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대통령 전용기 '코드 원'
대한민국 공군 1호기… 집무·회의실 등 갖춘 '하늘 위 청와대'
2013-06-29 [08:22:57] | 수정시간: 2013-06-29 [08:22:57] | 1면
▲ 대통령 전용기 코드 원은 '하늘 위의 청와대'로 불린다. 사진은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이 뉴욕행 전용기 내에서 수행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영화로도 알려진 에어포스 원(Air Force One)은 미국 대통령 전용 비행기를 말합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대통령 전용기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의외로 잘 안 알려진 '하늘 위의 청와대'라고 할 수 있는 대한민국 대통령 전용기의 이름은 '코드 원(Code-1)'으로 통합니다. 그렇다면 코드 원은 어떤 비행기일까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가져봤을 만한 궁금증일 것입니다.
MB 때 대한항공과 5년 임차계약
전세기 보잉 747-400 개조해 사용
임차비용은 분기당 64억 원 정도
좌석수 416→210석으로 줄여 공간 확보
1층 앞쪽은 대통령 전용공간
1층 뒤쪽은 기자단 2층은 공식수행원
지난 27일 시작된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단 일행으로 코드 원에 탑승했던 기자가 이에 대한 독자 여러분들의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풀어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대통령 전용기는 대부분의 정보가 국가보안 사안이라는 이유로 베일에 가려져 있기 때문에 제가 본 것조차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을 널리 양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우선 저와 함께 코드 원 기내로 한 번 들어가 볼까요?
코드 원 기내로 들어서니 인테리어가 생각보다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공간은 상당히 여유로워 보입니다. 원래 좌석수가 416석이었던 것을 열과 열 사이를 넓게 개조해 그 절반 수준인 210여 석으로 줄였다는군요.
코드 원은 2층 구조입니다.
기내 비즈니스클래스에 해당하는 기내 1층 앞쪽엔 대통령의 집무실·회의실·침실·휴게실 등 대통령의 전용공간이 자리하고 있지요. 이곳은 철통보안·경호를 요하는 통제구역이랍니다.
기내 1층 뒤쪽은 기자단과 청와대 비서관·행정관, 기업인 등 비공식 수행원들이 주로 이용하는 공간입니다. 기내 2층은 장관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 공식 수행원들의 공간으로 활용된다네요.
코드 원은 기장과 부기장 1명씩 2명이 탑승하는 민간 항공기와는 달리, 기장만 2명이 배치된답니다. 코드 원의 조종사는 처음에는 보잉 747기 운항 경험이 많은 대한항공 소속 기장이었지만 지금은 공군 조종사가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코드 원에는 군(공군) 승무원과 대한항공 승무원이 동시에 지원됩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승무원도 공군 요원으로 모두 대체될 계획이라는군요.
공군에서 지원 나온 여승무원들은 이름표에 '하사 ○○○', '중사 ○○○' 등 계급이 있어 금세 식별이 가능하지요. 군 여승무원의 유니폼은 고급스러운 연회색의 정장 등에 강인한 군복을 연상케 하는 아웃 포켓이 달린 재킷이 인상적입니다.
코드 원은 대통령이 탑승하는 만큼 비상사태에 대비, 청와대와 군과 직접 연결하는 국가지휘통신망도 갖추고 있답니다.
코드 원의 외관은 흰색 바탕에 태극문양에 들어가는 빨간색과 파란색 가로선을 넣어 '미래로 나아가는 대한민국'을 형상화한 게 특징입니다.
이외 코드 원에 대한 다른 것도 많지만 국가보안 사안이라 더 말씀드릴수 없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마저도 청와대에서는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럼 코드 원의 명칭은 어디서 온 것일까요?
코드 원 명칭은 대통령이 탑승한 비행기를 의미하는 항공교통 관제호출부호(콜 사인)로, 공식 명칭은 '대한민국 공군 1호기'이라는 뜻입니다.
또 사실은 전용기라기보다는 '전세기'라는 표현이 맞습니다.
현재 사용 중인 코드 원은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10년부터 2014년 3월까지 5년간 대한항공에서 장기임차한 전세기인 '보잉(B) 747-400'을 맞춤형으로 개조한 것입니다. 코드 원의 5년간 사용료는 1천157억 원 수준으로, 임차비용은 분기당 64억 원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코드 원 역사는 불과 4년째에 불과하답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청와대가 해외 순방 때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번갈아 이용했기 때문에 '전세기' 혹은 '특별기'라는 명칭으로 불렸습니다. 물론, 공군이 아닌 민간 항공사 측에서 베테랑급 기장과 여승무원들이 지원을 전담했고요.
참여정부는 대통령 전용기를 차기 정부 임기인 2008년까지 도입하기로 하고, 2006년 국회에 착수비 명목으로 299억 9천100만 원의 예산을 요청했으나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이 "수천억 원을 다른 데 쓰는 게 낫다"며 딴죽을 거는 바람에 전액 삭감되고 말았습니다.
2008년, 당시 집권 1년차던 이명박 대통령은 "국격을 생각하면 전용기 구입이 필요하다"며 재검토를 지시하게 됩니다. 하지만, 환율 및 물가 인상 등으로 전용기 신규도입 예산이 당초보다 훨씬 증가한 3천300억 원으로 널뛰기하는 바람에 결국 포기해야 했습니다.
꿩 대신 닭이라고 했나요. 2010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대한항공에서 보잉 747기를 5년 동안 장기임차하면서 비로소 '대통령 전용기'로 불리기 시작한 거지요. 현재 항공업계에서는 대통령 전용기를 도입하려면 최소 6천억 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는 분위기입니다.
국내 재벌총수들은 자체 전용기로 대통령의 해외 순방 시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지만, 정작 대통령은 변변한 전용기 하나 없이 해외 순방에 나서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격이지요.
베이징=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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