방문했으나 연희동은 찾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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